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연세대학교=전영민 기자]  포항스틸러스 김기동 감독이 울산현대와의 올 시즌 마지막 경기에 대한 각오를 전했다.

16일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 콘서트홀에서는 하나원큐 K리그1 2019 파이널 라운드 미디어데이가 진행됐다. 이번 미디어데이에는 파이널A에 진출한 여섯 개 팀 감독들과 선수들이 참여해 파이널 라운드를 맞이하는 저마다의 각오를 전했다.

18시부터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 전 각팀 감독들과 선수들은 취재진과 사전 인터뷰를 진행했다. 취재진을 맞이한 여섯 개 팀 감독들은 모두 완연한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밝은 표정을 짓고 있었던 이는 바로 포항스틸러스 김기동 감독이었다. 김기동 감독은 가장 최근 경기였던 울산과의 동해안 더비를 언급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김기동 감독은 "가장 드라마틱한 경기였다. 그 경기 결과로 우리가 파이널A에 진출하게 되었다"고 운을 뗀 후 "팬들이 내게 그러더라. '다른 경기는 다 져도 되니까 울산만은 이겨달라'고 말이다. 올 시즌 마지막 라운드에서 울산과 다시 한 번 경기를 치르게 되었는데 부담스러운 면이 조금은 있다"고 전했다.

이어 김기동 감독은 "최근 일곱 경기에서 6승 1무를 거두고 있다. 하지만 팬들의 기대치가 점점 높아지는 것 같아서 걱정이다"며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비판을 받을 것이다. 준비를 더욱 잘해야 할 것 같다. 부담되는 면이 있다"고 전했다.

김기동 감독은 '즐기는 축구'를 하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김기동 감독은 "즐기면서 축구를 하고 싶다. 우리가 현재 내용적으로 나쁘지 않다"고 언급한 후 "중압감을 떨치고 조금 더 편안한 마음에서 축구를 하면 보다 더 창의적인 플레이와 좋은 플레이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팬들에게 포항다운 축구, 신나는 축구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포항은 오는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전북현대와의 리그 34라운드 원정 경기를 시작으로 파이널 라운드를 맞이한다. 전북전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김기동 감독은 애제자 김승대를 언급했다. 김승대는 지난 7월 포항을 떠나 전북으로 이적했다. 하지만 김승대는 전북 이적 후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며 벤치에 머무르고 있다.

"승대를 안 쓸거면 다시 우리한테 주면 안 되나"라고 웃음을 지은 김기동 감독은 "승대가 경기에 나올 때마다 보고 있다. 조금 아쉬운 것은 전북이 좋은 팀이다 보니 상대를 밀어놓고 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공간이 생기지 않는다. 승대가 라인을 파고 들어갈 수 있는, 승대가 자기 특징을 살릴 수 있는 장면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김기동 감독은 지난 6일 있었던 동해안 더비를 언급했다. 이날 포항은 기적 같은 역전승으로 파이널A 진출을 확정지었고 울산은 아쉬운 패배를 당하며 2위 전북과의 격차를 벌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하지만 경기 결과만 화제가 된 것은 아니었다. 경기 종료 후 포항 수비수 김광석이 울산 원정 팬들에게 도발을 감행했고 이후 김광석은 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제제금 1,000만원의 징계를 받기도 했다.

김광석의 행동에 대해 김기동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돌아서는데 김광석의 행동을 짧게 봤다. 크게 문제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며 "경기가 끝나고 나니 김광석과 주니오가 싸우고 있는 장면이 (TV에) 나오고 있더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김기동 감독은 "모든 팬들은 자기 팀을 응원하고 상대 선수들에게 야유를 보낸다. 아무리 화가 나도 김광석이 베테랑 선수이기에 참아주는 게 맞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 부분은 조금 아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기동 감독은 "김광석이 출전 정지 처분을 받지 않아 다행이다. 광석이가 팀에 복귀하고 나서 수비가 안정됐다. 광석이가 팀의 중심과 분위기를 잘 잡아주고 있다"며 "벌금을 받았다는 것은 광석이에게 좋지 않은 사실이다. 그래도 출전 정지를 받지 않아서 다행이다"고 전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했던 두 팀의 동해안 더비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두 팀은 오는 12월 1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시즌 마지막 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포항 팬들로선 6년 전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울산을 꺾고 우승했던 때가 연상될 수밖에 없다. 김기동 감독은 울산과 마지막 경기에 대해 "2013시즌 그날과 날짜도 똑같더라"고 웃음을 지었다. 짧은 답변이었지만 그의 표정에서는 분명 자신감이 엿보였다.

henry412@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