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보다 가까웠던 대만’ 타가트는 선발-홍철은 명단 제외였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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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수원=전영민 기자] 수원삼성 이임생 감독으로선 ‘홍철이 있었더라면…”이라는 생각이 들법한 경기였다.

이임생 감독이 이끄는 수원삼성은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경남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19 34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25분 제리치에게 선제 실점을 허용하며 끌려갔지만 타가트의 동점골과 염기훈의 역전골에 힘입어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승점 3점을 추가한 수원(승점 43점)은 7위 상주(승점 46점)와의 격차를 좁히는데 성공했다.

이날 이임생 감독은 경남을 맞아 최근 호주 국가대표팀 소속으로 A매치를 다녀온 타가트를 선발 투입시켰다. 앞서 타가트는 나흘 전인 15일 대만 가오슝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대만과의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경기에서 79분을 소화했다. 대만전 타가트의 활약은 환상적이었다. 타가트는 대만과 경기에서 전반 12분과 19분 두 골을 성공시키며 팀의 7-1 대승에 기여했다.

그리고 경남과 경기가 열린 19일 수원의 선발 명단에서는 다시 한 번 타가트의 이름을 볼 수 있었다. 대만과 호주의 경기가 열린 가오슝에서 인천까지는 비행기로 채 3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비록 A매치를 치르고 왔지만 이동 시간이 짧고 체력적인 부담이 크지 않았기에 타가트는 경남전에 선발로 나설 수 있었다.

나흘 만에 그라운드를 밟은 타가트의 움직임은 가벼웠다. 수원의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선 타가트는 간결한 플레이와 센스 있는 모습으로 수원의 공격을 이끌었다. 전반 43분에는 침착한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이후 타가트는 후반 14분 한의권과 교체 아웃되며 경기장을 떠났다.

하지만 타가트와 달리 A매치 2연전을 소화하고 온 수원 수비수 홍철은 이날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경기 전 이임생 감독은 “홍철 본인이 피로감을 느껴 내게 휴식을 요청했다. 그래서 이를 존중해서 경기 명단에서 홍철을 제외시키게 되었다”고 밝혔다.

홍철은 벤투 감독이 이끄는 이번 A매치 2연전 명단에 포함돼 지난 10일 열린 스리랑카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후 홍철은 북한전이 열리는 평양으로 가기 위해 고된 일정을 소화했다. 홍철은 13일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했고 베이징에서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14일 베이징에서 평양으로 이동했고 평양에서 사흘을 보낸 후 16일 오후 다시 베이징으로 돌아왔다. 그 후 홍철은 다시 베이징에서 인천행 비행기를 탔고 인천국제공항에 17일 새벽 도착했다. 비록 홍철이 북한과 경기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체력이 고갈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홍철이 빠진 왼쪽 윙백 자리에 이날 이임생 감독은 박형진을 기용했다. 하지만 박형진은 좀처럼 경기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전반 35분 안토니스와 조기 교체되어 경기장을 떠났다. 이후 이임생 감독은 중앙 미드필더로 나섰던 고승범을 왼쪽 윙백 자리로 옮기며 후반전을 운영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듯 불과 서울에서 200km 떨어진 평양을 다녀온 홍철은 체력이 고갈되며 이날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하지만 비행기를 타고 바다를 건너 대만에 다녀온 타가트는 선발 출전해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 아이러니한 상황을 보며 수원 구단 관계자는 “대만이 평양보다 가깝네요”라는 말을 쓴웃음과 함께 내뱉었다. 이임생 감독과 수원으로선 대만이 평양보다 가깝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던, 그리고 실제로 그랬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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