[스포츠니어스|서귀포=조성룡 기자] 제주유나이티드 발렌티노스는 더 먼 미래를 꿈꾸고 있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제주는 수비수 발렌티노스를 데려오며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 많은 이들이 제법 놀랄 만한 이적이었다. 당시 발렌티노스는 강원FC와의 계약이 만료된 상황이었다. 실력 있는 수비수가 자유 계약이라는 사실에 많은 사람들이 다음 행선지를 궁금해 했다. 그의 선택은 K리그1 팀이 아닌 K리그2 팀인 제주였다. 제주가 아무리 적극적인 투자로 공격적인 선수 영입을 한다고 하지만 발렌티노스를 품을 줄은 몰랐다.

<스포츠니어스>는 제주도 서귀포에서 발렌티노스를 만났다. K리그 개막이 연기되고 코로나19 사태로 분위기는 뒤숭숭하지만 발렌티노스는 유쾌한 모습이었다. 제주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발렌티노스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이미 제주 구단 내에서 '인싸'가 되어 있었다. 그와 약 한 시간 가량 유쾌한 인터뷰를 가장한 수다를 떨었다. 지금부터 그 내용을 공개한다.

만나서 반갑다. 잘 지내고 있는가?

그 전에 내가 궁금한 것이 있다. 당신 혹시 강원 김병수 감독 아들인가.

아니다. 그저 닮았을 뿐이다.

아니라고? 정말 아니라고? 놀랍군. 너무 닮아서 아들이나 친척이라고 생각했다.

하다하다 외국인까지… 어쨌든 잘 지내고 있는가?

잘 지내고 있다. 단지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안타까운 마음이 클 뿐이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아파하고 있고 고생하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잘 해결되고 다들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가기를 기도하고 있다. 이를 제외하고는 정말 잘 지내고 있다. 제주도라는 곳이 내 라이프 스타일과 정말 잘 맞는다. 벌써 집 같은 기분이 들고 편안하다.

제주가 내 고향인 키프로스와 비슷해서 정답다. 이곳의 경치도 훌륭하고 공기도 날씨도 좋다. 제주도의 삶이 그동안 내가 선호하던 것들이라 정말 마음에 드는 환경이다. 뿐만 아니라 제주 구단의 수준도 훌륭하다. 클럽하우스도 정말 좋고 함께 생활하고 있는 팀 동료들과 코칭스태프도 친구 같이 친근하게 대해준다. 제주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벌써 집 같이 느껴진다.

고향 얘기를 물어보니 궁금해진다. 키프로스는 어떤 곳인가? 한국인들은 잘 모른다.

그렇다. 한국인들은 아마 키프로스(발렌티노스는 '키프로스'라는 그리스어 표기 대신 '사이프러스'라는 영어식 표현을 계속 사용했다)에 대해 정말 모를 것이다. 잘 놀러오는 곳은 아니지 않는가. 사실 한국과 비슷한 아픔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1974년부터 남과 북으로 나뉘어 분단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곳이 바로 키프로스다.

그래서 한국 남자들처럼 키프로스 남자들도 같은 병역 의무를 지고 있다. 우리도 2년 동안 군대를 갔다와야 한다. 그래도 좋은 나라다. 바닷가 풍경도 너무 예쁘고 1년 중 9개월 가량은 날씨가 더울 정도로 따뜻하다. 한국인들이 아직까지 키프로스에 자주 오지 않는다는 점은 아쉽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들 키프로스에 놀러왔으면 좋겠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그럼 당신도 군대를 갔다왔는가?

갔다왔다. 키프로스는 운동선수 등 특정 직업 종사자에게는 일종의 배려가 있다. 2년 군 생활 중에 6개월을 먼저 복무하면 남은 기간은 선수 은퇴 이후에 복무할 수 있도록 연기해준다. 나 또한 6개월 먼저 훈련 받았다. 총도 쏘고 수류탄도 던지고 다 했다. 훈련 받을 만한 것은 다 받았으니 나중에 은퇴하면 남은 군 복무 기간을 채울 것이다.

'미필'인 제주 선수들이 당신 굉장히 부러워하겠다.

아… 2년 동안 나라를 지키기 위해 갔다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도 다른 사람들이 군인들 덕분에 편하게 잠들 수 있는 것이다. 그 시간은 가치 있는 시간이다. (한국어로)괜찮아, 선수들 다 잘 될 거야.

형제들도 축구를 했다고 들었다.

형과 남동생 모두 축구를 했거나 하고 있다. 형은 미드필더로 뛰었고 지금은 은퇴해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동생은 수비수로 계속 뛰고 있다. 지금 키프로스의 아포엘이라는 팀에서 뛴다. 아포엘은 키프로스에서 가장 명문 팀으로 꼽힌다. 그래서 유로파리그도 나가고 UEFA 챔피언스리그도 나간다.

예전에 동생과 같은 팀에서 함께 뛰어본 경험이 있다. 같은 수비수라 호흡을 맞춰야 하는 사이였다. 그 때는 정말 기분이 좋았다. 나는 이미 키프로스 국가대표에서 뛰고 있지만 아직 동생은 국가대표에 승선하지 못했다. 국가대표에서 동생과 같이 뛰는 것이 내 꿈이다. 국가대표로 형제가 뛰는 것만큼 큰 영광은 없다. 동생이 하루라도 빨리 성장해 함께 뛰는 날을 손 꼽아 기다리고 있다.

동생이 유망주인 모양이다. 제주로 영입하는 것은 어떤가?

아주 좋은 생각이다. 내일 대표이사님과 한 번 얘기해보겠다.

벌써 한국에서 4년 째 생활을 맞이한다. 이렇게 오래 있을 줄 알았는가?

일단 나는 내 커리어를 돌아보면 한 팀에서 제법 오래 있는 편이다. '저니맨'까지는 아니었던 것 같다. 그래서 한국에서도 오래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한국에 처음 왔을 때부터 느낌이 정말 좋았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당시 아내에게도 "나 여기 오래 있을 것 같아"라고 얘기했다. 오래 살아보니 한국이라는 나라가 쏙 마음에 든다. 한국이 두 번째 고향이라고 생각한다. 최대한 여기에 오래 있을 수 있는 만큼 오래 있고 싶다.

그래서 강원과 계약이 만료됐을 때도 한국 생활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던 건가.

사실 강원과 계약이 만료됐을 때 이미 여러 곳에서 제안이 왔다. 중국과 일본 팀이었다. 하지만 가지 않았다. 아내의 이야기가 행선지를 결정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아내는 한국에서의 생활이 만족스러운데 굳이 다른 곳에 가야 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게다가 아내는 임신 중이고 4월 말에 출산할 예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한국에 있고 싶었다. 한국에서 생활이 너무나 만족스러웠기 때문이다.

아내는 내게 한국이 좋은 이유를 자세히 말해주지 않았지만 이 나라를 굉장히 좋아한다. 아내는 나와 함께 계속해서 한국 생활을 하다 지금 잠시 출산을 위해 고국으로 돌아갔다. 물론 나도 한국을 좋아하지만 내가 한국에서 계속 뛰는 이유도 아내의 의견이 꽤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나는 아내의 의견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게 내가 사랑하는 방법이다. 해피 와이프, 해피 라이프. 하하.

곧 출산하는가? 축하한다.

고맙다. 4월 말이 출산 예정일이다. 첫 아이다. 지금 아내가 고국에 돌아가 있다. 아내가 혼자 생활하는 것이 너무나도 마음이 아프다. 전날에도 아내가 산부인과에 가서 몸 상태를 체크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보면서 눈물날 뻔 했다. 지금 아내의 출산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그래서 슬픈 점이 있다. 하지만 나도 아내도 최대한 강하게 버티려고 노력하고 있다.

첫 아이는 아들이다. 이름도 벌써 지었다. '키프리아노스'라고 지었다. 장인어른이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그 분을 기억하는 의미에서 장인어른의 이름을 아이에게 물려주기로 결정했다. 아마 장인어른이 좀 더 살아 계셨다면 정말 좋아하셨을 것 같다. 장인어른이 아들을 너무나도 원했다. 공교롭게도 장인어른의 손주들이 모두 딸이었다. 첫 손자인 셈이다. 이 이야기를 하니 장인어른이 더욱 생각난다.

육아에 대해서 제주의 고참 선수들에게도 좀 조언을 듣는다. 그런데 다들 하는 말이 "(한국어로)진짜 힘들어, 아, 피곤해~"라고 하더라. 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아내가 혼자 고생하지 않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특히 아들에게는 하루빨리 한국과 제주도를 보여주고 싶다. 이렇게 좋은 곳이 지구 상에 있다는 것을 소개하고 싶다. 상황이 되는 대로 꼭 데려오고 싶다.

집안 내력이 축구인데 아들에게도 축구를 시킬 생각인가?

에이, 절대 강요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아들이 축구하고 싶다고 한다면 충분히 시킬 의향은 없다. 중요한 것은 내가 절대 강요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계속 한국이 좋다고 하는데 키프로스 동포가 없어 외로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에서 내가 알기로는 키프로스 사람이 딱 네 명 있다. 그 중 한 명은 출산을 위해 돌아갔으니 이제 세 명 남은 셈이다. 한 명은 현재 부산 지역 렛츠런파크에서 경마 기수로 활약하는 요아니스다. 그리고 다른 한 명은 아내의 친구다. 한국어를 정말 잘해서 그 친구에게 한국어를 가르쳐달라고 계속해서 부탁하는 중이다.

사실 키프로스 동포가 없어도 다른 외국인 선수들과 꽤 많이 교류하고 있다. 강원에서 함께 있었던 제리치와도 매일 연락하고 있고 대구FC의 세징야, 데얀 등과도 친하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특히 제리치는 정말 친한 사이다. 내 축구 인생에서 많은 친구를 사귀었지만 제리치는 그 중에서도 가장 친한 '베스트 프렌드'다. 성격도 비슷하고 출신지도 같은 유럽이고 먹는 스타일도 잘 맞는다. 비슷한 것이 많으니 마음이 잘 맞는다. 올 시즌 K리그2에서 경남FC와 만나면 제리치와 맞붙게 된다. 정말 기대하고 있다. 제리치는 매우 좋은 선수지만 그라운드에 들어가면 친구 그런 거 없다. 아주그냥 부셔버릴 예정이다. 물론 친구고 상대 선수를 존중해야 한다. 하지만 승리는 우리 제주가 가져갈 것이다.

하긴, 다들 당신보고 한국인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한국어를 배우려고 정말 많이 노력하고 있다. 내 일상 생활에서 영어를 쓸 일은 단 5%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나머지 95%는 한국어를 사용해야 한다. 게다가 프로라면 자신이 뛰고 있는 나라의 문화나 예절, 언어를 알고 배우는 것이 기본적인 예의라고 생각한다. 이 나라의 것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신념이다. 많이 배우고 싶다.

지금도 한국어를 계속해서 배우고 있다. 어느 정도 말을 알아듣고 이해한다. 하지만 완벽하지는 않다. 아마 올해까지는 한국어를 다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제주에 공민현, 조성준 등 수많은 선수들이 내게 한국어를 알려주려고 도와준다. 그래서 내 생각보다 더 빠르게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다음에는 당신과 한국어로 인터뷰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옆에 통역이 할 일이 없는데…

사실 그렇지 않아도 그럴까봐 밖에서는 내가 한국어 잘하는 걸 숨기고 다닌다.

이제 제주 얘기를 좀 해보자. K리그2 팀을 선택한 것은 상당한 부담감이 있을 것 같다.

그런 것은 없다. 이적에 있어서 가장 중요했던 점은 제주가 나를 원했다는 것이다. 사실 제주는 K리그2에 있을 팀이 아니지만 현재 강등 당해 2부리그에 있다. 나는 오히려 그 점에 더 자극 받았다. 물론 강원에서 3년 동안 K리그1 파이널A도 가보는 등 환상적인 경험을 했다. 하지만 제주에 와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K리그1 승격에 큰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왔다.

남기일 감독은 정말 좋은 분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 분은 목표가 정말 확고한 사람이다. 나는 남 감독을 존중하고 존경하고 있다. 게다가 내가 제주로 오는 과정에서 남 감독이 많은 역할을 했다고 들었다. 감사할 따름이다. 그래서 이번 시즌을 잘 준비해서 남 감독님이 내게 원하는 만큼을 경기장에서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제주에서 나는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나를 뛰게 한다. 나는 책임감을 즐긴다. 더 많은 책임감이 있을 수록 더 열심히 하게 된다. 승격에 대한 부담감보다는 내가 팀에 많은 영향력을 끼쳐야 한다는 사실이 많은 동기부여가 된다. 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느껴지면 기분이 좋다. 부담감과 책임감은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 제주가 더 큰 클럽이 될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하고 싶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K리그2에 대해서도 제법 들었다. 하지만 나는 K리그1과 K리그2는 절대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K3리그도 큰 레벨 차이는 없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축구 리그는 다들 경쟁력이 높은 편이다. 지난 시즌 FA컵을 기억하는가. K3리그에 있는 화성FC가 K리그1과 K리그2 팀을 연달아 격파하고 결승전까지 진출했다. 리그 레벨 차이는 거의 없다. 나는 단지 제주를 어떻게 승격시킬 것인지에 대해서만 고민하고 있다.

키프로스 대표팀의 선전도 고민해야 하는 것 아닌가, 당신은 제주 선수지만 키프로스 대표 선수기도 하다.

물론이다. 키프로스는 지금까지 베테랑 위주로 모여 있었던 팀이다. 하지만 이제 협회에서 방향을 바꿨다. 본격적으로 세대교체를 진행하면서 어린 선수들 위주로 미래 지향적인 선수단을 꾸리고 있다. 우리의 꿈은 아이슬란드와 같은 팀이 되는 것이다. 작은 나라지만 유로 본선도 나가고 월드컵에도 출전한다. 아이슬란드를 좋은 본보기로 삼아 키프로스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키프로스 대표팀에서 뛰면서 많은 유럽의 강팀과 붙어봤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내가 상대했던 유럽 선수들보다 잘하는 한국 선수들이 정말 많다는 것이다. 단지 한국 선수들은 좋은 기회가 없어서 유럽으로 나가지 못했을 뿐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많은 한국 선수들이 가능성 있고 잠재력 있다. 개인적으로 유럽에서 뛰고 있는 한국 선수가 왜 열 명도 안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그래서 사실 꿈을 꾸기 시작했다.

무슨 꿈인가.

이 이야기는 내가 <스포츠니어스>를 통해 처음으로 밝히는 것이다. 사실 한국에서 뛰면서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해 조금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비즈니스 모델을 하나 구상하고 있다. 내 축구선수 경력이 끝나면 사업을 하나 할 생각이다. 한국 선수, 특히 어린 선수들을 유럽으로 보낼 수 있는 비즈니스를 준비해서 해보고 싶다. 한국에서 뛰면서 잠재력 있는 한국 선수들이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다. 이게 내 꿈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 제주 선수들이 유럽 진출 시켜달라고 부탁하는 것 아닌가.

무슨 소리. 나는 아직 에이전트 자격증도 없다. 지금 내가 해야하는 가장 중요하고 유일한 비즈니스는 제주에서 뛰면서 제주의 승격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어쨌든 내 꿈을 잘 구상하고 다듬어서 최대한 많은 한국 선수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

키프로스 선수들을 한국에 소개 시켜주는 것은 어떤가.

키프로스 대표팀에 가면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준다. 사실 키프로스 선수들은 국가대표가 아니더라도 해외 진출을 축구 커리어를 위해 당연히 해야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나라가 작아서 그럴 수 밖에 없다. 후배들이 물어보면 나는 한국에 대해 거짓 없이 이야기해준다. 한국에서 내가 어떻게 뛰고 있는지도 이야기 해준다.

특히 키프로스 선수들에게 한국의 축구 레벨이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결코 만만하게 봐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축구 선수들의 열정과 노력은 축구 선진국인 잉글랜드와 비슷할 정도라고 강조한다. 다만 조금 아쉬운 점은 있다. 다른 나라에 비해 팬층이 얇다는 것은 후배들에게 이야기 해주면서도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다.

제주에서 뛰면서 더 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기 바란다. 마지막 질문이다. 제주에서 어떤 선수로 남고 싶은가?

내 이름이 알려지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발렌티노스라는 이름이 기억되는 것은 항상 좋은 일이라고 보기 어렵다. 팬들이 발렌티노스라는 이름 대신 '2020시즌 제주'라는 팀이 더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다. 나는 그저 "2020시즌 제주에서 뛰었던 좋은 외국인 선수" 정도면 좋을 것 같다. 그저 항상 조직을 위해 희생했고 좋은 영향을 끼친 사람으로 기억되면 좋을 것 같다.

발렌티노스와의 인터뷰는 도중에 한국어를 섞어 말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 영어로 진행됐다. 하지만 서로 다른 언어로 이야기 하고 있어도 발렌티노스에게는 한국인에게나 느껴질 법한 친근감이 들었다. 발렌티노스의 한국 도전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리고 발렌티노스는 한국에서 더 먼 미래도 꿈꾸고 있었다. 다른 곳이 아닌 한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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