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C안양

[스포츠니어스 | 안양=김현회 기자] 안양 팬들을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제작 중이다.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하는 나바루 감독은 지난 5월부터 FC안양 팬들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촬영 중이다. 내년 시즌까지 촬영을 마친 뒤 개봉할 예정이다.

안양 출신인 나바루 감독은 처음에는 안양시의 역사를 담은 다큐멘터리를 준비했다. 안양의 무속신앙과 포도농장 등을 돌며 안양의 역사와 관련된 다큐멘터리 영화를 찍을 생각이었다. 그 중 하나로 과거 사라진 안양LG의 역사를 담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나바루 감독은 FC안양 서포터스를 보고 감탄해 팬들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로 방향을 틀었다.

5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FC안양과 부천FC의 하나원큐 K리그2 2019 홈 경기에도 나바루 감독이 등장했다. 그는 경기 내내 안양 서포터스석을 카메라로 담고 있었다. 나바루 감독은 “안양시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구상하면서 안양종합운동장에 왔었다”면서 “솔직히 말하면 FC안양이라는 팀은 잘 몰랐다. 과거 안양LG 경기를 보러 다니던 기억에 떠올라 올 시즌 홈 개막전 때 경기장에 한 번 오게 됐다”고 말했다.

ⓒ FC안양

그는 “그런데 그날 안양 서포터스의 모습을 보고 ‘아 이거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면서 “곧바로 ‘이걸로 영화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찾아보니 9년 동안 팀이 없는 상황에서도 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안양 서포터스의 모습에 감탄했다. 누군가는 이 9년의 시간을 바보 같았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정말 대단한 일이다. 사실 그날은 몰래 구단 허락 없이 카메라를 들고 촬영했는데 이후 정식으로 구단에 촬영을 요구했고 현재는 적극적인 협조를 받아 영화를 찍고 있다”고 전했다.

나바루 감독은 ‘두 번째 행군’이라는 영화를 통해 초짜 감독이 직접 관객을 만나러 다니는 여정을 재치 있게 전한 바 있다. 독립영화 배급에 대한 파란만장하고 반복되는 고민을 영화에 담았다. 그는 축구 관련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하면서 이미 성공을 거둔 <비상>을 언급했다. 그는 “<비상>이 ‘팀’에 관한 이야기라면 우리 영화는 ‘팬’에 초점을 둔 영화다. 촬영을 하면서 경기 모습도 담고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안양을 응원하는 팬을 주인공으로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영화의 가제를 <수카바티>로 정했다.

그는 “포도농장과 무속신앙 등도 안양 축구와 아예 연관이 없지 않다”면서 “안양의 팀 컬러가 보라색인 건 안양의 상징인 포도에서 따온 거다. 안양 팬들이 작년에 포도농장으로 봉사를 가기도 했다. 또 ‘수카바티’라는 구호 역시 산스크리트어로 ‘극락’을 뜻한다. 안양이라는 지명의 뜻도 ‘극락’아닌가. 영화에 축구 이야기만 있는 게 아니라 안양이라는 곳과 맞물려 영화를 풀어내고 싶다”고 계획을 전했다.

한편 <수카바티>는 영화진흥위원회를 통해 제작비 일부 지원을 받는다. 2021년 개봉 예정이다. 나바루 감독은 “FC안양이 아직 플레이오프에 오른 적이 한 번도 없지만 올해는 성적이 좋다”면서 “올해 승격해 내년에 FC서울과 격돌하는 모습까지도 영화에 담겼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footballavenue@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