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축구협회 제공

[스포츠니어스|서귀포=조성룡 기자] 이변은 없었다. 대한민국 여자축구가 2020 도쿄 올림픽 본선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9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베트남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은 장슬기와 추효주, 지소연의 릴레이 골에 힘입어 베트남을 3-0으로 꺾었다. 이날 지소연은 차범근이 가지고 있는 A매치 최다골과 타이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미 최소 조 2위를 확보해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은 대한민국이지만 콜린 벨 감독은 큰 폭의 로테이션 대신 무게감 있는 선수들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강채림과 추효주가 최전방에 배치됐고 지소연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 장창과 이소담, 그리고 이영주가 중원을 구성했다. 백 포 라인은 장슬기-심서연-홍혜지-김혜리로 꾸렸다. 골키퍼는 윤영글이 선발로 출전했다. 4-3-1-2 포메이션이었다.

전반 초반부터 대한민국은 베트남을 공격적으로 강하게 압박했다. 베트남은 대한민국의 공세에 하프라인도 쉽게 넘어오지 못할 정도였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골은 쉽게 터지지 않았다. 전반전에 추효주가 두 차례 상대 골망을 흔들었지만 모두 오프사이드로 판정되며 아쉬움을 삼켰다. 대한민국은 베트남을 상대로 경기를 지배했지만 경기를 쉽게 앞서나가지 못했다.

첫 골은 전반 22분 터졌다. 장창이 길게 찔러준 패스를 받고 상대 수비를 개인기로 가볍게 제친 장슬기는 환상적인 칩샷으로 골키퍼가 꼼짝 못할 슈팅을 날렸다. 공은 날아가 크로스바를 맞고 골문 안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이후에도 쉽게 추가골은 나오지 못했다.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패스의 정확도가 떨어지면서 슈팅까지 쉽게 이어지지 못했다. 전반전은 1-0으로 대한민국이 앞선 채 종료됐다.

후반 7분 대한민국의 추가골이 터졌다. 추효주였다. 공을 잡은 추효주는 페널티박스 바깥에서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날렸다. 이 공을 베트남 골키퍼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며 득점으로 기록됐다. 두 차례 오프사이드 선언으로 골을 놓친 추효주는 드디어 득점하며 자신의 생애 첫 A매치 골을 넣는데 성공했다. 콜린 벨 감독은 여기서 만족할 수 없다는 듯 후반 15분 미드필더 장창을 불러들이고 이금민을 투입해 공격을 강화했다.

하지만 10분도 되지 않아 변수가 생겼다. 이금민이 경기 도중 부상을 당하면서 더 이상 뛸 수 없다는 신호를 보냈다. 결국 후반 24분 교체되어 투입됐던 이금민은 그라운드 밖으로 빠져 나갔고 여민지가 그를 대신했다. 콜린 벨 감독은 후반 30분 강채림 대신 강지우를 투입하며 교체카드 세 장을 모두 공격 강화에 사용했다. 다득점을 하겠다는 의지로 읽혔다.

후반 37분 대한민국 여자축구는 역사도 썼다. 베트남 골문 앞에서 혼전 상황이 벌어진 이후 공이 페널티 아크로 흘러 나왔다. 이를 지소연이 가볍게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A매치 통산 58골을 기록한 지소연은 전설 차범근이 가지고 있던 대한민국 A매치 최다 득점 기록인 58골과 동률을 이뤘다. 이 골을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은 베트남을 3-0으로 완파하고 가볍게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이번 베트남전 승리로 대한민국은 베트남, 미얀마와 함께 속한 A조에서 2승으로 1위를 차지해 최종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대한민국은 B조 2위와 벌이게 되는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할 경우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여자축구 본선에 진출한다. 상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중국 또는 호주가 유력한 후보로 점쳐진다. 2월 13일 웨스턴 시드니 스타디움에서 열릴 두 팀의 경기에서 진 팀이 대한민국과 만날 가능성이 높다.

wisdragon@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