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회] ‘강등’ 제주 선수단이 충격 고백하는 ‘한 남자’의 실체


제주는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프로축구연맹

[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제주유나이티드가 충격적인 K리그2 강등을 당했다. 창단 이후 최초다. 2017년 K리그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강호로 손꼽혔던 제주는 올 시즌 제대로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K리그1 최하위를 기록했다. 38차례 경기에서 5승 12무 21패를 기록했다. 제주가 올 시즌 허용한 72실점은 리그 최다 실점이다. 제주는 리그 최종전을 앞두고 이미 강등을 확정지을 만큼 추락했다. 5년 연속 상위 스플릿에 올랐던 제주는 이제 K리그2에서 기약 없는 승격 경쟁을 치러야 한다.

하지만 제주는 강등 이후에도 조용하다. 반성의 목소리도 잘 들리지 않는다. 섬 팀 특성상 내부의 이야기가 외부로 이야기가 잘 흘러 나오지 않는다. 그런 제주의 민낯을 파헤쳐 봤다. <스포츠니어스>의 취재에 제주 관계자들이 어렵게 응했다. 제주에서는 상상도 못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의외의 한 인물이 있었다. 바로 김장열 재활 트레이너였다. 지금부터 제주의 충격적인 이야기를 공개한다.

제주는 올 시즌 충격적인 강등을 당했다. ⓒ프로축구연맹

28년차 트레이너가 제주에서 사는 법
제주는 지난 해 새로운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정확히 말하면 ‘뉴페이스’는 아니었다. 안승희 단장이 대표이사가 된 것이다. 대표이사, 단장, 그리고 3실장 체제로 유지되던 제주는 대표와 단장이 통합되면서 견제 세력이 사라졌다. 안승희 대표이사가 중용하는 몇몇 인사가 프런트의 주축이 됐다. 안승희 대표이사와 이동남 사무국장은 이미 한 배를 탄 사이였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인물이 있다. 바로 김장열 재활 트레이너였다. 안승희 대표이사의 최측근 중 한 명인 그는 선수단에는 통상 ‘실장’으로 통한다.

김장열 트레이너는 무려 이 팀에서만 28년을 근무했다. 1992년 입사해 이직 없이 트레이너로 일하고 있다. 2011년 신영록이 경기 도중 급성 심장마비로 쓰러졌을 때 그라운드로 뛰어 들어가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던 사람이 바로 김장열 트레이너다. 당시 그는 한 선수의 생명을 살렸다며 많은 박수를 받았고 그 해 K리그 대상 특별공로상과 전국 응급의료 전진대회 보건복지부 장관상도 수상했다. 하지만 최근 그의 행보는 충격적이라고 표현할 만큼 놀라웠다. 그가 견제 없이 군림하며 선수단을 망가트리고 있다는 게 그와 함께 한 이들의 주장이다.

제주 선수단은 수 차례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A선수의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치료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 김장열 트레이너 밑에서 일하는 트레이너가 갑자기 선수들에게 ‘치료실을 비우라’고 하더라. 그래서 선수들이 치료를 부랴부랴 중단하고 방으로 갔다. 치료를 기다리고 있던 선수들도 치료를 받지 못했다. 그런데 얼마 안 있어서 서귀포시 체육회 높은 분이 치료실에 오시더니 김장열 트레이너에게 치료를 받는 거다. 허리가 안 좋으셨는지 선수들이 받는 치료를 누워서 받고 계시더라. 우리끼리 ‘허리가 아프면 병원에 가야지 왜 여길 오느냐’고 했다.”

제주유나이티드는 K리그에서도 실력을 인정받는 강팀이었다. ⓒ프로축구연맹

일반인 치료 때문에 선수들은 나가라?
선수단만이 출입할 수 있는 클럽하우스 내 치료실에서 선수단을 밀어내고 일반인이 치료를 받는 믿기 힘든 모습은 한두 번이 아니었다. A선수는 김장열 트레이너가 서귀포시 체육회 임원을 관리하는 모습에 놀랐다고 밝혔다. “원래 김장열 트레이너는 선수들 치료를 잘 안 해준다. 그 밑에 트레이너들이 다 한다. 그런데 직접 체육회 임원에게 치료기를 대고 치료를 해주시더라. 선수들을 위한 트레이너인지 너무 의심스러웠다. 선수단이 아닌 분들의 출입이 통제된 클럽하우스에서, 그것도 선수들이 받아야 할 치료를 일반인이 받는 걸 프로 생활 내내 상상해 본 적이 없다.”

B선수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오후에 훈련이 있으면 우리는 보통 점심 때 클럽하우스에 와 치료를 받으며 운동을 준비한다. 오후 5시에서 6시까지는 치료에 몰두하는데 외부인이 그 시간에 와서 치료를 받는다. 그 시간에 선수들은 치료실을 비워야 한다. 우리끼리는 김장열 트레이너를 ‘총감독’이라고 표현했다. 신분은 AT(Athletic Trainer)인데 행동은 AT가 아니다. 선수들 눈치도 안 본다. 선수들을 치료실에서 내보내고 일반인에게 치료기를 대고 있는 모습을 그냥 대놓고 한다.” C선수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무슨 프로팀 클럽하우스 재활 치료실이 동네 의원 같았다.”

더 충격적인 건 김장열 트레이너가 초대(?)해 치료했던 인물 중에는 여성도 있었다는 점이다. 인근 카페 여사장이 여러 차례 클럽하우스로 와 선수들을 치료실에서 몰아내고 치료를 받았다. A선수도 그 장면을 똑똑히 기억했다. 그는 이런 말을 했다. “김장열 트레이너가 밑에 트레이너한테 전화를 해 ‘지금 치료받는 선수들 다 치료실에서 내보내라’는 이야기를 했다. 둘째 트레이너가 ‘미안한데 여기까지만 치료 받고 나가달라’고 했다. 또 김장열 트레이너가 누군가를 불렀다고 느꼈고 잠시 뒤 치료실에 다시 몰래 내려가 보니 카페 여사장이 김장열 트레이너에게 손목 치료를 받고 있었다.”

카페 여사장, 그리고 전지훈련의 숱한 술자리
B선수의 기억도 비슷했다. “그 사람은 클럽하우스 근처 카페의 여사장이다. 실제로 카페에서 그 여사장을 본 적도 있다.” C선수도 이 사건을 언급하며 분노했다. “제주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 내부 이야기가 외부로 새 나가지 않는다는 특성 때문에 다 허용이 된다. 선수들이 치료를 받아야 하는 공간에서 트레이너의 지인인 카페 여사장이 치료를 받고 있다는 게 말이나 되는 이야기인가. 그런데 제주에서는 이런 일이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고 있다. 물론 이건 김장열 트레이너가 엄청난 권력을 휘두르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충격적인 일이 제주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벌어지는 건 C선수의 말처럼 김장열 트레이너의 권력이 무시무시하기 때문이다. 28년 동안 한 직장에서 일한 그는 특히나 안승희 대표 취임 이후 무소불위의 권력을 지니게 됐다. 김장열 트레이너는 안승희 대표와 밤마다 ‘술’로 엮인 사이였다. A선수의 증언이다. “오전에 김장열 트레이너가 활동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또 어디 가 있느냐고 물으면 ‘어제 대표님하고 술을 많이 마셔서 방에서 주무시고 계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자기 입으로 ‘사장님하고 회식하고 와서 힘들어 죽겠다’고 하기도 한다. 대표와 국장이랑 친하니 아무도 터치를 안 한다.”

B선수는 더욱 충격적인 이야기를 꺼냈다. “한 번은 안승희 단장 시절 김장열 트레이너와 안승희 단장이 술을 마시고 숙소로 들어와 다른 트레이너들에게 ‘머리를 박으라’는 명령을 한 적도 있다. 다른 트레이너들을 술 자리에 데리고 다니거나 밤 늦게 전화를 해 불러 대리운전을 시킨 적도 있다. 결국 그 트레이너들은 이 생활을 못 이기고 팀을 떠났다.” 김장열 트레이너는 안승희 대표가 단장이던 시절부터 늘 옆에서 그를 보좌하던 인물이었다. 안승희 단장이 대표가 된 이후부터는 그를 견제할 수 있는 세력은 없었다. C선수의 말에 따르면 선수단 내에서 김장열 트레이너의 별명은 ‘1m’였다. 안승희 대표를 1m 내에서 보좌한다는 뜻이었다.

이 태국 전지훈련이 벌어지는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었을까. ⓒ프로축구연맹

동남아 전지훈련에서 벌어진 술 파티
특히나 선수단은 올 시즌을 앞두고 떠났던 태국에서의 전지훈련을 잊을 수 없다. 조성환 감독 재임 시절이던 당시 김장열 트레이너는 AT 신분으로 전지훈련에 함께 참여했지만 안승희 대표가 훈련장을 방문하기 전까지는 훈련장에 단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훈련 도중 선수들의 부상을 관리하고 치료해야 하는 트레이너의 본분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는 취재에 응한 모든 선수단이 동일하게 주장한 내용이다. 이들이 하나 같이 입을 모았다. “전지훈련 내내 운동장에서 모습을 전혀 볼 수 없었다. 태국에서 몇 주 동안 훈련하는데 한 번도 훈련장에 나오지 않다가 안승희 대표가 격려차 방문하니 훈련장에 처음 나왔다.” 물론 그들이 말하는 김장열 트레이너의 모습은 놀라웠다. 이들의 말에 따르면 김장열 트레이너는 코칭 스태프와 함께 훈련에 참여하는 게 아니라 의자를 가지고 안승희 대표 옆에 앉아 연습경기만 참관하고 술을 마시러 떠났다. 태국에서의 모든 술자리 예약은 김장열 트레이너가 담당했다.

B선수는 황당하다는 듯 말했다. “FC서울이 전지훈련에서 소고기가 아니라 삼겹살을 먹었다는 게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서울 선수들은 이것저것 먹으면서 어쩌다 삼겹살을 한 번 먹은 걸로도 논란이 됐는데 우리는 한 달 내내 태국에서 회식을 딱 한 번, 삼겹살로 했다. 나머지 음식은 밖에서 먹어본 적이 없다. 그런데 태국에 와 있는 안승희 대표와 김장열 트레이너는 밤마다 숙소 밖으로 나가 술을 마셨다. 김장열 트레이너가 오늘은 안승희 대표와 어디로 갈지 술 마실 스케줄을 저녁마다 잡는 모습을 보면서 기가 찼다. 심지어 호텔에서 안승희 대표가 술에 취해 있는 모습도 봤다. 시즌을 앞두고 전지훈련을 간 선수들이 그걸 보고 어떤 생각이 들겠나.”

조성환 감독 시절 김장열 트레이너는 훈련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게 선수단의 증언이다. ⓒ프로축구연맹

훈련장에서 보이지 않는 트레이너
이들은 조성환 감독 재임 시절 그 이상의 권력을 가진 김장열 트레이너가 전혀 제어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단장과 가장 가까운 김장열 트레이너는 트레이너로서의 역할을 전혀 하지 않은 채 단장과 유흥을 즐겼고 직책을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이야기다. 전지훈련 때만 그런 게 아니었다. D선수는 조성환 감독 시절 내내 김장열 트레이너가 훈련장에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AT가 훈련장에 나오지 않는 게 이해가 안 됐다. 김장열 트레이너가 조성환 감독 시절에는 전혀 훈련장에 나오지 않다가 최윤겸 감독이 오고 나서야 훈련장에 나왔다.”

최윤겸 감독 부임 이후 훈련장에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지만 김장열 트레이너는 팀 분위기를 흐트리는 주범이었다. B선수는 경기에서 패한 뒤 침울하게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가 김장열 트레이너를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경기에서 지면 분위기가 정말 좋지 않다. 다들 괴로워하거나 화를 낸다. 그런데 그 분위기에서 김장열 트레이너는 외박 나갈 준비를 해 옷을 갈아입고 나오더라. 감독 눈치를 전혀 보지 않는다는 말이다.” D선수 역시 이 분위기를 기억하고 있다. “패한 건 물론 선수들이 못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선수단이 다 침울한데 벌써부터 외박을 준비하는 모습이 황당하기도 했고 화가 나기도 했다.”

B선수는 더 황당한 이야기를 전했다. “3월에 대구에서 경기를 했는데 동료들이 경기가 끝난 뒤 ‘김장열 트레이너가 경기 도중 벤치에서 졸았다’고 했다. 그래서 ‘그게 말이 되느냐’고 믿지 않았다. 그런데 얼마 뒤 경기에서 그 모습을 직접 봤다. 조성환 감독이 있을 때 제주종합운동장에서 했던 경기였는데 김장열 트레이너가 경기 도중 벤치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더라. 이게 과연 팀을 대하는 트레이너의 태도인지 의문스럽다. 다들 어떻게든 이겨보자고 하고 있는데 정말 기운 빠지는 일이다. 트레이너가 경기 도중 벤치에서 졸고 있는 건 실제로 처음 봤다. 감독 눈치를 전혀 안 본다는 거다.” C선수도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진짜 선수단 분위기에 초를 치는 거다. 그러니 팀이 개판일 수밖에 없다.”

제주의 선수단 부상 방치 논란
여기까지는 태도의 문제일 수 있다. 하지만 더 충격적인 건 이후 선수들의 증언이다. 선수 부상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전력에 큰 손실이 생겼다는 것이다. 선수들은 큰 부상을 당한 정우재의 일을 언급했다. A선수의 말이다. “정우재가 발가락이 다쳐서 크게 부었는데 김장열 트레이너가 ‘괜찮다’면서 계속 치료만 했다. 트레이너가 승인하지 않으면 구단과 협약한 병원에 갈 수 없다. 결국 정우재는 통증을 참으면서 공을 찼다. 그런데 알고 보니 정우재는 뼈가 벌어진 상황이었다. 뼈가 벌어져 있는 상태에서 치료라며 열을 계속 넣으니 이게 더 벌어진 거다. 결국 이 부상으로 정우재는 몇 달을 쉬었다.”

B선수도 정우재 이야기를 언급하며 제주에서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전했다. 그는 백동규를 언급했다. “백동규가 운동을 하다가 다쳤다. 그런데 이때도 김장열 트레이너가 ‘괜찮다’면서 계속 운동을 하게 했다. 당시가 수원삼성과의 중요한 경기였다. 그날 백동규가 경기에 나왔는데 우리가 2-4로 패하면서 강등이 확정됐다. 그리고 그 다음 성남과의 마지막 경기에도 백동규가 나왔다. 트레이너가 괜찮다고 하니 참고 뛰는 수밖에 없었는데 시즌이 끝나고 백동규가 개인적으로 병원에 가 보니 상태가 심해져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 상태에서 두 경기나 내보낸 거다. 제주는 그런 일이 너무나도 많다.”

C선수는 과거 제주를 거쳐간 선수들 이야기를 전했다. “배기종은 제주에서 부상이 심해서 ‘이제는 선수 생활이 끝났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 보라. 배기종은 여전히 경남에서 펄펄 날아 다닌다. 제주가 이렇게 선수 관리가 엉망이다. 요새 호주에서 경기에 나가고 있는 김수범도 제주에서는 부상이 심해 거의 끝났다는 평가를 받는 선수였다. 제주에서 복귀하지 못할 정도라는 평가는 받던 선수들이 다른 팀에 가면 다 경기에만 잘 나온다. 제주 2군에 있던 이건철은 발목이 엄청 부었는데 구단에서 병원은 안 보내주고 마사지만 시켰다. 나중에 병원에 가 검사를 받으니 골절이었다. 골절인데 계속 마사지만 하고 있으니 얼마나 아팠겠나. 그 친구도 제주를 떠나 FC서울로 갔다.”

제주는 섬 팀 특성상 내부 이야기가 밖으로 흘러 나오기 어렵다 ⓒ 프로축구연맹

“‘감독 위의 감독’ 때문에 선수들만 피해”
이들은 하나 같이 선수의 실명을 언급하며 제주 재활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본업을 소홀히 한 채 ‘총감독’으로 군림한 김장열 트레이너가 있다고 주장했다. D는 조심스럽지만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트레이너는 의사가 아닌데 김장열 트레이너는 의사인 것처럼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자기가 진단을 내린다. 어린 선수들은 아예 병원에 갈 엄두도 못 낸다. 일단 통증을 느끼면 1~2주 동안 더 아파야 그때 병원에 데리고 간다. 울산현대는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으쌰으쌰하고 서로 고마워하고 챙겨주는 분위기였다고 들었다. 그런데 제주는 다치면 자기만 손해다. 이게 제주의 분위기다.”

물론 강등의 가장 큰 잘못은 선수들과 감독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또 다른 문제점이 없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제주의 좋지 않은 분위기를 이야기하면서 28년 동안 일해 온 트레이너를 여러 명이 동시에 지목했다는 건 곱씹어 봐야할 일이다. B선수는 이렇게 말했다. “강등은 선수들의 잘못이 가장 크다. 인정한다. 선수들도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감독 위의 감독’이 있어서도 안 되고 누군가 월권을 휘둘러서도 안 된다. 그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축구만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제주가 다시 올라갈 수 있다. 제주는 내부의 일이 너무 밖으로 알려지지 않는다. 그래서 더더욱 이렇게 용기를 내 취재에 협조하는 거다.”

C선수는 김장열 트레이너가 반드시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단 대표와 김장열 트레이너가 과한 친분으로 술을 마시러 다니고 월권을 휘둘러도 구단은 그런대로 지금처럼 돌아갈 수 있다. 자기가 살아남기 위해 윗사람한테 잘 보이는 것도 뭐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이 상황을 해결하지 않으면 선수들이 너무 많은 피해를 본다. 자기가 할 일은 해야 하지 않나. 본업이 의무 트레이너인데 선수들은 챙기지 않는다는 그 사실에 화가 난다. 이게 과연 옳은 일인지 묻고 싶다.” 이들의 용기 있는 발언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김장열 트레이너의 말은 과연 사실일까. ⓒ제주유나이티드

김장열의 반박 “체육회 임원, 구단에서 부른 것”
한편 이 일과 관련해 <스포츠니어스>의 질의에 대해 김장열 트레이너도 반박했다. 김장열 트레이너는 서귀포시 체육회 임원의 클럽하우스 치료실 출입에 대해서는 일부 인정하면서도 카페 여사장의 출입에는 극구 부인했다. “서귀포시 체육회 분들이 어쩌다 한 번 와서 봐달라고 하는 경우는 있다. 사무국이나 코칭스태프에서 부탁해서 온다. 내가 부르는 게 아니다. 그러면 안 봐드릴 수는 없어서 잠깐, 한 번 정도 봐드리는 경우는 있다. 또한 선수들을 치료실 밖으로 내보내고 그 분들을 치료해 준 적은 없다.” 김장열 트레이너의 말이 사실이라면 구단에서 선수들의 치료 목적으로 고용한 이가, 선수들의 치료 목적으로 마련된 곳에서 고위 공무원을 치료했다는 말이 된다.

이어 그는 카페 여사장이 클럽하우스 내 치료실에서 김장열 트레이너의 치료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언급했다. “카페 여사장이 클럽하우스 치료실에 출입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어느 선수가 이런 제보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감정이 쌓여서 악의적으로 말하는 것 같다. 카페 여사장을 클럽하우스 치료실에서 치료해 준 적은 없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 카페 여사장을 클럽하우스 내 치료실에서 봤다는 이들은 여러 명이고 그들은 이 인물을 특정하기도 했다. 손목을 치료하는 걸 봤다고 주장한 이도 있다. 하지만 김장열 트레이너는 이 모든 게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전지훈련 도중 음주는 인정하면서도 훈련장에 출입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전했다. 김장열 트레이너의 반박이다. “태국 전지훈련을 가서 술은 마셨다. 대표님하고도 먹고 다른 분들하고도 먹었다. 그런데 훈련에 나가지 않았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다. AFC에 선수단 건강 검진을 영문으로 번역해서 제출해야 한다. 다른 팀들은 어떻게 해서든 그 자료 제출을 꾸역꾸역하는데 나는 혼자서 그걸 다했다. 그래서 전지훈련 동안 훈련장에 나갈 때도 있고 못 나갈 때도 있었다.” 태국 전지훈련지 치료실에서 훈련 시간에 술에 취해 잠 들어 있던 김장열 트레이너를 목격한 적이 많다는 A선수의 주장과는 상반된다.

제주는 과연 다시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까. ⓒ프로축구연맹

“부상 투혼? 선수의 의지 도와줬을 뿐”
정우재와 백동규의 부상을 키웠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입장을 전했다. “정우재는 다치고 나서 첫 번째 병원에서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서울에 있는 병원을 가지 않았다고 말이 와전된 것 같다. 서귀포의료원에서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단순한 타박이라는 소견을 받았다. 이후 다시 엑스레이를 찍으면서 발가락과 발등에 골절에 생겼다는 게 발견됐다. 그 엑스레이는 다 구단이 보관하고 있다.” 김장열 트레이너는 정우재의 부상과 관련해서는 이 이야기만 반복했다.

김장열 트레이너는 백동규의 부상을 방치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애매한 답변을 내놓았다. “선수 본인과 강등을 앞둔 팀 모두 무리한 측면은 있다. 선수가 ‘해야겠다’는 의지가 있는 상황이라서 할 수 있게 도와줬다. 백동규는 내측 삼각인대와 후견골근 손상 판정을 받았다. 후견골근 손상은 통상 사흘이면 괜찮아진다. 내측 삼각인대 손상은 그것보다는 더 회복이 오래 걸린다.” 그의 답변에 “그러면 백동규는 자신이 내측 삼각인대 손상인 걸 알고도 경기에 임한 것이냐”고 묻자 “백동규가 그 사실은 몰랐다”고 답했다.

결과적으로 백동규는 내측 삼각인대 손상 사실을 시즌 종료 후 알게 됐고 현재 수술을 앞두고 있다. 고통을 참고 뛴 수원삼성, 성남전 당시에는 내측 삼각인대 손상 사실을 전혀 몰랐고 이제 수술대에 오르게 됐다. 선수 본인에게도 악재지만 구단 차원에서도 몸 상태를 파악하지 못하고 선수를 기용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김장열 트레이너의 말 중 “선수가 ‘해야겠다’는 의지가 있었다. 할 수 있게 도와줬다”는 말은 해석하기 어렵다.

제주는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마지막으로 그에게 트레이너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않았고 선수단 분위기를 망쳤다는 주장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그러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제보자가 누구인가. 나한테 감정이 많이 쌓인 것 같다. 본인이 그렇게 느꼈다면 그건 그 사람의 판단 기준이 그런 걸 거다. 사람마다 다 판단 기준이 다른 거 아닌가. 그렇게 따지면 나 또한 선수들이 완전히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나도 선수들을 그렇게 생각할 수 있고 선수들도 나를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고 보는 눈이 다르다. 이런 마당에 선수들을 욕하고 싶지는 않다.”

이를 누군가의 악감정이라고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 그러기엔 충격적인 이야기가 너무나도 일관되게 여러 사람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한편 제주는 안승희 대표이사는 최근 모그룹에 내년 시즌 2부리그에서 새롭게 도전할 팀 구상안을 보고했다. 과연 제주는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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