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니어스|연세대학교=전영민 기자] 감독들의 재치가 있어서 더욱 빛났던 파이널 라운드 미디어데이였다.

16일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 콘서트홀에서는 하나원큐 K리그1 2019 파이널 라운드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이날 미디어데이에는 파이널A에 진출한 여섯 개 팀 감독들과 선수들이 자리해 파이널 라운드를 맞이하는 각오를 전했다.

이날 미디어데이는 평소와는 조금 다르게 진행됐다. 감독, 선수와 취재진들만 자리하는 평소 미디어데이와는 달리 이날 미디어데이에는 약 260여 명의 팬들이 자리했다. 다소 낯설 수 있는 자리였지만 감독들과 선수들은 환한 미소로 팬들을 대했다. 특히 감독들의 재치가 눈에 띄었다.

포문은 전북현대 호세 모라이스 감독이 열었다. 모라이스 감독은 기자회견 전 여섯 개 팀 감독들이 우승 트로피를 놓고 사진을 찍는 상황이 오자 장난스럽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쇼맨쉽을 발휘했다. 모라이스 감독의 재치있는 행동에 팬들 역시 환호로 화답했다.

울산현대 김도훈 감독 역시 물러서지 않았다. 모라이스 감독의 행동을 보고 너털웃음을 지은 김도훈 감독은 곧바로 우승 트로피를 들고 모션을 취하며 대응했다. 김도훈 감독의 예상치 못한 '역습'에 모라이스 감독 역시 밝게 웃어보였다.

FC서울 최용수 감독은 특유의 언변으로 기자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최용수 감독은 "올해 울산에 두 번이나 패배를 당했다. 받은 만큼 돌려주겠다"고 울산에 대한 복수를 다짐한 뒤 "이전에는 항상 미디어데이를 하면 내가 최강희 감독님과 함께 중앙에 위치했었다. 하지만 오늘은 이렇게 측면으로 빠지게 되니 불쾌하다. 앞으로 내 위치를 찾아가겠다"고 농담을 던졌다.

강원FC 김병수 감독은 예상 밖의 행동으로 팬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김병수 감독은 함께 동행한 한국영의 기자회견이 진행되던 도중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한국영의 어깨를 안마해주는듯한 모션을 취하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한국영은 "감독님의 안마를 받아본 게 처음이다"고 답해 기자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후 전북 모라이스 감독이 다시 한 번 재치를 발휘했다. "오늘 기자회견장에 온 다른 팀 선수들 다섯 명 중 어떤 선수를 전북으로 데려오고 싶나"는 질문을 받은 모라이스 감독은 대답 대신 대뜸 옆 자리에 있던 울산 김보경을 끌어안으며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모라이스 감독의 돌발 행동에 울산 김도훈 감독도 웃음을 참지 못했다.

이렇듯 팬들과 함께 진행된 파이널라운드 미디어데이는 성공적이었다. 치열한 파이널 라운드를 앞두고 있어 다소 딱딱한 자리가 될 수도 있었지만 감독들은 저마다의 쇼맨쉽을 선보이며 팬들을 기쁘게 했다. 이날 형식적이지 않은 미디어데이가 있을 수 있던 배경에는 이렇듯 감독들의 노력이 큰 몫을 했다.

henry412@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