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명예’ 기로 앞에 선 서울이랜드의 2019시즌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니어스|천안=조성룡 기자] 서울이랜드의 2019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한다.

지난 26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19 서울이랜드와 대전시티즌의 경기에서 홈팀 서울이랜드는 대전 안토니오에게 두 골을 허용했지만 원기종과 권기표가 골을 넣으면서 2-2 무승부를 기록, 승점 1점씩 나눠갖는데 만족해야 했다. 이번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한 서울이랜드는 대전과의 승점 차를 줄이지 못하면서 올 시즌을 최하위로 마감할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이랜드의 올 시즌은 사실상 끝난 것처럼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K리그2에서는 강등이 없다. 오직 승격 밖에 없다. 승격 플레이오프와 멀어진 팀들에 시즌 후반이란 맥 빠질 수 있는 일정이었다. 서울이랜드도 그 중 하나였다. 하지만 서울이랜드는 제법 비장한 표정이었다. 단순히 올 시즌 천안에서 마지막 홈 경기를 치르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들에게는 제법 자존심이 걸린 한 판이었다. 바로 ‘탈꼴찌’였다.

대전전이 열리기 전까지 서울이랜드는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5승 9무 19패 승점 24점이었다. 공교롭게도 바로 위가 대전이었다. 대전은 7승 9무 17패 승점 30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세 경기가 남은 서울이랜드가 따라잡을 수 있는 유일한 상대는 대전이었다. 8위 수원FC는 승점 40점이다. 16점 차를 따라잡는 것은 불가능하다. 일단 대전이라도 잡아야 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무엇보다 ‘꼴찌’를 벗어나는 것이 중요했다. 올 시즌 서울이랜드가 최하위를 확정지을 경우 2년 연속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뒤집어쓰게 된다. 2013년 K리그 챌린지가 탄생하면서 출범한 대한민국 프로축구 2부리그의 역사에서 2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한 팀은 단 한 번도 없다. 그나마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충주험멜이 2013년과 2015년 두 번 최하위를 기록했다. 서울이랜드는 또다시 불명예를 마주하고 있었다.

상대팀 감독도 걱정한 서울이랜드의 씁쓸한 부진
2년 연속 최하위가 눈 앞에 놓였다는 것은 모두가 모른 척 해도 모두가 알 수 밖에 없는 사실이다. 경기 전 서울이랜드 우성용 감독대행은 이렇게 말했다. “천안에서 마무리를 잘하고 올 시즌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2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 서울이랜드 선수들 또한 신경쓸 수 밖에 없는 기록이라는 것이다. 우 감독대행은 한 마디 덧붙였다. “포기하기는 이르다.”

사실 상대팀 대전의 입장에서도 이번 경기는 중요하다. 서울이랜드가 최하위를 벗어난다면 결국 그 불명예는 대전이 쓰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대전 이흥실 감독은 오히려 상대팀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서울이랜드가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참 안타깝다. 창단 초반 승격이 눈 앞에 보였을 때 더욱 공격적으로 나서고 투자해서 승격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든다.”

그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서울이랜드가 K리그2 최하위에 머무른다는 것은 K리그의 입장에서 좋은 일은 아니다. K리그에서 정말 이야깃거리를 만들 수 있는 대진이 몇 개 있다. FC서울과 서울이랜드의 서울 더비, 수원삼성과 수원FC의 수원 더비 정도다. 여기에 서울과 FC안양의 경기 정도가 그럴 것이다. 그런데 지금 K리그에는 이 셋 중 볼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 서울 더비는 다른 더비에 비해 성사 가능성이 더욱 낮다. 안타깝다.”

기회를 잡았다가 놓친 서울이랜드
서울이랜드와 대전의 경기는 꽤 흥미롭게 돌아갔다. 전반전부터 서울이랜드는 대전을 강하게 압박했다. 대전이 공격 기회를 잡는 일은 그리 흔치 않았다. 서울이랜드 선수들의 몸놀림은 확실히 달랐다. 게다가 전반 40분 만에 대전 안상현이 경고누적으로 퇴장 당했다. 서울이랜드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잡은 것이다. 이대로 경기를 운영하며 한 골 정도만 넣어준다면 서울이랜드의 승리는 확실해 보였다.

하지만 서울이랜드는 전반 추가시간 대전 안토니오에게 중거리 골을 얻어맞으며 끌려갔다. 후반 수적 우위를 점한 서울이랜드는 원기종과 권기표의 연속 골로 경기를 뒤집었지만 또다시 안토니오에게 골을 허용했다. 2-2였다. 이대로라면 두 팀의 승점 차는 줄어들지 않는다. 서울이랜드의 선택지는 공격 밖에 없었다. 후반 37분 윤성열이 날린 회심의 슈팅은 골대를 맞고 아슬아슬하게 라인을 넘지 못했다.

ⓒ 서울이랜드 제공

오히려 서울이랜드는 벼랑 끝까지 몰렸다. 후반 추가시간 대전 안토니오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드리블하던 중 서울이랜드 이태호가 핸드볼 파울을 범한 것이다. 대전에 페널티킥이 주어졌고 안토니오가 해트트릭을 완성하기 위해 키커로 나섰다. 이 골이 들어가면 서울이랜드의 2년 연속 K리그2 최하위는 확정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불행 중 다행일까. 안토니오의 페널티킥은 골대를 강타하고 말았다. 그렇게 경기는 2-2로 종료됐다.

경기 후 서울이랜드 우성용 감독대행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그는 “어쨌든 이번 경기에서는 승부를 내고 싶었다. 그래서 후반 막판 공격수를 주로 투입했다”면서 “이번 무승부는 계속해서 머리에 남을 것 같다. 두 경기를 또 준비해야 하는 입장이니 아무쪼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서울이랜드는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이기고 대전이 두 경기를 모두 패배하길 바라야 최하위를 벗어난다. 이 경우 승점은 똑같지만 득점에서 10골 이상 앞서있는 서울이랜드가 그나마 유리하다. 물론 대전이 남은 경기에서 승점 1점이라도 따낼 경우 희망은 물거품이 된다.

서울이랜드의 추락, 어디까지 가는가
팀 창단과 함께 엄청난 관심을 받았던 서울이랜드의 추락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어찌보면 치욕의 연속이기도 했다. 자신만만하게 창단 당시 승격과 AFC챔피언스리그를 외쳤던 그 팀은 이제 대한민국 프로축구팀 중 가장 축구를 못하는 팀이 됐다. 올 시즌에도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시즌 도중 김현수 감독이 사임했고 우성용 감독대행 체제로 어렵게 팀은 흘러왔다.

그리고 서울이랜드의 추락은 2018시즌 정점을 찍었다. 아니 찍은 줄 알았다. 서울이랜드는 2018시즌 10승 7무 19패 승점 37점을 기록하며 창단 이후 처음으로 K리그2 최하위를 기록했다. 당시 감독이었던 인창수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는 이렇게 회상하기도 했다. “팀의 성적이 꼴찌가 되니 감독의 인생도 꼴찌가 되더라.”

올해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지난 시즌 서울이랜드는 10승을 거뒀다. 올해는 5승이다. 서울이랜드는 이미 한 차례 불명예의 위기를 벗어난 바 있다. 지난 7월 서울이랜드는 10연패의 위기 앞에 놓였다. 만일 또 진다면 K리그2 사상 최다 연패이자 1994년 전북버팔로 이후 25년 만에 K리그에서 10연패를 기록하는 셈이었다. 다행히 그 때는 전남드래곤즈를 잡아내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고민거리는 여전하다. 지난 시즌보다 무려 10점 이상 승점을 따내지 못했다. 그리고 K리그2 2년 연속 최하위 또한 눈 앞이다. 만일 서울이랜드가 남은 두 경기에서 승점을 따내지 못한다면 2016시즌 고양자이크로의 승점 16점 이후 K리그2 역대 두 번째 최소 승점을 기록하게 된다. 서울이랜드는 부천FC1995와 부산아이파크를 연달아 만난다. 2주 뒤 서울이랜드는 어떤 결과를 받아들이게 될까. 적어도 불과 몇 년 전에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라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wisdragon@sports-g.com

이 기사의 단축 URL은 https://www.sports-g.com/xEd5q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