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안산=전영민 기자] 5년 만에 K리그에서 득점을 기록한 안산그리너스 미드필더 김대열이 득점 직후 관중석으로 향했던 이유를 밝혔다.

김대열의 소속팀 안산그리너스는 5일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서울이랜드와의 하나원큐 K리그2 2019 32라운드 홈경기에서 2-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여섯 경기 만에 승리에 성공한 안산은 승점 3점을 추가하며 아산을 제치고 리그 4위로 올라서게 되었다.

이날 안산의 승리에는 미드필더 김대열의 공헌이 컸다. 김대열은 후반 13분 이준희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예리한 헤딩슛으로 연결하며 안산의 두 번째 골을 기록했다. 경기 내내 보여준 왕성한 활동량과 헌신적인 플레이는 덤이었다. 이후 김대열은 후반 42분 최명희와 교체 아웃되어 경기장을 떠났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김대열은 "오늘 경기 전까지 우리가 최근 경기들에서 승리가 없었다. 그래서 힘든 상황이었다"며 "선수들뿐 아니라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선생님들까지 한마음 한뜻으로 경기를 준비했는데 이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경기 소감을 전했다.

김대열은 이날 득점으로 다섯 시즌만에 K리그에서 득점을 기록하게 되었다. 김대열은 대구 소속이던 지난 2014시즌 세 골을 기록했다. 이후 김대열은 상주, 대전을 거쳤지만 득점에 성공하진 못했다. 김대열은 오랜만에 기록한 득점이 감격스러운 모습이었다.

김대열은 "솔직히 골을 넣어야겠다는 생각으로 경기장에 들어가지는 않았다. 기회가 생겨서 쇄도를 했는데 우연히 골이 들어가게 됐다"며 "약속됐던 장면은 아니다. 오늘 도움을 기록한 (이)준희와 2011년 대구에 있을 때부터 발을 맞춰왔다. 준희와 경기장 밖에서도 잘 맞는 사이인데 오늘 득점 장면에서도 서로 마음이 잘 맞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김대열은 "내가 득점을 자주 기록하는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다른 것을 생각하지 않고 경기에 임하는 편이다. '팀의 승리를 위해 헌신적으로 뛰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오늘 경기를 치렀는데 우연치 않게 골이 들어갔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김대열은 득점을 기록한 직후 먼 거리를 달려 경기장 본부석 쪽으로 향했다. 이후 김대열은 본부석을 향해 누군가를 가리키며 환호를 했다. 이에 대해 김대열은 "사실 오늘 경기장에 결혼을 앞둔 여자친구와 예비 장인어른, 장모님이 오셨다. 오랜만에 내 경기를 보러 와주셨는데 마침 하늘에서 도와주신 것 같다. 좋은 결과로 경기가 끝나 다행이다"고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렇다면 김대열이 득점 후 보여준 골 뒷풀이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었을까. 이에 대해 김대열은 "12월 7일에 결혼식을 한다. 프로포즈 같은 골 뒷풀이였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웃음을 지은 후 "사실 여자친구에게 아직 프로포즈를 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오늘 보여줬으니 이 뒷풀이로 프로포즈를 대신할까 생각 중이다"고 전했다.

5년 만에 득점을 기록하기까지 김대열은 먼 거리를 돌아왔다. 대구 시절 이후 상주, 대전을 거친 김대열은 지난해 내셔널리그 천안시청 축구단에 1년간 몸담았다. 그리고 지난 1월 안산에 입단하며 K리그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다. 이렇듯 오랜 기다림이 있었던 만큼 김대열의 이날 득점은 특별했다.

김대열은 "프로에 있다가 내셔널리그로 가게 되었을 때 든 생각은 '프로에 너무 가고 싶다'였다. 그만큼 미련이 많았다"며 "그래서 올해를 절실하게 준비했다. 이전에 했던 준비 자세가 아니라 조금 더 남다르게 올해를 준비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끝으로 김대열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김대열은 "올 시즌이 벌써 네 경기밖에 남지 않았다. 시즌이 막바지로 가며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둔 싸움도 굉장히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며 "플레이오프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한 경기 한 경기를 잘 치르다 보면 플레이오프에 가게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선수들의 능력이 정말 좋다.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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