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줍는 대표이사에게서 엿본 인천의 저력

[스포츠니어스|태국 방콕=조성룡 기자] 인천유나이티드의 태국 방콕 전지훈련장.

선수들의 슈팅 연습이 시작됐다. 한창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선수들의 슈팅은 묵직하고 날카로웠다. 하지만 아직 완전하지는 않기에 때때로 골문을 빗나가는 공 또한 많았다. 코칭스태프는 골문 뒤에 펜스를 여러 개 세워 공이 멀리 가는 것을 막았다. 하지만 그마저도 뚫고 멀리 가버리는 공은 꼭 있을 수 밖에 없다. 한두 개가 아닐 때도 있다.

날아가는 공들은 후배 격에 속하는 선수들이나 스태프가 부지런히 달려가 줍는다. 그 중에는 한 중년 남성도 껴있다. 인천의 트레이닝복에 검은 모자를 눌러쓴 그는 분명 선수는 아니다. 선수라고 하기에는 나이가 많아 보인다. 그렇다고 스태프라 할 수도 없다. 스태프들은 흰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었지만 그는 파란색 셔츠를 입고 있었다.

그는 경기장을 쉼없이 돌면서 계속해서 공을 줍는다. 선수들이 많으니 슈팅 연습은 경기장의 양 면에서 진행된다. 나가는 공이 많으니 주워와야 할 공도 많다.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을 때 그 중년 남성은 환하게 웃으면서 말을 건다. “태국까지 와서 관심 가져주시니 감사합니다. 인천유나이티드 대표이사 전달수입니다.” 그는 다름아닌 인천의 전달수 대표이사였다.

사실 전 대표이사는 굳이 방콕에 올 이유도 없고 스태프를 자처하며 공을 주워야 할 필요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선수들의 곁을 쉽게 떠나지 않는다. 이유를 물어보니 그저 씩 웃으며 “선수들의 훈련을 돕는 것이 재미있고 즐겁다. 이런 것도 함께 도와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한다. 32도의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전 대표이사는 묵묵히 공을 주웠다.

현재 인천은 감독이 공석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 팀의 반등을 이끌었던 전 대표이사와 이천수 전력강화실장은 여전히 건재하다. 인천의 훈련장 분위기는 지난 시즌 인천의 비결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한다. 이천수 실장은 선수들과 허물없이 어울리며 쳐질 수 있는 분위기를 끌어 올리고 전 대표이사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공을 줍는다. 이것이 2019시즌 인천의 저력이었고 올해도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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