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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K리그2는 K리그1보다 시즌을 일찍 마무리한다. 일찍 방학을 맞는 K리그2 팀들은 9일부터 기나긴 휴식기에 들어간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 팀은 9일 열리는 경기가 마지막이다. 팀들은 대부분 일찌감치 해산한다. 한 시즌 동안 고생했는데 경기가 끝난 마당에 선수들을 숙소에 잡아둘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외국인 선수는 시즌이 끝나면 곧바로 고국으로 돌아간다.

반면 K리그1은 아직 마무리되려면 시간이 꽤 남았다. FA컵 결승전과 A매치 휴식기 때문에 잠시 휴식기에 들어갔고 리그 최종전은 12월 1일에 펼쳐진다. 혹시나 승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팀들은 12월 중순까지도 시즌에 임해야 한다. 이건 K리그2에서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는 팀들도 마찬가지다. 상황에 따라 휴식 돌입이 팀마다 한 달 가까이 차이가 난다.

승격과 강등,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티켓 확보 등으로 저마다 간절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그런데 유독 여유로운 한 팀이 있다. 바로 광주FC다. 올 시즌 K리그2에서 독주를 거듭하며 일찌감치 내년 시즌 승격을 확정지은 광주FC는 9일 대전시티즌과의 원정경기를 끝으로 시즌을 마감한다. 우승과 승격을 이뤄냈으니 당장 시즌 마감 다음 날부터 파격적인 휴식을 부여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광주는 시즌이 끝난 뒤에도 3주 가까이 숙소인 목포축구센터에서 훈륜을 이어갈 예정이다. 치를 경기도 없는데 왜 이렇게 방학을 늦출까. 이건 박진섭 감독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 내년 시즌부터 K리그1 팀들과 경쟁해야 하는 광주가 K리그1 팀들과의 훈련 사이클이 같아야 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제 광주도 K리그1 팀인데 K리그1 팀들의 스케줄을 그대로 따라야 내년 시즌 적응이 쉽다는 게 박진섭 감독의 주장이다. 일리가 있다.

광주는 이 시기 동안 목포축구센터에서 훈련을 하며 이사를 준비한다. 광주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 가변석을 설치하며 내년 시즌을 준비 중인 광주는 이 부지에 클럽하우스도 함께 짓고 있다. 대대적인 이사를 해야한다. 광주는 다른 팀들이 치열하게 승격과 생존,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위해 싸우는 동안 좋은 분위기 속에서 훈련하며 새 집 입주의 설렘도 느낄 계획이다. 구단 관계자는 “감독님이 올 시즌 선수단 휴가 시기를 늦추자는 이야기를 했을 때 ‘와 이런 세심한 부분도 놓치지 않는구나’라고 감탄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광주는 K리그1이 끝날 때까지 훈련을 하다가 선수들에게 휴가를 부여할 계획이다. 그리고 국내에서 1차 전지훈련을 갖고 2차 해외전지훈련을 떠날 예정이다. 2차 전지훈련 장소로는 터키가 유력하다. 그리고 이들은 2차 전지훈련이 끝나면 새로운 클럽하우스에 입주한다. 비록 휴가는 줄었지만 광주는 이렇게 세밀한 부분까지도 벌써 1부리그를 따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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