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팬들은 경기 시작 한참 전부터 응원을 시작했다.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울산=김현회 기자] 올 시즌 K리그1 챔피언을 가리는 경기가 될 수도 있다. 23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지는 하나원큐 K리그1 2019 울산현대와 전북현대의 경기는 올 시즌 우승컵을 놓고 펼치는 치열한 맞대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승점이 3점 앞서 있는 울산은 이 경기에서 승리하게 될 경우 리그 최종전 포항과의 경기와 상관없이 우승을 확정 짓는다. 무려 14년 만의 우승이다. 비길 경우 최종전에서 유리한 입장으로 경기를 펼칠 수는 있지만 우승 확정을 마지막까지 미뤄야 한다. 전북은 울산전을 반드시 잡고 마지막 대반전을 노린다. 상황에 따라 이 경기에서 우승이 확정될 수도 있다.

경기 전부터 프로축구연맹과 울산 구단, 팬들은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울산은 혹시라도 이 경기에서 우승을 확정지을 경우에 대비해 오전부터 우승 세리머니 리허설을 했다. 이날 평소보다 관중을 한 시간 이른 12시부터 받기로 해 관중이 없는 11시부터 우승했을 경우를 대비해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설레발’이 될 수도 있어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은 대단히 조심스러웠다.

프로축구연맹도 ‘진품’ 우승 트로피를 챙겨왔다. 지난 시즌 우승팀인 전북현대가 보유하고 있던 진품을 반납 받은 연맹은 울산까지 이 귀한 트로피를 모셔왔다. 이날 경기에서 트로피의 주인이 결정될 수도 있고 마지막 라운드까지 가 봐야 결정될 수도 있다. 연맹 관계자는 “우리는 리그 흥행을 위해 마지막 경기까지 가는 게 좋기도 하지만 그럴 경우에는 울산과 전주에 두 개의 트로피를 보내야 한다”고 걱정했다.

만약 이런 상황이 펼쳐진다면 어떻게 될까. 울산과 전북은 각각 내달 1일 포항과 강원을 상대로 안방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이럴 경우 연맹에서는 한 경기장에는 진품 트로피를, 또 다른 한 경기장에는 가품 트로피를 준비하기로 했다. 연맹 관계자는 “둘 다 진품 트로피를 만드는 건 예산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웃었다. 아직 어느 쪽으로 진품 트로피가 향하게 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이 경기를 중계하는 방송사도 구단, 연맹과 소통 중이다. 중계를 맡은 KBS에서는 이 경기가 ‘사실상의 결승전’이라는 느낌을 주고 싶어 한다. 선수들이 경기장에 입장하기 전 우승 트로피를 경기장에 배치해 그 느낌을 더 극대화하자고 연맹에 전달했다. 그래야 방송에서의 ‘그림’도 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맹은 다소 난감해 하고 있다. 이 경기에서 울산이 이기면 결승전이 맞지만 전북이 이기면 결승전이 아니라 한 경기를 더 미뤄야 하기 때문이다.

이 경기를 온전히 ‘결승전’이라고 경기 전부터 홍보하기에도 애매하다. 연맹에서는 우승 트로피를 경기 전에는 공개하지 않고 혹시라도 울산이 우승하게 될 경우 경기가 끝난 뒤 공개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입장이다. 현재까지도 연맹과 방송사는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울산 팬들은 경기장을 둘러싸고 응원가를 부르며 14년 만의 우승 트로피 탈환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미 꽃가루도 준비됐고 우승 트로피도 현장에 도착했다.

이 모든 축제가 오늘 벌어질 수 있을지, 다음 경기로 미뤄질지는 이 경기의 승패에 달렸다. K리그1 우승 트로피를 놓고 펼치는 울산과 전북의 치열한 승부는 오늘(23일) 오후 3시부터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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