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호물로의 자신감 “빈치씽코, 두 달이면 한국인 만든다”


[스포츠니어스|태국 치앙마이=조성룡 기자] 부산아이파크 호물로는 새 시즌을 기다리고 있었다.

요즘 호물로는 바쁘다. 부산의 에이스로 새 시즌 준비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여기에 새로 구단에 합류한 ‘귀여운 악동’ 빈치씽코에게 한국 문화를 교육시키느라 여념이 없다. 태국 치앙마이에서 <스포츠니어스>는 바쁜 호물로를 마주하고 앉았다. 한없이 유쾌하고 쾌활할 줄 알았던 호물로는 인터뷰 자리에서 시종일관 진지한 모습이었다. 지금부터 그와의 대화를 소개한다.

만나서 반가워. 참고로 내가 형이야.
아 그래? 안녕하세요.

전지훈련은 열심히 하고 있니?
사실 전지훈련은 항상 쉬웠던 적이 없어. 어려운 시간이야. 하지만 시즌을 시작했을 때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열심히 해야해. 그리고 내가 볼 때 우리 팀 모두 열심히 하고 있어. 아마 대회가 시작되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매일 팀이 좋아지는 것을 느끼고 있어.

얼마 전에 SNS를 보니 어려운 시간에도 귀신 같이 빈치씽코에게 인사를 가르치더라.
이게 다 빈치씽코를 위한 거지. 한국 문화는 존중과 존경을 가장 우선적으로 하잖아? 그래서 내가 조언을 해주는 편이야. 빈치씽코도 1년 한국에 있어서 그런 부분을 다 알 거야. 상대를 존중해주면 돌아오는 것이 분명히 있거든. 나 뿐 아니라 부산에 있는 우리 선수들도 빈치씽코를 진심으로 도와주고 있어. 아마 팀에 금방 적응할 거야.

나도 빈치씽코를 잘 알아. 애는 착한데 카드를 많이 받아.
에이, 작년에 경고 받거나 퇴장 당한 건 빈치씽코의 분명한 실수고 좋지 않은 행동이라는 것을 본인도 알 거야. 본인이 많이 배웠을 거야. 올해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 나는 믿어. 그리고 올 시즌에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많은 도움을 줘야지. 그리고 무엇보다 빈치씽코가 골을 넣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도움을 줄 거야.

K리그1에서는 11명과 11명이 싸워도 힘든데 한 명이 빠진다면 더 힘들어지는 상황이 나오지 않을까? 사전에 내가 충분히 그러지 않도록 조언해야지. 사실 퇴장 문제는 빈치씽코 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야. 그런 일이 일어나면 한 명의 빈 공간을 다른 선수들이 뛰어줄 거야. 물론 나도 더 열심히 뛰어야겠지. 사실 빈치씽코의 카드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어.

빈치씽코를 칭찬하는 걸 보니 인사성이 바른 친구인가봐?
아직은 아냐. 부족해. 나와 다른 선수들이 도와줘야지. 지금 보면 아직 수줍어하는 기색이 있어. 사실 당연한 일이기는 해. 처음 왔으니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과 생활해야 하니까. 좀 부끄러운가봐. 그래도 나이도 어린데 내려놓고 싹싹하게 잘 해야지. 일단 나는 빈치씽코에게 인사법이나 한국말을 알려주면서 실수해도 좋으니까 해보라고 할 거야. 두 달 정도 지나면 나 만큼은 아니지만 조금은 한국인에 가까워질 걸?

다른 신인들은 어때?
조금은 부끄러워 하지만 우선 인사들은 다들 잘해. 아무래도 내가 나이가 좀 많으니까 그런가봐. 그래도 신인들이 한 번이라도 인사를 안하면 내가 혼내고 있지. 그러다보니 다들 인사는 잘하는 편이야. 그 친구들을 보면 많은 것들이 떠올라. 내가 처음 프로에 입성했을 때도 생각나고 지금까지 부산에서 살았던 추억들이 떠오를 때가 많아.

아마 그 선수들도 지금 많은 고통과 어려움을 느끼고 있을 거야. 내가 그랬거든. 그래서 최대한 많이 조언을 해주려고 해. 내가 어떤 어려움이 있고 어떻게 이겨냈는지 알려주고 있어. 물론 우리 팀에는 나보다 경험 많은 선수들도 있지만 내 나름대로 겪은 경험을 토대로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어. 후배들이 내 조언을 들어줘서 고맙지.

우리 팀 선수들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요즘 애들 중에는 철이 없는 선수들도 있고 속칭 X가지 없는 선수들도 있기 마련이야. 하지만 팀이 잘되기 위해서는 경험 있는 선수들이 도와줘야 하고 어린 선수들도 경험 있는 선수들의 조언을 듣고 함께 도와야 한다고 생각해. 적어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면 받을 줄을 알아야 하고 조언을 해주면 귀를 열고 들을 줄 알아야지. 그래야 더 큰 선수가 될 거야.

우리 큰아버지랑 이야기하는 기분이야.
사실 축구를 하고 생활 하면서 재밌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어린 선수들에게는 진지해지고 싶어. 축구는 장난이 아니니까. 물론 운동할 때는 즐기면서 재미있게 해야 하는 부분도 있어. 하지만 나는 어린 선수들에게 하나의 롤 모델이 될 수도 있고 따라해야 할 선배가 될 수도 있어. 그래서 그들에게는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어서 최대한 노력하고 있어. 사실 장난도 굉장히 많이 치지만.

브라질 선수들과 있을 때도 이래?
경상도권에 있는 브라질 선수들과 예배를 드리기 위해 자주 모이는 편이야. 지난 시즌을 생각해보면 포항의 완델손과 대구의 세징야, 울산의 주니오, 같은 부산의 디에고가 있었고 가끔 성남의 에델도 모임에 참석해. 주로 함께 기도를 하거나 예배를 드리고 식사도 하고 장난도 치지. 그런데 내가 최연장자는 아니야. 사실 그 모임에서는 내가 제일 막내야.

한국처럼 브라질에는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문화는 없지만 브라질에서도 나름대로 연장자를 존중하는 방식이 있어. 나는 깍듯하게 예의를 차리는 편이지. 특히 주니오 ‘삼촌’에게는 잘해줘야 해. 나보다 나이가 훨씬 많으니까 형이 아니라 삼촌이야(호물로는 한국 말로 ‘주니오 삼촌’이라고 표현했다). 나이가 많다고 놀릴 때도 많지만 예의는 지켜야지.

딸 마누엘라에게 사춘기가 오면 큰일나겠군.
사실 지금 가족이 너무 보고싶어. 하지만 이겨내야지. 마누엘라에게 무언가 좋은 환경을 제공해야 하는 것은 아버지의 의무라고 생각해. 가족들에게 맛있는 것을 주고 좋은 삶을 살게 하려면 내가 열심히 일을 해야지. 정말 정말 보고 싶지만 딸을 생각해서 열심히 하고 있어. 멀리 있고 힘들지만 딸이 잘 크려면 아버지 역할이 중요하지 않겠어?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는 마누엘라야. 그래서 더욱 보고 싶지만 참고 열심히 해야지.

사실 축구보다 육아가 더 힘들긴 해. 만일 아들이었으면 좀 더 수월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성별이 달라 조심스러운 것도 있고 머리 스타일도 예쁘게 만들어줘야 하고 여러 악세서리도 신경써서 사줘야 해. 그래도 너무나도 예뻐. 항상 잘 해주고 싶고 잘 놀아주고 싶은데 딸이라 어느 정도 한계는 있지. 내 한계를 넘어가는 부분은 아내에게 맡기는 편이야. 하하.

딸을 정말 사랑하는구나. 나중에 딸이 남자친구 생기면 울겠다.
에이, 그 순간이 오려면 아직 멀었다고 생각해. 물론 그건 본인의 인생이기 때문에 자유롭게 놔둘 거야. 하지만 나는 언제든지 관찰하고 쫓아다닐 준비가 되어있지.

그, 그래… 후배들은 그렇다 쳐도 팬들에게는 왜 인사를 강요하는 거야?
이건 상황이 좀 다른 거야. 하하. 내가 우리 팀 구성원들만 존중하고 팬들을 존중하지 않는 것은 절대 아니야! 나는 팬들에게 항상 큰 감사함을 느끼고 항상 존중하려고 노력하고 있어. 축구는 진지하게 해야 하지만 팬들에게는 때로 장난도 치고 행복한 분위기를 선사해야 한다고 생각해. 팬들이 와주시니 감사한 마음에서 장난을 치려고 일부러 “인사 안해?”라고 하는 거야. 오해는 하지 말아줘. 그런데 축구 이야기 안하니?

이제 하려고. 지난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은 정말 행복했을 것 같아.
너무나도 잊을 수 없는 장면이지. 한국 말로는 속시원하다고 해야하나? 나는 그 경기가 끝나는 순간 해방감을 느꼈어. 지난 몇 년 동안 승강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면서 준비했던 것을 다 보여주지 못할 때도 많았고 결과도 항상 좋지 않았지. 부정적인 평가를 견뎌내는 것이 힘들었고 다시 1년 가까이 준비해야 한다는 것도 힘들었어. 그런데 결국에 우리는 승격에 성공했어. 말 그대로 해방된 느낌이 들더라.

그래서 바지를 벗고 ‘빤쓰런’ 했구나?
사실 바지 뿐 아니라 내가 입던 모든 것을 팬들에게 다 주고 싶었어. 감사하니까. 하지만 바지 밖에 드릴 수 없더라. 내가 원정 유니폼이 두 개가 있어. 그런데 하나는 구단에서 승격을 이룬 유니폼이라 역사에 남기겠다고 하더라고. 구단에서 소장하겠다고 하니 줄 수 밖에 없었지. 그리고 다른 하나는 내가 개인적으로 액자에 넣어 집에 전시하고 싶었어. 유니폼 상의를 둘 다 줄 수 없으니 아쉬운 마음에 바지라도 드린 거지.

골을 넣고 “마 이게 부산이다”라고 외치는 순간은 그 때의 최고 명장면이었어.
나도 그렇게 생각해. 나도 그 장면을 여러 번 돌려봤어. 내 인생에서 절대 잊을 수 없는 순간일 거야. 사실 올 시즌은 어려웠던 시간이 정말 많았어. K리그2 우승을 목표로 하고 시작했지만 삐걱댄 적도 많았어. 하필 그 사이에 광주FC가 좋은 성적을 거뒀지. 1위 광주와 승점 차가 벌어질 수록 주변에서는 기대감보다는 걱정 어린 시선이 많았어.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특히 많은 사람들이 부산을 향해 “승격할 자격이 없는 팀이다, 올해도 힘들다, 좋은 팀이 아니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어. 내가 골을 넣고나니 그 이야기들이 순간적으로 머릿속에 스치더라. 그래서 우리 팀의 로고를 치면서 큰 소리로 외쳤어. ‘부정적으로 말하던 사람들 보고 있나?’의 뜻이 있었지. 세간의 부정적인 시선을 내 골로 반박할 수 있어 너무나 기뻤고 통쾌했어. 우리는 결국 자격이 있는 팀이라는 것을 증명했으니까.

그 와중에 사회 생활을 정말 잘하더라. 경기 끝나고 열심히 사장님을 찾아 다니던데?
아, 나는 정말 사장님을 존경하고 좋아하지. 사장님도 날 좋아할 거라 생각해. 하지만 그 날은 다 사연이 있었지.

무슨 사연?
내가 사장님을 찾은 건 선수들을 대표해서 부른 거야. 우리가 승격 했잖아? 그래서 “보너스좀 주세요”라고 말하려고 했어. 내가 한국 문화를 좀 알잖아? 한국 선수들은 보너스처럼 무언가를 상급자에게 요구할 때 좀 부끄러워하거나 말하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어. 그래서 내가 총대를 멘 셈이지. 사장님도 경기 전에 보너스를 약속한 게 있어서 내가 상기시켜 드렸지. 그 때 우리 팀은 보너스를 누릴 자격이 있었어.

결국 받았니?
받았지. 얼마인지는 말할 수 없지만 보너스를 받아서 행복했어. 하하. 그 돈은 지금 모아둔 상황이야. 올 시즌이 일찍 끝나게 된다면 그 돈으로 여행을 갈 생각이야. 지난 시즌에는 승강 플레이오프 때문에 일정이 늦게 끝나서 가족들과 여행 갈 시간이 없었거든. 가족들이 여행 가는 것을 굉장히 좋아해. 나도 여행을 좋아하지만 가족들이 여행 가서 좋아하는 것을 보는 게 더 좋아. 그래서 잘 모아뒀다가 비시즌에 여행을 갈 생각이야.

그러려면 올 시즌 K리그1에서 잘해야 해. 쉽지는 않을 거야.
일단 K리그1에 오게 되어서 너무나도 행복하고 흥분되고 설레. 물론 지난 시즌 함께 승격을 만들었지만 여기서 더 이상 함께 하지 못하는 선수들도 있어. 많이 아쉽지만 그 선수들도 K리그1에 뛸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이제는 새해가 왔으니 지난 기쁨은 잊고 새롭게 출발해야지.

아마 올 시즌에는 더욱 어깨가 무거울 거야. 팬들도 그렇고 코칭스태프도 그렇고 내게 더욱 많은 요구를 할 거야. 하지만 이겨내야지. 매 순간이 내 인생에서 다시 오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그런 부담감을 즐기려고 노력하고 있어. 강한 부담감이 오면 물러서지 않고 부딪칠 생각이야. 지금처럼 동계훈련에서 준비를 잘하면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평소에 K리그1은 잘 챙겨보고 있어. 내 친구들이 많이 뛰고 있는 무대이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꾸준히 챙겨봤을 거야. 특별히 만나보고 싶은 팀은 없어. 하지만 울산현대나 FC서울, 수원삼성, 포항스틸러스, 대구FC같이 역사가 깊거나 인기가 많은 팀들에 대한 호기심은 있지. 지난 시즌 우리 팀이 K리그1에서 뛸 수 있다는 능력과 자격을 충분히 보여줬으니 올 시즌 K리그1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거라 생각해.

그래도 현실적으로 부산의 목표는 생존 아닐까?
맞는 말이야. 바로 승격한 팀이기 때문에 매 경기에서 가능한 많은 승점을 따야해. 그리고 그 승점을 가지고 K리그1에 살아남는 것이 일단 첫 번째 목표야. 사람들이 “부산은 생존이 먼저”라고 말하는 것에 동의해. 물론 시즌 도중에 상황에 따라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는 있을 거야. 하지만 일단은 K리그1에서 생존한 다음 다른 것을 생각해야 할 것 같아.

잘 할 수 있을까?
지난 시즌에 우리 팀에서 뛰었던 선수들도 올 시즌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도 충분히 능력이 있는 선수들이야. 서로 돕는다면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사실 올 시즌 개막이 너무나도 기다려져. 우리가 동계훈련에서 정말 잘 준비한 모습을 팬들에게 멋지게 보여주고 싶어. 쉽지는 않겠지만 올 시즌 K리그1은 정말 흥미로울 거야.

나도 기대할게. 마지막으로 K리거 호물로는 어떤 선수가 되고 싶어?
무엇보다 다른 사람들에게 모범을 보이는 선수가 되고 싶어. 앞서 말했지만 나는 축구에 대해서는 한없이 진지한 사람이야. 그렇기 때문에 어린 선수들에게 정말 좋은 모범이 되고 싶어. 사람들이 호물로를 봤을 때 본받고 싶고 닮고 싶은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 그라운드 안에서도 마찬가지지만 그라운드 밖에서도 팬들을 존중하고 감사할 줄 아는 선수로 타의 모범이 되고 싶어.

호물로는 장난기가 많아 보이지만 축구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한없이 진지했다. 결국 그의 모든 행동은 축구를 향한 것이었다. 이제 축구에 열정을 쏟는 호물로의 첫 K리그1 시즌이 시작된다. 몇 년을 기다린 소중한 무대인 만큼 호물로의 각오 또한 남다르다. 과연 올해가 끝나고 호물로는 지난 승강 플레이오프처럼 환하게 웃을 수 있을까. 무엇보다 그의 발 끝이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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