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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서울월드컵경기장=홍인택] 꾸준히 두드린 끝에 결국 한 팀만 웃었다. 울산현대와 FC서울의 하나원큐 K리그1 2018 36라운드 경기는 김보경이 왼발 프리킥 골로 1-0으로 앞서며 승리했다.

두 팀 모두 '주포'가 빠진 상황이었다. 울산은 주니오가 경고 누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FC서울이 야심차게 데려온 페시치는 하반기 이후 부상과 경기력 회복을 이어오다가 결국 이날도 결장하며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신 울산과 서울은 김보경과 박주영 등 플레이메이커들에게 기대를 걸었다.

김보경과 박주영은 모두 팀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두 사람이 공을 잡을 때마다 기대감이 생겼다. 그러나 두 팀 모두 주포가 빠진 상황에서 득점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 있었다. 박주영과 김보경 모두 조금은 이타적인 모습을 보여준 경기였다. 김보경은 주민규를 비롯한 다른 선수들에게, 박주영은 주로 조영욱과 박동진, 혹은 고광민에게 기회를 주는 모습이 여러 차례 보였다.

두 선수 모두 팀의 공격을 이끄는 모습이었다. 주포가 빠진 두 팀에서 두 선수의 존재감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연계로 차이를 만드는 두 사람의 능력에 이의를 제기할 이들은 거의 없다. 대신 이들을 가장 많이 도와준 선수들에서 차이가 났다. 박주영을 돕는 이는 주로 이명주였다. 조영욱과 고광민도 노력했지만 이날 서울에서 박주영을 제외하고 가장 두각을 나타냈던 미드필더는 단연 이명주다. 이명주는 서울이 잃어버린 기동력을 채워주는 역할을 해냈다.

반면 울산의 경우는 공수 모두 김보경을 도와주는 모습이 있었다. 김보경이 공을 운반할 때 주민규와 김인성은 위협적인 위치를 향해 달렸다. 뒤에서는 믹스와 박용우가 김보경을 꾸준히 받쳐주는 모습이었다. 김태환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김보경을 돕는 모습이었다. 김보경과 박주영을 비교했을 때, 어쩌면 박주영이 좀 더 외롭다고 느껴지는 장면이 더러 있었다.

결국 마지막에 웃은 쪽은 김보경이었다. 박주영도 고군분투했지만 직접 슈팅을 노릴 만한 위치에서 프리킥이 없었다는 점이 차이점이라면 차이점이었다. 울산은 후반 35분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 기회를 얻었다. 평소 주니오와 신진호가 차던 프리킥 자리에는 김보경이 있었다. 위치도 딱 왼발로 차기 좋은 위치였다. 결국 김보경의 프리킥은 채찍처럼 오른쪽 골문 구석에 꽂혔다. 이날 경기의 결승골이었다.

두 선수의 존재감이 확연히 드러났던 경기였다. 차이를 만들 수 있는 플레이메이커의 존재는 팬들에게 기대감을 심어준다. 김보경은 이제 울산의 우승을 위해 뛴다. 박주영은 여전히 FC서울의 명예 회복을 위해 뛰고 있다. 두 선수들이 가진 목표의식이 현실로 이루어지려면 아직 두 경기가 남았다. 두 선수를 시즌 끝까지 계속 지켜봐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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