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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그랜드힐튼호텔=조성룡 기자] 수원FC 치솜 대신 수상하게 될 주인공은 누구일까.

2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어워즈 2019에는 K리그2의 특급 외국인 선수 한 명이 불참했다. 바로 수원FC 치솜이었다. 올 시즌 수원FC에 입단한 치솜은 33경기에 출전해 18골 1도움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K리그2에서는 최고 수준의 플레이를 보여준 셈이다. 비록 팀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치솜의 플레이는 수원FC에 힘이 됐다.

이번 시상식에서도 치솜의 가치는 후보 명단을 통해 그대로 드러났다. 시상식에서 치솜은 K리그2 MVP와 베스트11 공격수 부문 후보로 동시에 선정됐다. 팀 성적이 좋지 않아 MVP의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지만 K리그2 베스트11 수상 가능성은 제법 높다고 예상됐다. 하지만 치솜은 시상식장에 끝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불참했다.

알고보니 치솜은 중국에 가 있었다. 이날 시상식에 참석한 팀 동료 백성동은 "중국으로 이적하려고 그러나…"라고 걱정을 하다가 "여자친구와 많은 사진을 찍은 것을 보니 여행을 간 것 같다"라고 씩 웃었다. 그리고 백성동은 "치솜이 만약에 자기가 상을 타게 될 경우 대리수상을 해달라고 하더라. 그래서 치솜이 상을 받으면 우리 팀 선수가 올라가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날 수원FC에서는 백성동과 함께 조유민이 참석했다. 두 선수 모두 베스트11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그렇다면 둘 중 한 명이 대리수상을 해야했다. 먼저 조유민에게 대리수상 여부를 물었다. 그러자 그는 "사실 내가 아니라 선배인 백성동이 대리수상을 하는 게 맞는 것 같다"라면서 "하지만 (백)성동이 형이 나보고 대리수상하라고 한다면 내가 나가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멋쩍게 웃었다.

그렇다면 공은 이제 백성동에게 넘어갔다. 그에게 물어보니 단 한 치의 고민도 없이 대답이 나왔다. "(조)유민이가 나갈 것이다. 나는 상 타러 온 것이 아니라 축하해주러 온 것인 만큼 아래에서 박수 열심히 치겠다." 만일 치솜이 상을 탈 경우 치솜의 '아바타' 역할은 조유민이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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