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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뜬금없이 대전시티즌의 인수가 축구계의 화제로 떠올랐다.

16일 복수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허태정 대전시장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대전시티즌 구단의 기업 유치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대전시티즌을 정상화하기 위해 그동안 국내 대기업과 물밑 접촉을 벌였다"면서 "최근 관심을 보이는 대기업이 있어 비공개 실무협상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루고 있다"라고 밝혔다. 허 시장의 구상이 순탄하게 진행된다면 대전은 기업구단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허 시장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1997년 창단 이후 20년 동안 유지된 대전시티즌의 정체성 및 정통성 계승과 대전 지역 연고 유지를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으로 삼았다"면서 "앞으로 투자 조건 등 큰 틀의 합의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고 10월 말까지 투자 의향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본 계약 협의는 올해 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만일 실제로 성사된다면 K리그에서도 상당히 이례적인 사례로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계속해서 창단을 이어온 시·도민구단이 기업에 인수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과거 '축구특별시'로 이름을 떨쳤지만 현재 쇠락의 길을 걷고 있던 대전이 반등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지역 관계자에 따르면 대전시는 구단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운영권 뿐 아니라 네이밍 스폰서와 경기장 운영권까지 기업에 제공하는 '통 큰 딜'을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축구계의 시선은 대전을 인수할 대기업의 정체로 향하고 있다. 허 시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행정 절차 등을 거쳐 어느 정도 합의가 될 때까지는 기업에서 공개를 부담스러워 한다"면서 "MOU 체결 전까지는 (공개하지 말아 달라는) 간곡한 부탁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지역언론을 중심으로 유력 후보 대기업의 이름이 공개되는 등 관심은 폭발하고 있다.

실제로 대전을 기반으로 하는 대기업이 많지 않기 때문에 운영 후보는 꽤 압축됐다. 현재 한국의 50대 대기업 중 대전 지역을 기반으로 삼는 대기업은 단 한 곳이며 대전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는 기업으로 확장하더라도 약 다섯 곳 정도가 거론되고 있다. 지역계와 축구계에서는 이들 중 한 기업이 대전시티즌의 운영을 맡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재도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A기업의 경우 대전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대전시티즌에도 투자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지역을 중심으로 A기업을 유력 후보로 보는 모양새다. 특히 A기업의 경우 약 10년 가까이 꾸준하게 대전시티즌 인수설이 나돌기도 했다. 실제로 과거 한 차례 대전시티즌 인수를 추진했다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충청 지역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는 B금융사와 C그룹 또한 대전시티즌과 함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구단은 최근 이 사안과 관련해 비공개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인수에 속력을 내고 있다. 특히 이 자리에서 "구단 인수시 구단 정통성과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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