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아들’ 이웅희 “다른 2부리그 팀이었으면 이적 안 했을 것”

ⓒ 대전시티즌

[스포츠니어스|전영민 기자] 6년 만에 대전으로 돌아온 이웅희가 복귀 소감을 전했다.

2일 대전하나시티즌은 공식 발표를 통해 베테랑 수비수 이웅희 영입 소식을 알렸다. 이적시장 막바지에 전해진 ‘대전의 아들’ 복귀 소식이었다. 대전봉산중학교와 대전유성생명과학고등학교, 대전에 위치한 배제대학교를 거친 이웅희는 지난 2011년 대전시티즌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이웅희는 빠르게 대전의 주축 수비수로 자리잡으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데뷔 첫 시즌 17경기에 출전한 이웅희는 이듬해인 2012년 리그 34경기, 2013년에는 리그 32경기에 출전하며 주가를 높였다. 하지만 2014년 트레이드를 통해 FC서울로 이적하며 대전 생활을 마무리했다.

그랬던 이웅희가 다시 대전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웅희가 떠나있던 지난 6년간 대전은 많은 것이 변했다. 대전은 열악했던 시민구단 대전시티즌이 아닌 많은 투자를 받는 기업구단 대전하나시티즌으로 새롭게 변모했다.

3일 오후 <스포츠니어스>와 연락이 닿은 이웅희는 차분하게 이적 소감을 전했다. “대전이 새롭게 창단했다.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이 시기에 돌아오게 되어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며 운을 뗀 이웅희는 “대전이 나를 불러준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대전에 언젠가는 돌아오고 싶었다. 내가 힘이 남아있고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더불어 팀의 목표와 비전을 같이 할 수 있는 창단 첫 해에 돌아오게 되어 의미가 큰 것 같다”고 이적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웅희는 “돌아와서 너무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부담도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잘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 대전이 아닌 2부리그 다른 팀이었으면 이적하지 않았을 것이다. 올해 (모기업이) 축구단에 투자를 많이 해주셨다. 이적 후 보니까 감독님께서 팀을 잘 만들어놓으셔서 팀 분위기도 좋더라. 즐거운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웅희가 있던 당시의 대전과 지금의 대전은 매우 다르다. 이웅희 역시 “과거의 대전은 많이 열악했다. 그때는 산골짜기에 있는 숙소를 쓰기도 했다”며 “당시에는 선수단이 숙소를 옮겨 다니기도 했다. 재정이 많이 열악했다. 그런데 이번에 돌아오니까 팀 재정도 좋아진 것 같고 클럽하우스도 생겼더라. 과거에 있을 때보다 모든 것이 좋아진 것 같다”고 전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FC서울에서 오랫동안 있었어서 처음엔 적응이 조금 안되었다”는 이웅희는 “올해 나도 많이 기대가 된다. 듣기로는 외국인 선수들이 정말 좋다고 해서 기대를 많이했는데 들은대로 정말 좋은 선수들이더라. 우리 선수들이 목표를 갖고 임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웅희의 이적은 여러모로 놀라운 소식이었다. K리그1 최강팀인 서울에서 2부리그로 적을 옮긴다는 점도 그랬고 이적 시장 막바지에 이적이 성사된 점 역시 사뭇 낯선 점 중 하나였다. 이에 대해 이웅희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던 것 같다. 이적을 하는 과정에 있어서 서울과 최용수 감독님이 나를 배려해 주시고 이해해 주셨다”고 전했다.

이어 이웅희는 “최용수 감독님 입장에선 사실 나를 보낼 이유가 단 하나도 없으셨을 것이다. 감독님과 미팅도 했다. ‘감독님이 후배로서 나를 이해해 주신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전이 기업구단으로 새 창단한 첫 시즌이라 이 부분이 나에게 뜻깊게 느껴졌다. 만약 다른 팀의 제의였다면 이런 상황에서 절대로 서울을 나가지는 않았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전 유니폼을 입게 되며 이웅희는 과거 FC서울에서 인연을 맺었던 황선홍 감독과 재회하게 됐다. 이웅희와 황선홍 감독은 지난 2017년부터 2018년 초까지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서울에서 함께한 바 있다. 황선홍 감독과 재회에 대해 이웅희는 “워낙 말수가 없으시고 조용하신 분이다. 이적 확정 후 ‘웰컴’이라고 말씀을 해주셨다. 서울에 있을 때도 감독님이 나한테 주문을 많이 하거나 하시는 편이 아니었다. 그저 믿어주셨다. 이번에도 ‘잘해보자’고 좋은 이야기를 해주셨을 뿐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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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대전 이적으로 이웅희는 지난 6년간 함께했던 서울 팬들과 이별하게 됐다. 이웅희 역시 이 점이 진심으로 아쉬운 모습이었다. 이웅희는 “(이적 후) SNS로 인사를 드렸다. 진심을 담아서 적었는데 다 전달이 되지 않은 것 같아 답답했다”며 “서울에 있는 동안은 잘 몰랐는데 떠날 때가 되니까 ‘아 그래도 내가 인정을 받고 떠나는구나’라는 걸 느끼게 되었다. 다시 한 번 놀랐다. 헌신하고 열심히 한다고 하긴 했는데 서울 팬들이 그런 점을 알아봐 주시는 것 같아 떠날 때 그나마 기분이 좋았다”고 전했다.

이어 이웅희는 “서울 시절 개인적으로 나를 챙겨주신 팬들이 많이 계셨다. 그분들께 정말 너무 감사하다. 힘들 때 그분들이 정말 많이 힘이 되고 위로도 됐다. 그런데 이렇게 갑작스럽게 떠나게 되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하지만 또 다른 자리에서 만날 수도 있는 거니까 나뿐만 아니라 대전도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많은 돈을 투자한 대전의 올해 목표는 단연 승격이다. 이웅희 역시 ‘승격’이라는 단어를 말할 땐 목소리에 더욱 힘을 줬다. 이웅희는 “올 시즌 목표는 무조건 K리그1 승격이다. 우리 선수들을 보니까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대전이 K리그2 최소 실점 상위 세 개 팀 안에 들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다치지 않는 것이 목표다. 화려하거나 큰 목표를 두는 편이 아니다. 올해는 팀이 잘되는 데에 모든 선수들이 중점을 둬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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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이웅희는 “돌아와서 경기장을 보니까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대전에 있는 동안 팬들이 ‘대전의 아들’이라는 별명도 지어주셨었는데 드디어 돌아왔다”며 “편하게 축구하려고, 추억을 되새김질 하려고 돌아온 것이 아니다. 대전에서 태어나서 이곳에서 자랐고 초중고 대학교를 모두 대전에서 나왔다. 프로 데뷔도 대전에서 했다. 대전이 K리그1으로 승격하는데 모든 것을 쏟아붓기 위해 돌아왔다. 2013시즌에 대전이 강등이 된 후 서울로 떠나 미안함이 있었다. 그래도 그때 대전 팬들이 많이 응원해 주셨다. 대전 팬들에게 ‘너무 그리웠고 보고 싶었다’고 말하고 싶다. 다시 돌아왔으니까 팬들이 많이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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