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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안드레 전 대구FC 감독이 입을 열었다.

대구FC가 갑자기 수장을 떠나보냈다. 지난 2015년 대구에서 코치로 시작해 2017년 감독직에 오른 안드레 감독이 재계약에 실패하고 사우디 아라비아의 알 하즘으로 떠났다. 대구의 입장에서는 충격적일 수 밖에 없다. 안드레 감독과 함께 대구는 전성기를 열었다. FA컵 우승과 구단 역사상 첫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 그리고 DGB대구은행파크의 개장 등 대구의 잊을 수 없는 순간에는 안드레 감독이 있었다.

갑작스러운 이별에 여러가지 이야기가 등장했다. 특히 안드레 감독의 떠난 이유를 서로 분석했다. 그 중 가장 설득력 있는 이야기는 연봉이었다. 자금력 있는 사우디 아라비아 팀과의 연봉 싸움에서 시민구단 대구가 이길 수 없다는 것이었다. 대구에서도 안드레 감독과 이별할 당시 이 부분을 인정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그렇다고 믿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안드레 감독은 세간의 이야기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지난 2일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기사를 보고 나에 대한 거짓말을 하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나는 대구를 떠날 생각이 없었다. 심지어 10일 동안 재계약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했다. 나는 모든 분들을 존중했다. 그리고 대구를 위해 한 일들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안드레 감독이 말하는 거짓말은 무엇이고 진실은 무엇일까. 적어도 당사자의 이야기를 들어볼 필요는 있었다. <스포츠니어스>는 사우디 아라비아의 알 하즘으로 떠난 안드레 감독과 접촉을 시도했다. 다각도로 어렵게 접근한 결과 안드레 감독과 연결에 성공했다. 조심스럽게 그에게 대구를 떠나게 된 진짜 속사정을 물었다. 그러자 안드레 감독은 작심한 듯 <스포츠니어스>에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안드레 서운하게 만들었던 피지컬 코치와의 이별

안드레 감독의 이야기는 지난 시즌 종료 이후부터 시작된다. 안드레 감독은 구단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브라질로 돌아갔다. P급 라이센스 보충 교육 또한 있었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입을 열었다. "원래 대구와 계약은 매 시즌이 끝나면 항상 브라질에서 진행됐다. 브라질에 있을 때 계약서를 보내주면 내가 사인을 해서 대구에 보내줬다." 이어 그는 덧붙였다. "하지만 올해는 브라질에 있는 기간 동안 재계약에 대한 이야기가 전혀 없었다."

그는 P급 라이센스 교육으로 인해 예전보다 더 늦게 구단에 합류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한국에 돌아갈 때까지 재계약에 대한 논의는 전혀 없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안드레 감독은 "브라질에 있으면서 구단에 '재계약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라고 물어봤다"라면서 "하지만 구단은 '일단 한국으로 돌아오라'고 했다. 나는 당연히 재계약을 할 것이라 생각하고 합류했다"라고 말했다. 3일 일부 언론에서 "대구 구단이 안드레 감독에게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 때 재계약을 제시했다"고 한 점에 대한 당사자의 정면반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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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 안드레 감독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일이 있었다. 바로 베네디토 피지컬 코치가 구단과 이별한 것이었다. 이는 그에게 꽤 충격으로 다가왔던 모양이다. 안드레 감독은 "이번 겨울이 유난히 힘들었다"라면서 "구단에서 한국으로 돌아올 때 베네디토 코치를 데려오지 말라고 했다. 내가 감독이고 내가 활용하고 싶은 코치인데 해고하다니 이해되지 않았다. 손발이 잘린 느낌이었다. 혼자라는 느낌을 받았다. 세징야도 많이 의지하고 따르는 코치고 굉장히 실력 좋은 코치였다. 이 부분에서 조금 섭섭하고 화가 났다"라고 토로했다.

어쨌든 그는 한국을 거쳐 중국 쿤밍에 있는 대구 전지훈련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약 열흘을 쿤밍에서 보냈다. 결국 결말은 '해피엔딩'이 아니었다. 대구와 안드레 감독은 재계약에 실패했고 안드레 감독은 사우디 아라비아의 알 하즘으로 떠났다. 그렇다면 이 열흘의 시간 동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 <스포츠니어스>는 이 열흘에 대해 안드레 감독에게 집중적으로 질문을 던졌다.

"대구는 내게 재계약 제의를 하지 않았다"

안드레 감독의 주장에 따라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무것도 없었다는 것이 문제였다. 안드레 감독은 "쿤밍에서도 구단이 재계약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라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어 그는 "구단과 조광래 대표이사에게 재계약에 대해 물어봤지만 '기다리라'는 답변 뿐이었다. 이 과정에서 나는 구단이 나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화가 날 수 밖에 없었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계속해서 이야기했다. "나의 재계약은 알고보니 맨 마지막에 한다고 하더라. 국내 선수들 계약이 다 진행된 다음 내가 마지막이라고 하더라. 그래도 기다렸다. 하지만 열흘이 지나도 나의 재계약에 대해서는 전혀 이야기가 없었다. 솔직히 자존심이 상했다. 나는 재계약을 하려고 했다. 대구에 남고 싶었다. 하지만 나에 대한 예의와 존중이 없는 상황이었다."

안드레 감독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는 꽤 충격적이다. 그동안 안드레 감독의 거취에 관해 모두가 기본적으로 전제했던 것은 '재계약 논의를 했다'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의 주장에 따르면 대구와 안드레 감독은 재계약 협상 자체를 하지 않았던 것이 된다. 모두의 생각을 뒤엎어버리는 발언이다. 안드레 감독은 대구의 주장을 근본적으로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안드레 감독은 대구와 재계약을 하지 못했고 사우디 아라비아의 알 하즘으로 떠났다. 이에 대해서도 안드레 감독은 비교적 상세히 밝혔다. "내가 알 하즘의 제의를 받은 것이 1월 27일이었다. 그 때까지 대구는 내게 재계약 제의를 하지 않았다. 서운함이 많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알 하즘과의 계약이 급하게 이뤄진 것이다. 이번 겨울에 대구에서 내게 했던 대처들이 너무 속상하고 화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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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안드레 감독이 떠난 이유로 연봉 문제를 많이 언급하고 있다. 알 하즘에서 제시한 연봉이 대구의 조건보다 차이가 컸기 때문에 떠났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구 구단에서도 보도자료로 "안드레 감독과 재계약 협상을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해외 구단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상황에서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해 이별했다"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안드레 감독의 주장과 앞뒤가 맞지 않는다. 어떻게 된 일일까?

안드레 감독의 호소 "돈 때문에 떠나지 않았다"

안드레 감독에게 직설적으로 물었다. "당신이 떠난 것은 연봉의 문제 때문인가?" 그러자 안드레 감독은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면서 말했다. "그것은 모두 거짓말이다." 이어 그는 강조했다. "사랑하는 팬들이 명확히 알아주셨으면 한다. 다른 것은 몰라도 이것 하나 만은 꼭 알아주셨으면 한다. 나는 결코 돈 때문에 대구를 떠난 적이 없다."

"나는 브라질에 있을 때 중동 등 여러 해외 구단에서 좋은 제안이 들어왔다. 하지만 나는 모두 거절했다. 나는 무조건 대구와 함께할 것이라는 고집 또는 신념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대구가 정말 좋았다. 대구를 좋아하니까 다른 곳의 제안도 주저하지 않고 거절할 수 있었다. 만일 돈 때문에 내가 옮긴 것이라면 그 때 진작 옮겼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내가 무리한 요구를 해서 재계약이 결렬됐다고 하더라. 전혀 그렇지 않다. 나는 대구에 수만 불을 요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나는 한국을 안다. 그리고 K리그의 사정을 안다. 다른 K리그 감독의 연봉 수준도 알고 있다. 특히 다른 구단에 비해 대구가 넉넉하지 않은 살림인 것도 안다. 내가 어떻게 말도 안되는 금액을 제시하겠는가. 고액 연봉을 제시한 적도 없고 제시할 생각도 없었다."

그는 그리고 한 가지를 더 이야기했다. "만일 내가 다른 곳으로 떠날 생각이 있었다면 브라질에서 돌아올 때 한국에 들렀다 중국에 가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한국에서 대구 생활에 필요한 비자를 갱신하고 중국 쿤밍으로 넘어갔다. 떠날 생각이 있었다면 나는 굳이 그런 번거로운 절차를 거치지 않았을 것이다." 안드레 감독은 끊임없이 자신의 억울함을 주장했다.

"여전히 대구 좋아하지만…거짓말은 하지 말라"

안드레 감독은 <스포츠니어스>에 기사를 하나 보여줬다. 한 매체에서 작성한 조 대표이사의 인터뷰였다. 여기에는 안드레 감독과 재계약 실패에 대한 뒷이야기가 적혀 있었다. 그는 "모두 거짓말이다"라고 주장하면서 "조 대표이사가 나에 대해 계속해서 안좋은 이야기를 하고 계시는가"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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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그래도 조 대표이사는 당신의 미래에 행운을 빌어주고 있다"라고 위로를 건네자 안드레 감독은 "하지만 돈에 관한 이야기는 계속해서 거짓말을 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안드레 감독은 "조 대표이사가 거짓말을 너무 많이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계속해서 'Mentindo'라는 단어를 꺼냈다. 포르투갈어로 '거짓말'이라는 뜻이다.

안드레 감독은 대화를 나누는 내내 격앙된 반응이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한 가지 당부의 말을 꺼냈다. "나는 여전히 대구와 대구의 팬들을 사랑한다. 그리고 대한민국을 좋아한다. 재계약 과정에서 대구에 많이 섭섭하고 화가 나지만 그들을 사랑하는 마음까지 사라지지는 않았다. 여전히 나는 대구라는 도시와 대구 팬들을 사랑한다. 그저 내가 오직 돈을 좇아 팀을 옮겼다는 것은 거짓말이라는 것이다. 많은 분들이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조광래 대표 "재계약 3~4번이나 이야기했어"

한편 이에 대해 <스포츠니어스>는 조광래 대표에게도 반박 및 해명을 요청했다. 이 사실을 접한 조광래 대표는 "안드레 감독에게 재계약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내가 3~4번이나 안드레 감독에게 재계약 조건에 대해 물었다. 2년 안에 K리그에서 우승을 꼭 해야한다고 말하면서 재계약 때 리그 우승 보너스도 주겠다고 했다. 그런데 안드레 감독이 재계약 조건을 물을 때마다 답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조광래 대표는 "이건 우리 통역도 잘 알 것이다. 내가 포르투갈어를 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통역을 대동해 놓고 이야기했다. 만약 이게 거짓말이라면 내가 대표직을 그만두겠다"면서 "아마도 안드레 감독은 재계약서를 받지 않았다고 재계약 제안이 오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 같은데 어느 정도 양 측이 연봉에 대해 구두로 협의해야 재계약서를 내밀 것 아니냐. 그런데 안드레 감독은 연봉을 물을 때마다 답변을 피했다"고 덧붙였다. 양 측은 재계약 정식 계약서와 구두 계약 등에 대해 서로 다른 주장을 했다.

"안드레 감독이 돈 때문에 팀을 떠난 게 아니라는 말을 했다"고 전하자 조광래 대표는 "안드레 감독은 중동에서 지도자를 그만두게 되면 갈 곳이 별로 없다. 감독 생명이 짧은 중동에서 경질되면 받아둘 곳은 한국 뿐이다. 그래서 그렇게 현재 상황을 자신이 피해자라고 몰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광래 대표는 "안드레 감독이 하루 만에 사우디 구단의 제안을 받고 떠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이미 다 이야기가 돼 있었던 상황일 것"이라면서 "우리는 K리그에서 2년 안에 우승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이런 논란이 생겨 안타깝다"고 전했다.

안드레 감독과 조 대표이사, 그리고 대구 구단의 이야기는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이 너무나도 많다. 어찌보면 정반대의 이야기로 들린다. 일단 안드레 감독은 자신의 주장을 한국의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스포츠니어스>와의 인터뷰를 선택했다. 대구와 조광래 대표이사의 이야기만이 보도되고 있는 시점에서 안드레 감독의 이야기도 반드시 들어볼 필요가 있다. 과연 이 논란은 봉합될 수 있을까. 조광래 대표와 안드레 감독은 대구에서 약 5년 간 함께하며 행복한 추억을 만들었다. 서로에게 마지막이 아름다워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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