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부산=조성룡 기자] FC안양 김형열 감독은 울먹였다.

30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19 승격 플레이오프 부산아이파크와 FC안양의 경기에서 원정팀 안양은 후반 부산 호물로에게 선제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패배, 올 시즌을 아쉽게 마감했다. 안양은 전반전 주도권을 잡으며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후반 김상원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한 것이 뼈아팠다.

경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안양 김형열 감독은 "1년 동안 고생한 것이 오늘로 끝이라 마음이 좀 그렇다"라면서 "우리 선수들 정말 열심히 해줘서 여기까지 왔다. 좀 더 분발해서 내년에는 좋은 성적을 거두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안양은 전반전부터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전반전에 승부를 결정지을 기회도 몇 차례 잡았다. 김 감독 또한 "전반전 득점을 놓친 것이 아쉽다"라면서 "나는 사실 후반전에 두 골은 넣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프타임에도 그렇게 말했다. 수비가 잘 버텨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후 예상치 못한 변수에 무너졌다. 나부터 무너졌다. 감독이 무너지니 선수들은 오죽하겠는가"라고 말했다.

안양에 등장했던 변수는 김상원의 경고누적 퇴장이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정신적으로 무너지는 상황일 수 밖에 없다"라면서 "수적 열세에 놓여 열심히 뛰더라도 심적인 부담감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역시나 골을 먹고 말았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 정말 최선을 다했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대량 실점을 하지 않고 버틴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제 안양의 2019 시즌은 마감했다. 창단 첫 승격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성과도 만들었다. 김 감독은 "이제 올해는 다 잊겠다"면서 "보강할 선수들은 보강하고 내일부터 다시 내년 시즌을 생각하겠다. 지금까지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느라 모든 사람들이 고생했다. 열심히 내년 잘 준비해서 정말 고생하는 서포터스들의 열정적인 응원과 함께 좋은 성적을 거두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안양의 1년과 함께 '프로 감독' 김형열의 첫 번째 시즌도 끝났다. 그는 "프로 팀 수석코치만 하다가 감독을 했다. 솔직히 감독들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또 한 번 느꼈다. 선수들과 소통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책임이라는 것이 어깨를 짓눌렀다. 앞으로도 열심히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장에 들어온 이후 안양 김형열 감독은 계속해서 감정을 쉽게 추스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기자회견 도중 눈가는 촉촉했고 이야기를 하다가 잠시 멈추고 감정을 정리하는 모습이 계속해서 보였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김 감독은 다시 한 번 자리에서 일어나 "감사하다"라는 90도 인사를 한 뒤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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