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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부산=명재영 기자] 황인범의 축구 인생은 이제부터다.

18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EAFF E-1 풋볼 챔피언십 2019(동아시안컵) 남자부 3차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는 전반 28분 황인범이 시원한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터트리며 대한민국의 1-0 승리로 끝났다. 이날 승리로 대한민국은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벤투 감독이 부임한 후 첫 대회 우승이다.

이번 대회를 우승하는 데는 황인범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황인범은 세 경기를 모두 풀타임으로 소화하며 중원에서 공격적인 역할을 잘 수행했다. 득점력도 빛났다. 첫 경기 홍콩전에서 멋진 프리킥 골을 터트렸고 한일전에서는 중거리 슈팅으로 팀에 승리를 안겼다.

2골로 대회 우승에 크게 기여한 황인범은 시상식에서 MVP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작년 아시안게임 우승 이후 개인 경력이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겉과는 달리 좋은 시간만은 아니었다. 올해 열린 대표팀 18경기에서 16경기를 출장하면서 파울루 벤투 감독의 신임을 확실히 얻었지만 외부로부터의 비판이 많았다. 경기력 논란이 일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황인범은 경기 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경기력을 보여주는 건 제 몫이고 선수들의 모습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건 팬들의 권리"라며 "이번 대회가 좋게 마무리됐다고 해서 앞으로 '팬들이 칭찬해주겠지'와 같은 생각보다는 계속 노력해서 축구 인생에서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일본에 대한 자신감도 나타냈다. 황인범은 "아시안게임에서도 상대했지만 일본을 상대로 할 때는 항상 이겨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질 거 같다는 생각을 하고 그라운드에 들어간 적이 없다. 물론 항상 좋은 결과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보다 더 많이 뛰고 생각해서 이기자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자신감 있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황인범은 득점 후 일본 원정 팬들이 위치한 관중석 앞에서 세레머니를 펼쳤다. 황인범은 "따로 생각한 세레머니는 없었는데 득점 순간 선배들이 그동안 한일전에서 해왔던 모습들이 떠올라서 일본 팬들이 있는 관중석 앞으로 갔다. 그런데 일본 팬들 앞에 한국 팬들이 더 많았다. 감사할 뿐이다"고 말했다.

먼 이국땅에서의 소속팀 생활과 다시 월드컵 지역예선이 기다리고 있는 내년이다. 황인범은 "지금까지 성적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원했던 대로는 아니다. 내년에 열리는 경기에서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특히 홈에서 열리는 경기는 무조건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하자고 선수들과 이야기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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