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서울=전영민 기자]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서동현은 자신의 꿈을 이야기했다.

서동현의 소속팀 경주한수원은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울산시민축구단과의 제 100회 전국체육대회 축구 종목 예선전에서 4-3 승리를 거뒀다. 전반전에만 네 골을 성공시키며 기세를 잡은 경주는 후반전 두 골을 넣으며 맹렬히 추격해 온 울산을 물리치고 예선 통과에 성공했다. 경주의 다음 경기는 오는 6일 열리는 목포시청과의 준준결승전이다.

이날 경주의 선발 명단에서는 눈에 띄는 선수가 있었다. 바로 '레인메이커' 서동현이다. 경주의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한 서동현은 강력한 제공권과 간결한 플레이로 경주의 공격을 이끌었다. 전반 33분에는 코너킥 후 골문 앞 혼전 상황에서 집중력 있는 모습으로 팀의 세 번째 골을 기록하기도 했다.

득점 이후에도 서동현의 플레이는 위협적이었다. 서동현은 폭 넓은 움직임과 연계 플레이 등으로 경주 공격의 선봉에 섰다. 이후 서동현은 후반 18분 교체 아웃되어 경기장을 떠났다. 경기 후 만난 서동현은 "리그를 마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이어서 몸 상태가 무거웠는데 첫 경기를 이겨서 다행이다.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짧은 경기 소감을 전했다.

지난 2005년 수원삼성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한 서동현은 이후 강원, 제주, 안산경찰청, 수원FC 등을 거쳤다. 총 13년의 K리그 시절 동안 304경기에 출전해 68골 23도움을 기록했을 정도로 그는 K리그에서 인정받는 선수였다. 이후 서동현은 태국 치앙마이와 까셋삿FC를 거쳤고 지난 8월 경주에 합류했다.

"태국에선 말이 통하지 않았다. 묵언수행을 하는 것 같아서 너무나 답답했다"며 웃음을 지은 서동현은 "하지만 경주에 오니 선수들과 자유롭게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너무나 즐겁다"고 경주 생활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서동현은 "물론 내셔널리그를 얕보는 팬들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직접 와서 뛰어보니 K리그2에서도 중상위권에 위치할 수 있는 팀이 다수 있을 정도로 다들 실력이 뛰어나다"고 전했다.

경주 이적 후 서동현은 최고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 시즌 서동현은 경주 유니폼을 입고 내셔널리그 10경기에 출전해 10골을 기록 중이다. 이날 울산을 상대로 한 득점까지 포함한다면 서동현은 이번 시즌 경주 소속으로 나선 11경기에서 11골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서동현은 겸손했다.

"최근 득점을 많이 성공시키고 있지만 특별한 비결은 없다. 우리 선수들이 워낙 공을 잘 차고 능력있는 선수들이다"며 운을 뗀 서동현은 "그러다 보니 내게 패스가 잘 오고 있다. 집중력을 발휘했던 것이 득점으로 이어졌다. 내가 잘할 수 있는 배경엔 동료들의 도움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정도 대답으론 그의 활약을 이야기하기에 부족한 면이 있었다. 조금 더 구체적인 대답이 듣고 싶었다. 그러자 서동현은 "2008년 수원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을 때 내가 했던 플레이를 되새기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또한 이미지 트레이닝 작업을 통해 계속해서 경기 중 상황을 생각하고 있다"며 " K리그나 프리미어리그 팀들의 하이라이트도 많이 보고 있다. 공격수들의 경기 중 위치 선정과 슈팅 타이밍 등을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1985년생인 서동현은 어느새 한국 나이로 35세다. 최근 그와 동갑인 오장은, 백지훈이 은퇴를 결심했을 정도로 적지 않은 나이다. 하지만 서동현은 아직 자신을 증명하고 싶은 마음이 강해 보였다. 오히려 그는 "또래 선수들의 은퇴로 보다 더 간절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고 전했다.

서동현은 "지훈이 형의 은퇴 이야기를 들어서 슬펐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지훈이 형의 은퇴를 보며 '축구를 더 간절하게 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이 생겼다"며 "이루어지지는 않겠지만 프로 진출에 대한 꿈과 희망을 여전히 가지고 있다. 현재 내가 리그에서 득점 3위다. 이 격차를 따라잡아 득점 선두로 올라서게 된다면 프로팀에서도 날 다시 한 번 좋게 봐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긍정적인 생각으로 매일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서동현은 경주의 자존심을 이야기했다. 서동현은 "전국체전에 오기 전 리그에서 성적이 안 좋았다. 리그 순위도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다"며 "그래서 이번 전국체전이 중요하다. 여기서 좋은 성적을 내고 동기부여를 얻게 되면 이 흐름이 리그에서도 이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팀의 내셔널리그 3연패를 향해 나부터 한 발 더 뛰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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