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강 잔도배 전국유소년클럽축구대회의 모습

[스포츠니어스 | 단양=김현회 기자] 단양군축구협회 장영진 회장은 인구 3만의 소도시 단양의 생존법을 유소년 축구에서 찾고 있었다.

16일 충북 단양에서 제1회 단양강 잔도배 전국유소년클럽축구대회가 개막했다. 이 대회는 단양군과 월간축구사커뱅크가 주최하고 단양군축구협회와 월간축구사커뱅크, 단양군, 단양군의회, 단양군체육회, JOMA 코리아, ㈜피파스포츠가 후원하는 대회로 이틀간 열릴 예정이다. 단양군 공설운동장과 생태체육공원, 매포체육공원, 한일시멘트잔디구장 등 네 개 경기장 10면의 잔디에서 경기가 펼쳐진다.

대회장에서 만난 장영진 회장은 어린 선수들의 경기에 집중하고 있었다. 이 대회는 U-8세부터 U-9, U-10, U-11, U-12 등 다섯 개 리그로 나눠 90개 팀 1,200여 명의 선수가 참여한다. 장영진 회장은 대회 본부가 위치한 단양군 공설운동장에서 네 개 경기장 소식을 전해 들으며 대회 운영을 진두지휘했다. 잔도배는 이번이 처음이지만 여러 유소년 축구대회를 개최한 경험이 그대로 녹아들었다.

장영진 회장은 “1년에 단양군에서만 유소년 축구대회와 풋살 대회 등 전국 규모 대회를 네 번이나 연다”면서 “2월 말에 조마컵 단양팔경배 대회를 하면 3~4일 동안 120개 팀이 출전한다. 이 대회만 10년째 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6월에는 단양소백산 철쭉배 풋살대회를 개최한다. 이 대회는 어린 아이들부터 성인, 여성까지 참가할 수 있다”며 “3대3 대회부터 시작해서 4대4, 5대5 대회 등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장영진 회장은 “풋살대회는 자체적인 경기를 펼치다가 대한풋살연맹과 연결돼 계속 대회를 열고 있다. 벌써 20년 가까이 해 왔다”면서 “유소년축구연합회와 1월 방학 중에 120개 팀이 단양에서 4박 5일가량 대회를 한 번 더 열 예정이다. 잔도배까지 포함하면 1년에 전국 규모의 대회를 네 번이나 개최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스포츠 소외 지역이던 단양은 이렇게 유소년 축구, 풋살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

단양군축구협회와 단양군이 이렇게 유소년 대회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장영진 회장은 유소년 축구대회의 확장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우리 단양군은 인구가 3만 명밖에 안 되는 소도시다. 엘리트 체육도 열악하다”면서 “군 전체 초등학생이 150명이 안 된다. 수원삼성 박성배 코치가 단양 출신이고 울산현대 골키퍼인 김승규의 부모님도 단양 출신이다. 하지만 앞으로 엘리트 체육을 더 성장시키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더 이런 유소년 클럽 축구 대회에 집중하게 됐다”고 말했다.

장영진 회장은 “단양은 관광도시다. 외부에서 손님이 많이 와야한다”면서 “이렇게 대회를 열면 지역내 숙박업, 요식업 등을 활성화 할 수 있다. 엘리트 팀들이 참여하는 대회도 열어보고 충청북도 협회장기 대회도 여기에서 해봤는데 유소년 클럽 축구나 풋살 만큼 사람이 많이 오는 대회가 없다. 중학생, 고등학생 선수들은 버스 한 대로 와서 경기만 하고 가다보니 경제적 효과는 별로 없었는데 유소년 클럽 축구대회를 하면 학부모들이 보통 선수 한 명당 한 명씩은 따라 오신다. 유소년 클럽 축구대회는 그 효과가 엄청나다”고 강조했다.

단양군처럼 인구 부족과 저출산 문제로 고민에 빠진 지자체는 외부 행사, 특히 대규모 인원을 며칠 간 모을 수 있는 행사가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단양군은 유소년 클럽 축구대회로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단양군 내 숙박 시설은 주말 관광객과 단양강 잔도배 전국유소년클럽축구대회 참가자 및 학부모들도 북새통을 이뤘다. 숙박 시설의 빈 방은 찾아볼 수 없었고 식당 마다 전세 버스를 이용한 단체 손님으로 북적였다. 인구 3만 명의 작은 도시는 축구 하나로 이렇게 시끌벅적해졌다.

단양군축구협회 장영진 회장은 유소년 클럽축구의 영향력에 대해 설명했다. ⓒ스포츠니어스

단양군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그 해법을 찾았다. 단양군은 지역의 70% 이상이 산이고 계곡도 많다. 평지를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장영진 회장은 “우리가 경주나 김해, 합천처럼 인조잔디 구장을 10면씩 쫙 마련해 놓기가 어렵다. 엘리트 축구 고등학교 왕중왕전 등도 섭외가 왔었지만 경기장 인프라 자체가 안 된다”면서 “하지만 유소년 경기는 한 경기장을 여러 개로 쪼개 경기할 수 있다. 이렇게 네 개 경기장을 쪼개 10군데에서 동시에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했다”고 비결을 소개했다.

장영진 회장은 “단양군의 약점도 있지만 우리는 우리의 장점을 100% 활용하고 있다”면서 “지역이 크지 않아 다른 경기장들도 5분에서 10분이면 이동이 가능하다. 또한 수도권에서 오시는 분들이나 남쪽 지방에서 오시는 분들도 다 두 시간 내로 도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양에 워낙 볼거리가 많기 때문에 오셔서 운동도 즐기고 힐링할 수 있는 코스도 잘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도 단양에는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러 온 이들이 하늘 곳곳에서 눈에 들어왔다.

단양군축구협회는 앞으로도 욕심 내지 않고 준비한 이 네 개 대회를 착실히 운영할 것이라는 약속을 했다. 장영진 회장은 “네 개의 전국대회를 열고 중간에는 생활체육대회와 자체 협회장기 대회, 주말리그 등을 한다”면서 “앞으로 대회 개수를 더 키우기에는 무리가 있다. 대신에 이 기존 대회를 꾸준하게 이어가려고 한다. 단양강 잔도배 전국유소년클럽축구대회는 이틀 동안 소화하려니 쉬는 시간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앞으로는 대회 규모를 키우고 대회 기간을 늘려 선수단과 학부모들이 단양군을 더 둘러볼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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