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아산 무야키치, “한국행이 경력에 부정적? 오르샤를 보라”


[스포츠니어스|남해=조성룡 기자] 오스트리아에서 한 청년이 넘어왔다.

충남아산FC가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선수를 영입했다. 그 주인공은 아르민 무야키치다. 오스트리아 청소년 대표팀을 거친 무야키치는 라피드 빈을 시작으로 그리스 아트로미토스, 벨기에 롬멜SK에서 뛴 이후 아시아 무대 도전에 나섰다. 1995년생인 무야키치의 입장에서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아시아, 그리고 한국을 선택한 셈이다.

현재 무야키치는 충남아산의 전지훈련장에서 새 시즌 준비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무야키치에게는 많은 부담감이 있을 것이다. 구단 역사상 첫 외국인 선수라는 타이틀과 함께 외국인 최전방 공격수라는 짐이 주어져 있다. 어떻게든 골을 넣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무야키치는 꿈을 꾸면서 이겨내고 있었다. <스포츠니어스>가 무야키치를 만났다.

만나서 반가워. 어떻게 지내고 있어?
한국에 와서 열심히 훈련하고 있지. 처음에는 부산 기장에서 훈련을 시작했고 지금은 경상남도 남해에 있어. 아직 환경의 차이가 있지만 그건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 일단은 내 컨디션을 최고조로 끌어 올리고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는데 집중하고 있어. 특히 남해에서는 친선경기를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감독님 지시하는 대로 전술적인 면을 익히는데 집중하고 있어. 지금 내 생각은 온통 홈 개막전 뿐이야.

머릿결이 굉장히 좋네. 비결이 뭐야?
그래? 관리하는 비법은 따로 없어. 사실 이 머리가 짧을 때보다 더욱 편해. 묶고 다니면 크게 관리할 이유가 없더라고. 예전에는 머리를 짧게 하고 다녔어. 그런데 어느 날 여자친구가 “머리를 길러보면 어때? 그러면 더욱 잘생긴 것 같아”라고 말해줬거든. 그래서 그 말을 듣고 길러보니 생각보다 괜찮더라고. 그래서 계속해서 이 머리 스타일을 유지할 생각이야.

오스트리아 사람이라며?
맞아. 나는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에서 왔어.

정말 낭만적인 곳이지.
글쎄… 다른 나라 사람들이 빈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알고 있어. 하지만 나는 고향이라 딱히 생각해본 적이 없어. 그래도 내 고향이 좋은 도시인 것은 알아.

빈을 이렇게 심드렁하게 말하는 사람은 네가 처음이야.
그런가. 아무튼 고향이라서.

오스트리아에서 한국까지 오기 쉽지 않았을텐데 어떻게 오게 된 거야?
나는 충남아산에 오기 전에 벨기에와 그리스에 있었어. 하지만 팀의 스타일에 맞지 않았고 그곳의 감독님이 나의 플레이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았어. 그래서 내 경기력을 제대로 보여줄 수 없었지. 지금이 내 경력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라 생각했기 때문에 이적을 고민했어. 그러던 와중에 내 에이전트가 “한국에서 기회가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라고 물어보더라.

일단 두 가지가 마음에 들었어. 먼저 내 경기력을 마음껏 보여줄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어. 그리고 나는 새로운 문화를 접하는 것에 관심이 많아. 특히 동양의 문화에 관심이 많았지. 그래서 이적을 수락했고 순조롭게 진행이 됐어. 새로운 문화에 적응을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거든. 나는 살면서 아시아에는 꼭 한 번 와보고 싶었어. 하지만 좀 더 나이를 먹고 오려고 했는데 벌써 오게 됐네. 정말 인생은 어떻게 될지 몰라.

한국이라는 새로운 나라에 온다는 긴장감은 전혀 없었어. 단지 비행기를 타는 순간 조금 걱정했지. 한국에 와보니 남은 작은 걱정도 금방 사라지더라. 감독님을 포함해 코칭스태프와 구단 직원들, 동료 선수들이 친절하게 내게 대해주더라고. 그리고 부산 기장에서 훈련을 좀 해보니까 금방 한국에 적응됐어. 음식 문제도 크게 느껴지지 않아. 참 좋아.

그래도 첫 아시아 경험인 만큼 문화 충격도 받았을 것 같은데?
딱히 그런 것은 없었어. 음식 문제도 별로 느껴지지 않아. 내가 한식을 예전부터 먹어왔던 것은 아니지만 아시아 쪽 음식을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야. 게다가 내가 어딜 가도 적응을 잘하는 편이기도 해. 하지만 부산 전지훈련이 끝나고 서울에서 잠깐 쉬면서 관광을 했거든. 그런데 택시 기사님 운전이 엄청나서 놀랐어. 유럽에서는 그렇게 무섭게 운전하는 기사님은 본 적이 없거든.

서울? 부산이 아니라?
서울이었어. 부산에서 택시를 탈 때는 그 정도도 아니었어. 연세도 좀 있으신 분이었는데 생각과 다르게 운전이 굉장히 과감하셨어. 아마 부산에서 오신 분일 수도 있겠다.

서울은 굉장히 큰 도시였어. 유럽에 있었던 도시들보다 훨씬 크더라. 고층 빌딩이 많아서 상당히 놀라웠어. 단 며칠 밖에 있지 않았지만 팀 동료인 필립(헬퀴스트)과 다니면서 많은 것을 느꼈어. 특히 사람들이 굉장히 많음에도 불구하고 질서정연한 모습이 인상적이었어. 빠른 시일 안에 다시 서울을 구경해보고 싶어.

뿐만 아니라 한국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어. 유튜브나 여러가지 자료들을 찾아보고 있거든. 개인적으로 통역에게도 많은 것을 물어보고 있어.

‘구단 역사상 첫 외국인 선수’라는 타이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
영광이지. 그것 만으로도 내게는 큰 영광이야. 물론 그만큼 내게 따라오는 책임감도 있다는 것을 알아. 항상 ‘용병’의 위치에 있는 선수는 경기장 위에서 다름을 보여줘야 해. 한국 선수들과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더 노력해야지. 아무래도 첫 번째라는 것은 기분이 좋아.

그래도 젊은 나이에 유럽이 아닌 아시아를 선택한 것은 위험하지 않을까?
무슨 소리. 물론 그런 시선이 있다는 것은 알아. 하지만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오르샤잖아? 오르샤는 유럽에서 뛰다가 전남드래곤즈를 통해 한국에 왔고 중국 창춘야타이를 거쳐 울산현대에서 굉장히 많은 활약을 보여줬잖아. 그리고 디나모 자그레브로 돌아가 UEFA 챔피언스리그도 출전했고 국가대표에 발탁되어 승승장구하고 있지.

아시아권이나 한국에 온다고 해서 내 경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의 역량이나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해. 오히려 나는 다른 외국인 선수에 비해 젊잖아? 앞으로 내가 한국에서 몇 년 동안 생활할지는 모르지만 여기서 착실하게 경력을 쌓고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오히려 내 선택은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네가 오르샤를 아는구나?
원래 알고 있던 선수야. 마침 충남아산에 오게 되면서 더 찾아보고 공부했지. 오르샤라는 선례가 있기 때문에 나의 한국행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어. 내가 정말 열심히 잘해서 팀의 성적도 좋고 나도 올 시즌 리그의 베스트11이 된다면 좋을 거야. 내가 충남아산을 선택한 것은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고 큰 결정이라고 생각해. 그런 만큼 최선을 다할 생각이야.

가족들도 혼자 먼 길을 떠나니 걱정했을 것 같아.
가족들은 생각보다 걱정하지 않았어. 아버지 같은 경우 내가 어딜 가더라도 항상 잘되기를 바라시지. 도움도 많이 주고 계셔. 그래서 한국의 충남아산에 가겠다고 했을 때 오히려 많은 축하를 해줬어. 물론 어머니는 아무래도 자식을 항상 가까이 두고 싶어하니 아쉬워했지만 그래도 내 결정을 따라줬어. 형제들도 축하해줬지. 다만 여자친구가 좀 걱정이었는데 며칠 뒤에 한국에 오기로 했어. 큰 문제는 없을 거야.

대신 한국의 아버지가 될 박동혁 감독을 믿으면 될 거야.
처음 봤을 때 너무나도 좋은 인상을 받았어. 내게 장난도 많이 치시고 친절한 분이야. 첫 훈련 때도 인상적이었지. 내가 충남아산에서는 아무래도 처음이니까 힘든 점이 있었고 전술적인 지시 또한 잘 이해하지 못했어. 하지만 감독님이 웃으시면서 장난도 치고 편하게 대해주시더라. 감독님 덕분에 내가 한국에 적응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생각해.

그 분 선수 시절에 미하엘 발락이랑 한 판 하신 분인데…
정말? 내가 몰랐어. 나중에 영상을 꼭 찾아봐야겠네. 그래도 내가 있는 두 달 동안 감독님이 화낸 적은 한 번도 없었어. 본 적이 없으니까 몰랐지. 아마도 내가 골을 많이 넣으면 그런 모습을 볼 일은 없지 않을까?

맞아. 네가 골을 많이 넣어야 해. 그만큼 부담감도 클 것 같아.
사실 부담감은 프로 선수라면 당연히 가지고 있는 부분이야. 그리고 내 장점 중 하나가 부담감이 와도 즐기면서 이겨내는 거야. 골은 많이 넣어야지. 그래서 페널티박스 안에서 기회가 생기면 무조건 슈팅으로 연결해 골로 마무리하고 싶어. 책임감과 부담감은 내가 열심히 뛰게 하는 원동력이지. 즐기고 이겨내면서 더욱 좋은 선수가 되고 싶어.

한국에 오기 전에 충남아산의 경기를 유튜브로 보면서 팀의 색깔을 연구했어. 물론 아직 시즌 개막 전이기 때문에 K리그의 경기 스타일은 익숙하지 않아. 조금 더 지켜보고 조금 더 뛰어봐야 알겠지. 여기는 유럽보다 스피드도 빠르고 많이 뛰기 때문에 많이 놀랐던 부분도 있어. 공수 전환이나 역습 또한 빠르기 때문에 내가 빠르게 더 적응해서 좋은 플레이를 보여줘야 할 것 같아.

이제 내 한국 생활은 시작됐어. 올 시즌 나는 공격수니까 10~15골 정도는 넣어야 할 것 같아. 하지만 나 자신이 잘하는 것보다 우리 충남아산에 많은 도움이 되어 팀이 승격했으면 좋겠어. 선수라면 더 높은 레벨에서 뛰는 것을 꿈꾸는 것이 당연하니까. 올해 잘하고 충남아산과 함께 K리그1이라는 높은 무대에서 뛰고 싶어.

무야키치는 한국을 발전의 무대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가 제시한 오르샤라는 사례는 유럽 선수들에게 K리그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근거였다. 이제 무야키치는 충남아산에서 많은 기대감과 부담감을 떠안고 첫 아시아 무대이자 K리그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과연 올 시즌 무야키치는 그가 말한 대로 즐기면서 K리그를 뛰어다닐 수 있을까. 그리고 오르샤처럼 훗날 더 큰 선수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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