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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부산=김현회 기자] 부산아이파크 김치우가 16년의 프로 생활을 하면서 처음 경험해 본 승격 심정을 전했다.

부산은 8일 창원축구센터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019 경남FC와의 원정 2차전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1차전 홈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던 부산은 이로써 1,2차전 합계 1승 1무로 감격적인 K리그1 승격에 성공했다. 부산은 이전 두 차례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밀려나며 승격 3수 도전 끝에 승격을 이뤄냈다.

이날 김치우는 왼쪽 풀백으로 출장해 45분을 소화했다. 지난 경남과의 1차전에서 입은 근육 부상으로 전반전만을 소화한 뒤 박준강과 교체됐다. 하지만 김치우는 이날 경기뿐 아니라 올 시즌 내내 부산의 측면을 책임졌다. 그는 올 시즌 정규리그 23경기에 나와 4도움을 기록하며 베테랑의 면모를 유감 없이 과시했다. 1983년생으로 올해 37세인 그는 전성기 시절 못지 않은 활동량을 선보였다.

경기 후 만난 김치우는 “이겨서 기분이 좋다”면서도 “선수들과 끝까지 함께 하고 싶었는데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전반전만 뛰게 돼 아쉽다. 1차전 경기가 끝나고 근육이 좋지 않았다. 오늘 끝까지 하지 못한 건 내 자신에게 아쉽다”고 말했다. 김치우는 이날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한 걸 아쉬워할 정도로 여전히 경기력이 좋다.

그는 “지난 해 부산으로 이적해 2년 연속 플레이오프를 경험했다”면서 “우리 팀에는 플레이오프를 세 번, 네 번 경험한 선수들도 있다. 그 선수들을 통해 우리가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이긴 적이 없다고 들었다. 1차전에 실점하지 않으면 이기지 못하고 비기더라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우리가 1차전에서 무실점 무승부를 거뒀다. 원정에서 한 골만 넣으면 올라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치우는 37세의 베테랑이다. 은퇴를 떠올려도 전혀 어색할 게 없는 나이다. 그는 이 적지 않은 나이에 다시 1부리그에서의 도전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김치우는 “은퇴할 나이가 되니까 은퇴는 1부리그에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1부리그에 다시 갈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 아직 내년 시즌을 상상해 보지는 않았지만 지금 떠올려보니 1부리그에 다시 설 수 있게 된다면 너무 기쁠 것 같다. 친정팀인 서울과 경기를 한다면 기분이 묘할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2004년 인천유나이티드에서 데뷔해 프로에서만 16번의 시즌을 소화했다. K리그에서만 380경기에 출장했다. 하지만 그에게도 이런 승격은 처음이다. 김치우는 “프로에서 우승은 많이 해봤는데 승격은 처음이다”라면서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 2부리그에서 1부리그로 올라간다는 건 대단히 간절한 일이다. 우승할 때도 기분이 좋았지만 승격도 우승 못지 않게 값지다”고 표현했다.

김치우는 “내년까지는 현역 생활을 하고 싶다. 38세까지는 해보겠다고 다짐했다”면서 “늦은 나이에 2부리그로 내려와 현역 생활을 마무리하고 있었는데 다시 1부리그에 올라갈 기회가 생겼다. 처음 2부리그로 내려올 때 부산에서 나를 필요로 하고 찾아주셨다는 점을 감사하게 생각했다. 다시 1부리그로 올라가면 2부리그보다는 뛰어난 선수들이 많을 것이다. 나도 경쟁하려면 더 많이 준비해야 한다. 생각만 해도 설레는 일이다. 이제부터 잘 준비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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