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산 그리너스

[스포츠니어스|전영민 기자] 안산그리너스 임완섭 감독의 패션엔 어떤 비하인드 스토리가 숨겨져있을까.

임완섭 감독이 이끄는 안산그리너스는 5일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서울이랜드와의 하나원큐 K리그2 2019 32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45분 터진 빈치씽코의 선제골과 후반 13분 김대열의 추가골에 힘입어 2-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승점 3점을 추가한 안산(승점 48점)은 아산을 제치고 4위로 도약함과 동시에 3위 안양(승점 47점)과의 승점 차이를 1점으로 좁혔다.

안산으로선 이날 승리가 절실했다. 안산은 이날 경기 전 한 달 넘게 승리가 없었다. 서울이랜드와 경기 전 안산이 마지막으로 승점 3점을 얻은 것은 지난달 1일 광주와의 26라운드 홈경기 2-1 승리였다. 이후 안산은 안양, 아산, 부천, 대전, 광주를 차례로 맞이했지만 승리에 실패했다. 이 기간 동안 안산은 2무 3패를 기록했다.

길어지는 무승행진 때문인지 5일 서울이랜드와 경기 전 만난 임완섭 감독의 표정 역시 그리 밝지 않았다. 평소 임완섭 감독은 만연한 미소로 취재진을 반기며 사전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편이다. 하지만 이날 임완섭 감독의 얼굴 표정에선 고뇌가 엿보였다. 그만큼 안산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안산이 다섯 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하는 동안 안양, 아산 등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팀들은 차곡차곡 승점을 쌓으며 전진하고 있었다.

여러 차례 인터뷰를 통해 "솔직히 이 정도의 성적까지는 기대를 하지 않았다" "우리가 여기까지 올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다"고 말했던 임완섭 감독이지만 상황이 이렇게 된 만큼 그로서도 플레이오프 진출에 대한 욕심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안산의 부진과 경쟁팀들의 상승세는 임완섭 감독에게 큰 고민거리였다.

서울이랜드와 경기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그는 무거운 표정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후 약 5분간 진행된 사전 기자회견 동안 임완섭 감독의 표정은 풀리지 않았다. 하지만 인터뷰 말미 그의 얼굴 표정이 밝아지기 시작했다. 바로 '패션'에 대한 질문이 나오면서부터다.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패션에 대한 질문을 받자 임완섭 감독은 너털웃음을 지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대부분의 감독들은 경기 중 정장 혹은 팀의 트레이닝복을 입은 채 경기를 치르곤 한다. 하지만 임완섭 감독은 다르다. 임완섭 감독은 트레이닝복도, 그렇다고 정장도 아닌 패션으로 경기를 치른다. 굳이 따져보자면 편한 캐주얼 정장 정도라고 말하는 것이 맞을듯하다.

시즌 초반 추운 날씨가 계속될 때는 임완섭 감독도 정장 위에 코트를 입는 일반적인 정장 패션을 선보였다. 하지만 날씨가 조금씩 따뜻해진 5월 즈음부터 임완섭 감독은 센스있는 캐주얼 정장 차림으로 경기장에 나섰다. 과연 무슨 이유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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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한 질문을 받자 너털웃음을 지은 임완섭 감독은 "특별한 이유는 없다. 사실 우리 큰딸이 벌써 많이 커서 직장에 다니고 있다"고 운을 뗀 후 딸이 "'경기 중에 이 옷을 입으면 어울릴 것 같다'고 추천을 해줘서 이런 패션을 고수하고 있다. 큰딸이 '코디'를 해준 옷들을 입는다"고 전했다.

이어 임완섭 감독은 "비싼 옷들은 아니다. 또 내가 옷을 잘 입는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후 "그래도 딸이 사준 옷들인데 그걸 입지 않으면 딸이 섭섭해할 것 같더라. 그래서 딸이 골라준 옷들을 경기장에 나올 때 입는다"고 전했다.

이렇듯 임완섭 감독의 패션 뒤에는 딸의 '코디' 능력이 있었다. 그가 날이 좋았던 봄, 여름, 가을 동안 트레이닝복도, 그렇다고 완전한 정장도 아닌 패션을 선보이는 데는 이러한 이유가 있었다. 끝으로 임완섭 감독은 다시 한 번 딸에 대한 자랑을 늘어놨다.

임완섭 감독은 "여름과 가을에만 딸이 사준 옷을 입는 것은 아니다. 봄과 겨울에도 딸이 맞춰준 옷을 입는다"며 "딸이 집사람하고 같이 내 옷을 고른다. 내가 직접 사서 입을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기보다는 딸이 사주는 옷을 입는 것이 좋다. 그게 좋고 편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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