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K리그 마스코트 반장선거에서 실제 단일화 움직임이 포착됐다.

점점 치열해지는 K리그 마스코트 반장선거에서 실제로 구단 간의 후보 단일화가 추진됐다는 소식이 전해져 놀라움을 안기고 있다. 21일 K리그 마스코트계에 능통한 복수의 전문가는 "최근 K리그2 구단 간의 후보 단일화 움직임이 포착됐다"라면서 "단일화 논의는 거의 성사 단계에 도달했지만 한국프로축구연맹의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스포츠니어스>의 취재 결과 단일화를 시도했던 구단은 전혀 예상치 못한 곳이었다. 바로 K리그2 충남아산FC와 제주유나이티드였다. 현재 충남아산의 '붱붱이'와 제주의 '감규리'는 21일 기준으로 반장선거에서 5위와 6위를 달리고 있다. 만일 두 마스코트가 단일화를 할 경우 안정적인 3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약 나흘 남은 반장선거 레이스에서 치명적인 변수가 될 수 있었다.

아무도 예상 못한 K리그2의 후보 단일화 추진

먼저 후보 단일화 제안을 한 곳은 충남아산이었다. '선관위'에 해당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반장선거의 규칙을 약간 개정하면서 "2위와 3위 마스코트에는 부반장에 해당하는 임명장을 수여하겠다"라고 발표했다. 21일 기준으로 1~3위는 모두 K리그1 팀이 차지하고 있었다. 따라서 1위 뿐 아니라 2위와 3위의 향방에도 많은 관심이 쏠렸다. 후보 단일화 추진은 이로 인해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충남아산은 후보 단일화를 추진할 상대를 찾았다. 그리고 레이더망에 제주가 포착됐다. 충남아산은 비선라인을 통해 제주에 단일화 의지를 타진했다. 제주는 후보 단일화 제안을 받고 강경한 입장이었다. 단일화 의지는 있으나 무조건 감규리 중심의 단일화가 추진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단일화 상대를 확인한 이후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감규리보다 한 계단 순위가 높은 붱붱이였기 때문이다.

양 측은 줄다리기 협상에 들어갔다. 제주 또한 감규리 중심의 후보 단일화를 고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는 충남아산 역시 붱붱이에 조금 더 유리한 판을 깔아야 했다. 하지만 K리그2 마스코트도 반장선거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양 측의 이견은 조금씩 좁혀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깊은 고민 끝 후보 단일화에 합의하는데 성공했다.

아쉽게 무산된 후보 단일화, 그 이유는?

양 측은 단일화의 큰 틀에 합의했다. 충남아산 붱붱이 주도 하의 단일화지만 제주 감규리의 존재감 또한 충분히 챙기는 방안이 논의됐다. 붱붱이의 어깨에 감규리가 올라가거나 감규리 얼굴에 붱붱이의 몸을 합치는 '합성 단일화'도 이야기됐다. 뿐만 아니라 양 측은 후보 단일화를 결정하면서 K리그 팬들에게 알리는 일종의 입장문 또한 준비하기도 했다.

<스포츠니어스>가 취재한 내용에 따르면 양 측은 크게 두 가지 요구사항을 입장문에 담았다. 먼저 충남아산과 제주는 한국프로축구연맹 측에 후보 단일화의 취지가 퇴색되지 않도록 두 마스코트의 투표 수를 합쳐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K리그 팬들에게는 "K리그2 부흥을 위해 K리그2에서 부반장이 선출될 수 있도록 유권자는 우리를 선택해달라"고 호소했다.

해당 내용은 양 측이 합의되어 21일 저녁에 사진과 함께 발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무산됐다. '선관위'에 해당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양 측이 유권해석을 의뢰했고 연맹 측은 "현재 상황에서는 후보 단일화는 불가능하다. 두 후보 모두 이번 K리그 마스코트 반장선거에 끝까지 완주해주기를 부탁한다"라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스포츠니어스>와의 통화에서 "아무래도 후보 단일화는 K리그 마스코트 반장선거의 취지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라면서 "투표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홈페이지 시스템 상에서 투표 수를 합치는 부분에 대한 기술적인 문제도 있다. 의도와 재미는 이해하지만 아무래도 K리그의 22개 구단 마스코트가 모두 완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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