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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울산=김현회 기자] 포항스틸러스 김광석이 동해안 더비에서 울산현대를 잡은 뒤 밝게 웃었다.

포항은 1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울산현대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19 최종전 원정경기에서 4-1 완승을 챙겼다. 이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포항은 올 시즌을 16승 8무 14패 승점 56점으로 마무리했다. 올 시즌 4위의 성적이다. 하지만 울산의 우승을 극적으로 막아내면서 리그 판도를 바꿔놓았다.

경기 후 만난 포항 김광석은 밝은 모습이었다. 6년 전 그 역사적인 현장에서 뛰었던 포항 선수 중 유일하게 아직도 포항에 남아있는 건 김광석 뿐이다. 그는 “포항이 번번이 울산 발목을 잡고 있다”면서 “나 때문에 그런가 이제 빨리 은퇴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가 지난 서울과의 경기부터 경기력이 좋았다”면서 “오늘은 마지막까지 재미있게 하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패스 실수를 해도 괜찮다고 말했다”고 부담없는 경기였음을 전했다.

김광석은 “울산에는 미안한 결과다”라면서 “그래도 우리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오늘 승리를 거두니 꼭 우리가 우승한 거 같다. 감독님께서는 ‘내년에는 꼭 우승하자’고 말씀하셨다. 이 분위기를 내년 시즌에도 이어자고 싶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늘 이기려고 하는 의지가 우리에게 보였다”면서 “우리 선수들의 투지가 예전보다 더 좋아졌다. 울산이 그걸 힘들어했다”고 덧붙였다.

김광석은 이날 후반 골을 기록했지만 VAR 판독에 의해 골이 취소됐다. 김광석의 슈팅 이전 일류첸코가 파울음 범했다는 이유에서였다. 김광석은 지난 33라운드 울산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울산 서포터스를 도발하는 세리머니를 했다는 이유로 1천만 원 제재금의 징계를 당한 바 있다. 이날 비록 골이 취소되기는 했지만 김광석은 득점 이후 입으로 손을 막는 시늉을 하며 징계에 대한 무언의 항의를 했다.

김광석은 “VAR로 골이 취소된 이후에 크게 심리적으로 흔들리지는 않았다”면서 “동료들이 너무 욕을 해서 그걸 자제시키는 게 오히려 더 힘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울산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김광석은 “돈을 많이 투자한 팀이 이기고 우승해야 하는 게 맞다”면서 “울산이 그랬다.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하는 일이다. 울산에는 미안하다”고 거듭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포항의 한 시즌을 돌아봐달라는 질문이 나오자 김광석은 “좋게 말해야 하나? 나쁘게 말해야 하나?”라고 반문하더니 “김광석이 경기장에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가 있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 채 쿨하게 선수단 버스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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