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요 대구, 힘내요 리카’ K리그 마스코트 반장선거의 아름다운 2등


ⓒ 대구FC 제공

[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비시즌 팬들을 즐겁게 했던 K리그 마스코트 반장선거가 모두 끝났다.

수원삼성의 아길레온이 1위를 차지하며 초대 반장에 올랐고 대구FC의 리카가 2위, 인천유나이티드의 유티가 3위로 부반장 두 자리를 따냈다. 구단, 팬 등 모두가 ‘과몰입’한 덕분에 반장선거라는 이벤트는 생각보다 많은 재미를 낳았고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냈다. 코로나19 사태로 K리그 일정이 연기되면서 더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그 중 이번 선거에 가장 혼신의 힘을 쏟은 곳은 대구였다. 대구는 반장선거 초반부터 적극적인 홍보 활동으로 ‘리카 반장 만들기’에 돌입했다. 사실 이 반장선거는 22개 구단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적당한 수준의 홍보를 하는 곳도 있었고 아예 후보에 이름만 올려둔 채 관심을 두지 않는 곳도 있었다. 뒤늦게 뛰어든 곳도 있었다. 그런 가운데 대구의 상황은 눈에 띌 수 밖에 없었다.

대구의 선거 전략은 정말 총선을 방불케 했다. 많은 SNS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는 대구 선수와 치어리더를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자체 SNS 홍보도 뜨겁게 진행했다. 공약도 구체적이었다. 리카 이모티콘 및 가방 출시 등 현실성 있는 공약을 내세웠다. 여기에 오프라인 홍보까지 계획했다. 대구가 준비한 선거운동 점퍼는 현실정치의 선거 캠프에서나 볼 수 있는 디자인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많은 제동을 걸어버렸다. 하필이면 코로나19 사태가 가장 심각하게 발생한 곳이 대구였다. 대구는 오프라인 유세 활동을 취소했고 최대한 구단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했다. 그리고 결과를 기다렸다. 당선 소감문과 낙선 소감문을 모두 작성해놓고 “꼭 반장이 됐으면 좋겠다. 준비한 공약을 꼭 지킬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안절부절 못하던 대구 구단 관계자는 선거 결과에 고개를 숙였다. 조광래 대표이사를 포함한 대구의 모든 직원은 개표방송을 관람하고 있었고 선거 결과가 발표되자 조용히 퇴근했다. 그만큼 충격을 받았다는 뜻이었다.

시련은 곧 지나가니까, 힘내요
사실 대구의 리카 선거운동에 모든 사람들이 호의적으로 바라본 것은 아니었다. “그럴 시간에 다른 일들을 좀 해라”는 팬들의 날카로운 반응도 있었고 대구 지역계에서도 마냥 긍정적이지는 않았다. “대구가 코로나로 위태로운 상황에서 이런 온라인 선거운동을 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 또한 많았다”라고 대구 관계자는 솔직하게 토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구는 꿋꿋하게 반장선거에 역량을 집중했다. 좋은 경기력도 중요하지만 마스코트를 통한 적극적인 마케팅 또한 대구가 살아가기 위해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조광래 대표이사 또한 마스코트 반장선거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물론 결과는 반장이 아닌 부반장이다. 누구보다 열정을 쏟았기에 대구의 상실감과 아쉬움 또한 클 법 하다.

하지만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리카는 탄생한지 1년 겨우 지난 마스코트다. 그리고 이번 행사를 통해 대구의 역량 또한 잘 보여줬다. 앞으로도 대구는 계속해서 리카를 활용할 예정이다. 대구 관계자에게 “도대체 왜 선거에 그리 열심이었는가”라고 질문을 던지자 예상치 못한 답변이 날아왔다. “우리는 리카를 진심으로 키우고 있다. 그래서 꼭 1등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때로는 열심히 살아온 사람들에게 시련이 찾아올 수도 있다. 지금 코로나19로 고통받고 있는 대구의 시민들이 그렇다. 코로나19로 홈 경기가 연기된 대구는 리카의 반장이라는 경사를 전하지 못해 시름이 더욱 깊어졌다. 그래도 괜찮다. 수많은 과거가 알려주는 것처럼 결국 이 또한 지나간다. 그리고 더 나은 내일이 기다리고 있는 경우도 많다. 그러니까 힘내요 대구, 힘내요 리카.

wisdragon@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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