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아산=조성룡 기자] FC안양 알렉스는 짐짓 엄살을 부리면서도 자신감 넘쳐 보였다.

9일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19 아산무궁화와 FC안양의 경기에서 안양이 전반전에만 무려 네 골을 몰아넣는 괴력을 발휘하며 김민석의 만회골에 그친 아산을 4-1로 제압, 승점 3점을 획득하고 올 시즌 K리그2 3위를 확정 지었다. 승격 준플레이오프 홈 경기 개최권도 따냈다.

이날의 백미는 안양의 알렉스였다. 알렉스는 전반전 킥오프 이후 얼마 되지 않아 정확한 중거리 슈팅으로 팀의 첫 번째 골을 뽑아냈다. 이 골은 K리그 통산 최단 시간 골 공동 10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K리그2로 한정했을 때는 공동 2위다. 1위는 FC안양 소속 김대한이 2016년 서울이랜드를 상대로 23초 만에 뽑아낸 골이다. 알렉스는 골만 넣지 않고 종횡무진 아산의 수비진을 공략하며 4-1 대승의 일등공신으로 활약했다.

경기 후 <스포츠니어스>와 만난 안양 알렉스 또한 자신의 골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경기에서 승리해 기쁘고 3위를 차지할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면서 "나도 이렇게 빨리 골을 넣은 적은 처음이다. 무언가 기록을 세우는 것은 항상 기분이 좋다. 팀의 승리와 함께 기록 수립을 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라고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안양도 이번 2019시즌을 잊을 수 없지만 알렉스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지난 2018년 수원FC에 입단하며 K리그에 발을 들인 알렉스는 두 시즌 만에 승격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게 됐다. 그는 "올해 1년 동안 안양이 준비를 잘했고 그 결과를 얻어낸 것 같아 기쁘다"면서 "1년 동안 힘들어도 다같이 노력하고 하나가 된 덕분에 승격 준플레이오프를 가는 등 목표를 이뤘다고 생각한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이어 예상치 못한 발언을 했다. 알렉스는 "나도 나이가 있기 때문에 남은 축구 인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분명 길지는 않을 것이다"라면서 "내 상황을 알기 때문에 나의 마지막 축구 인생에서 좀 더 좋은 커리어를 쌓고 싶다. 이번 골도 마찬가지다. 25초 만에 골을 넣은 것은 기록의 하나이기 때문에 내 커리어에도 남을 수 있다. 이런 것이 기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알렉스의 경기력은 전성기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였다. 알렉스는 지치지 않고 쉼없이 상대를 공략했다. 알렉스의 발언에 의문을 제기하자 그는 유쾌하게 농담으로 받아쳤다. 알렉스는 웃으면서 "한국은 운동이 너무 힘들어서 내게 한계가 오고 있다"라고 말한 뒤에 "물론 농담이다. 나도 선수 생활을 오래 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올 시즌 안양은 막강한 공격력을 보여줬다. 알렉스-조규성-팔라시오스로 이어지는 삼각 편대는 K리그2에서 쉽게 막는 팀이 없었다. 알렉스는 그 비결에 대해 "콜롬비아, 브라질, 한국 사람이 어우러진 덕분에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면서 "처음에는 서로 발이 맞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약이었다. 우리 세 명이 굉장히 노력을 많이 했다. 이제는 세 명이 함께 있으면 막강한 공격력을 계속해서 보여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제 안양과 알렉스는 승격 준플레이오프에서 부천을 만난다. 부천에는 알렉스와 같은 브라질 출신 닐손주니어와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말론이 버티고 있는 팀이다. 마지막으로 알렉스는 "닐손주니어는 한국에 오래 있으면서 한국의 스타일도 잘 알고 플레이오프 경험도 풍부하다. 나는 이번이 첫 플레이오프다"라면서 "하지만 그런 것은 상관 없다. 경기장에서 무조건 최선을 다하겠다. 안양이 이긴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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