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현대제철 7년 연속 우승에 숨겨진 비결은 안양 팔라시오스?


ⓒ 대한축구협회 제공

[스포츠니어스|인천=조성룡 기자] 인천현대제철의 우승에는 이런 ‘디테일’도 숨어 있었다.

11일 인천 남동럭비경기장에서 열린 2019 WK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 인천현대제철과 수원도시공사의 경기에서 인천현대제철이 후반 터진 따이스의 선제 결승골에 힘입어 수원도시공사를 1-0으로 꺾었다. 1차전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한 인천현대제철은 2차전 승리에 힘입어 WK리그 7년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 달성에 성공했다.

이날 많은 사람들은 한국 축구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인천현대제철의 경기력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인천현대제철이 2019시즌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선수들 외에 많은 사람들의 노력 또한 함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특히 1, 2차전 180분 동안 단 한 골 차로 승부가 엇갈렸기에 이번 우승은 더욱 소중할 수 밖에 없다. 인천현대제철의 우승을 위해 뒤에서 노력한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 중 <스포츠니어스>는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에 주목했다.

묘한 기시감 드는 음악, 도대체 정체가 뭐지?
챔피언결정전 2차전 경기 전 인천 남동럭비경기장에서는 양 팀의 선수들이 나와 몸을 풀고 있었다. 선수들이 워밍업을 하러 경기장에 입장할 때와 몸을 풀고 있는 도중에는 선수들의 리듬을 끌어 올릴 만한 경쾌한 음악이 나오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날 남동럭비경기장에 울려퍼진 노래는 낯설면서 묘하게 귀에 익었다. 에미넴의 ‘Lose Yourself’ 정도만 익숙할 뿐 나머지는 분명 제목도 모르는 음악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익숙하다.

벌써 몇몇 축구계 관계자들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어디서 들어본 음악인데?’ 남미 계열로 추정되는 이 음악들은 경쾌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듣기 어려운 음악인 것도 분명했다. 다들 이 기시감의 원인을 찾으려고 애를 쓸 때 응원을 유도하는 장내 아나운서의 힘찬 목소리가 들렸다. 그 때 다들 무릎을 탁 치고 말았다. ‘아, FC안양이었구나.’

올 시즌 K리그2 FC안양은 경기 전 장내에 트는 음악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독특하기 때문이었다. 대부분의 구단들은 직접 만든 응원가를 틀거나 사람들에게 비교적 친숙한 K-팝 등을 경기장에서 튼다. 하지만 안양은 달랐다. 영어도 아닌 스페인어 또는 포르투갈어가 난무한 음악을 주로 선곡했다. 알고보니 선곡하는 사람이 다른 구단과 달랐다. 그는 바로 팔라시오스였다.

작은 마음이 모여 큰 우승을 만들었다
2019시즌 정규리그에서 10골 6도움으로 활약했던 팔라시오스는 평소 경기 전 몸을 풀 때 자신이 듣고 싶은 음악을 구단이 틀어주기를 원했다. 그래서 그는 구단에 건의를 했고 구단은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 이후로 브라질 출신 가수이자 래퍼인 MC 케비뇨와 피오티 등 남미 가수들의 음악이 안양종합운동장에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팔라시오스의 경기력에도 많은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이 과정을 바로 옆에서 지켜본 한 인물이 있었다. 바로 FC안양의 목소리 이인철 장내 아나운서였다. 그는 팔라시오스가 경기에 집중하기 위해 어떤 곡을 선곡하는지 관심 있게 지켜봤다. 그리고 기억해두고 있었다. 공교롭게도 이 아나운서는 안양의 장내 아나운서지만 여자축구에서도 제법 잔뼈가 굵은 아나운서다. 그리고 지금은 인천현대제철의 장내 아나운서를 담당하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 아나운서는 경기 전 인천현대제철 선수들에게 무언가 힘을 주고 싶었다. 특히 팀의 에이스인 따이스와 비야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고 싶었다. 특히 비야는 강행군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는 중국 충칭에서 열린 브라질 대표팀 경기 일정을 소화하느라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 불참한 이후 2차전 당일 귀국해 곧바로 선발 출전했다. 그 때 그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이 바로 팔라시오스였다.

이 아나운서는 응원의 메시지를 담아 팔라시오스가 선곡했던 음악을 남동럭비경기장에 틀었다. 같은 남미 선수인 만큼 친숙한 노래를 듣고 힘을 내주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그 진심이 통했을까. 따이스와 비야는 후반 27분 팀의 우승을 결정짓는 선제 결승골을 합작하며 그의 응원에 제대로 보답했다. 이렇게 인천현대제철의 우승은 선수들 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모여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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