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회] 이승우, K리그에서 도전해 보면 어떨까?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이승우가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승우는 올 시즌 벨기에 신트 트라위던으로 이적했지만 단 1분도 뛰지 못하고 있다. 팀은 11경기를 소화했는데 이승우는 여전히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현지의 혹평도 이어졌다. 지난 20일(한국시간) 벨기에 현지 매체인 ‘풋발 벨기에’는 “바르셀로나에서 10대를 보냈다고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다. 신트 트라위던이 120만 유로를 투자했음에도 이승우는 단 1분도 뛰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매체는 “이승우가 과거에 젖어 사는 것 같다. 스타병에 걸려 있다. 신트 트라위던이 11경기를 소화했지만 이승우는 0분을 뛰었다”고 덧붙였다. 물론 이 보도를 100% 다 믿을 수는 없다. 이승우 입장에서도 억울한 측면이 있을 것이고 한 번 잡을 기회에서 능력을 보여주면 분위기를 역전시킬 수도 있다. 이승우가 감독과 구단주의 불화 때문에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실력이 있는 선수라면 당사자의 불화와 선수의 경기 출전은 큰 관계가 없다. 감독과 구단주가 불화를 겪는다고 해 세징야나 문선민이 벤치만 지키고 있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런 이승우의 상황을 떠나 현재와 같은 처지가 이어진다면 이승우에게도 또 다른 도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가 K리그에 도전해 본다면 어떨까.

이승우의 K리그 입성, 걸림돌은 있나?
이승우는 바르셀로나 후베닐A에서 뛴 뒤 2017년 헬라스 베로나로 이적했다. 하지만 그는 팀이 1부에 있을 때는 거의 뛰지 못했고 2부로 강등됐을 때도 많은 공격 포인트를 쌓지 못했다. 43경기 출전 2골 3도움에 그쳤다. 그리고는 지난 8월 더 많은 출장 기회를 잡기 위해 벨기에 중위권 팀으로 이적했다. 그가 리오넬 메시와 함께 뛸 것이라고 기대했던 이들은 이승우가 벨기에 중위권 팀에서는 가뿐히 주전으로 활약할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그는 전혀 경기에 나오지 못하고 있고 훈련 태도에 관한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그가 K리그에서 도전을 이어간다면 더 나을 것 같다. K리그를 거치지 않고 해외로 진출할 경우 5년 동안 K리그 팀에 입단할 수 없다는 이른바 ‘K리그 5년룰’은 지난 2014년 개정 및 폐지됐다. 이승우가 K리그에 입성하지 못할 이유가 전혀 없다. 과거 어린 나이에 J리그 등으로 도전했다가 ‘K리그 5년룰’에 걸려 K리그로 돌아오지도 못하고 내셔널리그를 전전했던 선수들의 상황보다는 훨씬 더 나아졌다. 2012년 5월 23일 이후부터 2015년 4월 13일 이전가지 해외에 진출한 선수는 아예 5년간 K리그에 등록할 수 없다. K리그에 입성하려면 5년 경과 후 해외진출 당시 신인계약조건으로 자유이적해야 한다. 임대로 국내복귀는 불가능하다. 이승우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2015년 4월 14일 이후 해외에 진출한 경우는 5년 이내 국내 복귀 시 신인선수로 간주한다. 이승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물론 이승우가 K리그 입성을 선택할 경우 고액 연봉은 스스로 포기해야 한다. 이승우는 프로축구연맹 규정 제14조 ③항에 의해 A등급 이하 조건으로 복귀해야 한다. 계약금 없이 연봉 3,600만 원 이하다. 반면 이승우가 자유계약으로 K리그에 오려면 해외 진출 후 5년이 지나야 한다. 바르셀로나 후베닐A 시절은 유소년 계약이기 때문에 해외 진출로 인정되지 않는다. 헬라스 베로나와 성인 계약을 맺은 시점부터 발효된다. 이승우는 지난 2017년 8월 31일 헬라스 베로나와 성인 계약을 맺었다. 2022년 여름 이적시장이 열릴 때까지는 K리그 구단과 자유 계약을 맺을 수 없다.

베로나 이승우
ⓒ헬라스베로나

축구선수는 그라운드에 있어야 한다
쉽게 말해 그가 2022년 전까지 K리그에 입성하려면 연봉을 대폭 깎아야 하고 연봉 대우를 제대로 받으려면 2022년 이후 K리그에 와야 한다는 것이다. 보통 해외 무대에서 실패한 선수들이 K리그에서 신인 대우는 받기 싫고 자유계약도 맺을 수 없어 J2리그나 내셔널리그, 동남아시아로 떠나는 경우를 많이 봐 왔다. 본인의 선택이기 때문에 지적할 수는 없지만 몇 년 할 수도 없는 현역 시절의 소중한 1년 1년을 이렇게 허비하는 건 너무나도 아쉽다. 그렇게 자유계약을 할 수 있는 5년을 방황하며 보내는 건 고통스러운 일이다. 축구선수에게는 무엇보다도 축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가장 중요하다.

이승우는 현재 신트 트라위던에서 연봉 10억 원(추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에게 누구도 연봉을 3,600만 원으로 깎으라고 강요할 수는 없지만 이 귀중한 시기를 돈으로만 따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연봉 상한이 정해져 있으면 구단에서 이외의 수당 등에 대해서도 알게 모르게 많은 배려를 해준다. 참고로 김민재는 전북현대에서 3,600만 원의 연봉을 받다가 현재 중국 베이징궈안에서 연봉 40억 원을 받는다. 당장 한두 시즌만 내다볼 게 아니라 축구선수로 더 큰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도전이 필요하다. 어디서든 실력을 입증하면 연봉은 자연스레, 급격하게 오른다. 지금 이승우에게는 도전이 필요하다.

이승우는 과거 “돈 때문에 축구를 했다면 진작 조건 좋은데 다른 팀으로 옮길 기회가 있었다. 대한민국의 또래 친구들보다 큰 돈을 벌게 됐지만 내게 연봉은 큰 의미가 없다. 돈이 드는 취미 같은 것도 없다. 그저 부모님께 좋은 집 한 채 사드릴 수 있으면 행복할 것 같다”고 전한 바 있다. 본인을 위해서도 이승우가 K리그에 입성했으면 한다. 이승우는 중학교 시절 이후 줄곧 해외에서만 활동했다. 심리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불안한 시기에 고국으로 돌아와 다시 한 번 도전해도 이를 실패라고 여길 이들은 없다. 개성 넘치고 강한 성격의 이승우는 관심을 보여주고 박수를 보내는 이들이 더 많은 무대에서 빛을 발하는 스타일이다.

이승우는 신트 트라위던에서 아직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신트 트라위던

K리그 도전도 만만치가 않다
‘주인공 기질’이 강한 그가 K리그에 온다면 더 신나게 뛸 수 있다. 이렇게 한창 뛸 나이에 타지에서 단 1분도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는 건 그에게 대단히 큰 타격이다. 그는 어디든 더 뛸 수 있는 곳으로 가야하고 그 선택지에 K리그도 포함되어야 한다. 더군다나 이승우는 K리그에 입성할 경우 U-22 출장 규정의 혜택을 입을 수 있다. 이건 엄청난 혜택이다. K리그 경기에서는 구단마다 22세 이하의 선수를 의무적으로 출전시켜야 한다. 전북현대 골키퍼 송범근을 비롯해 울산현대 이동경, FC서울 조영욱, 수원삼성 전세진, 아산무궁화 오세훈 등이 이런 혜택을 보고 있다. 이 선수들은 어린 나이에도 U-22 의무 규정으로 출장 시간을 늘려나가며 성장 중이다.

하지만 이승우보다도 한 살이 어린 오세훈이 K리그에서 주전으로 뛰며 성장하는 동안 이승우는 계속 경기에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승우가 K리그에 입성해 U-22 출장 규정을 활용했으면 한다. 물론 현실적으로 봤을 때 이승우가 현 상황에서 K리그에 입성해 대박을 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게 보고 있다. 그를 폄하하는 게 아니라 그만큼 K리그에서 선배들은 물론 또래들의 경쟁도 심하기 때문이다. 당장 이승우가 K리그1 상위권 팀에서 활약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비슷한 포지션의 문선민(전북현대)과 이승우를 비교하면 현재로서는 차이가 크다. 전북이나 울산, FC서울 등 K리그1의 강팀에 당장 이승우가 비집고 들어갈 틈은 없어 보인다. 이승우가 K리그에 온다고 해 당장 주전이 보장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이승우의 팬들에게는 다소 기분 나쁘게 들릴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승우가 현재 K리그2의 대표적인 공격수들보다도 앞서 있다고도 보기 어렵다. 조규성(FC안양)과 오세훈(아산무궁화), 이동준(부산아이파크), 엄원상(광주FC) 등과 비교한다면 과거의 경력은 이승우가 더 화려할지 몰라도 현재 경기력과 성장세는 낫다고 볼 수 없다. 이승우가 비시즌이면 같이 훈련을 종종 해왔던 수원FC만 봐도 공격진은 치솜과 김병오, 안병준으로 구성돼 있다. 이승우라도 경쟁이 쉽지는 않다. 만약 이승우가 K리그2에서 경쟁한다면 일부 이승우 팬들은 그를 기용하지 않는 감독을 적폐로 몰고 조언하는 선배를 꼰대로 치부하겠지만 현실적으로 그의 K리그 도전도 만만하지가 않다.

이승우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신트 트라위던

이승우가 추억의 선수로 남지 않길
그럼에도 이승우는 K리그에서 도전해 봐야 한다. 우리는 그를 아직도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바르셀로나 유소년으로 여기고 있을지 몰라도 그는 이제 성인 무대에서 뭔가를 보여줘야 하는 선수다. 그리고 현실적인 판단도 해야한다. 유럽에서 도전하고 더 많은 기회를 부여받아 많은 골을 넣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벨기에에서도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현실을 되돌아 봐야한다. 차근차근 다시 시작해도 늦지 않다. 아스널에서 실패한 박주영과 미들즈브러에서 좌절한 이동국도 당시에는 선수 생명이 끝났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K리그에서 보란 듯이 재기에 성공했다. 이승우도 그런 케이스가 될 수 있다.

이승우는 가진 기량이야 이미 어린 시절부터 검증된 선수다. 박주영이 그랬고 이동국이 그랬던 것처럼 한 번 제대로 흐름을 타면 걷잡을 수 없이 폭발할 선수라는 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유소년 시절을 거쳐 성인이 된 이후에는 제대로 된 기량을 보여준 적이 없다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K리그라는 거친 무대에서 도전하는 것도 크나큰 용기다. 이승우에게 이런 용기가 있었으면 한다. K리그에서의 도전을 실패라고 부를 생각도 없다. 진심으로 그가 뛸 수 있는 곳에서 기량을 보여주길 바라고 그 도전이 K리그에서 이뤄진다면 더 좋을 것 같다. 이승우가 추억의 선수로 남지 않기를 바란다.

footballavenue@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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