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아산=조성룡 기자] 광주FC의 포메이션에 숨겨진 비밀은 무엇일까?
6일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19 아산무궁화와 광주FC의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광주 박진섭 감독은 마지막 우승 경쟁에 대해 "이번 아산전이 제일 중요하다. A매치 휴식기 전 마지막 경기다. 팀 분위기는 계속해서 좋다. 단 매 경기 결승전처럼 임해야 한다. 부산아이파크와의 경쟁보다는 우리가 매 경기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실 박 감독에게는 다른 것이 너무나도 궁금했다. 바로 '포메이션 파괴'였다. 최근 광주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선발 명단을 몇 차례 발표했다. 지난 9월 23일 부산과의 경기에서는 3-3-3-1이라는 엉뚱한 포메이션을 발표했고 9월 28일 서울이랜드전에서는 2-2-4-2라는 기괴한(?)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일각에서는 "상대를 속이려고 무리수를 둔다"라는 비난 또한 있었다. K리그2 일부 구단들은 포메이션으로 혼동을 주기 때문에 그런 의심을 할 수 있었다.
물론 오해가 있을 수 있다. 포메이션 발표는 주로 구단 직원들이 담당한다. 따라서 구단 직원들이 일종의 흥미를 자극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구단 관계자의 이야기는 달랐다. 광주의 홍보 담당자는 '포메이션 파괴'에 대해 "처음에는 나도 갸우뚱했다. 선수단에 잘못 표기한 것이 아닌지 물어볼 정도였다. 근데 그게 맞다더라"고 웃었다. 일단 구단 직원의 생각은 아니었다는 것이 확인됐다.
그래서 박 감독에게 직접 물어봤다. 그러자 그는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나는 상대 팀을 속이려고 '가짜 포메이션'을 발표하지 않는다. 오히려 아주 정직하게 포메이션을 발표한 것이다. 시즌 시작과 함께 나는 4-3-3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쭉 사용했다. 하지만 펠리페가 퇴장 당하고 부상 선수가 발생하는 등 변수가 많이 발생해 이러한 변화를 줬다. 시즌 전에 준비했던 전략이다"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다들 '가짜 포메이션'으로 알더라. 알고보면 아니다"라면서 "실제 경기를 하다보면 공격 때의 포메이션과 수비 때의 포메이션이 서로 다른 느낌이다. 경기를 잘 복기해보면 실제로 그 포메이션을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광주 관계자에게 전하니 그는 살짝 귀띔했다. "감독님이 펩 과르디올라처럼 포지션 파괴를 좀 좋아하시는 편이다." 이번 아산전에서 광주는 4-4-2을 꺼내들었다. 진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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