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잘싸’ 화성FC에 수원 팬들이 보낸 존경의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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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수원=김현회 기자] 화성FC의 FA컵 도전은 4강에서 멈췄지만 그들을 향한 박수는 끊이질 않았다.

화성FC는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수원삼성과의 FA컵 2차전 원정경기에서 0-3으로 패하면서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K3리그 팀 최초의 FA컵 4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낸 화성FC는 지난 1차전 홈 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두며 결승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지만 이날 두 골차로 패하면서 도전을 멈추게 됐다.

화성FC의 상황은 열악했다. 화성FC는 FA컵 4강이라는 큰 경기를 앞두고도 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는 없었다. 화성FC 프런트는 이 경기뿐 아니라 화성시 체육회 일도 겸해야 했다.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는 오는 10일 스리랑카와의 국가대표 경기를 치르고 다음 날인 11일에는 이 경기장에서 우즈베키스탄과의 올림픽 대표팀 평가전이 열린다. 화성FC 프런트는 화성시 체육회가 경기를 주관한 경험이 부족해 직접 체육회로 나가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FA컵 4강을 앞두고도 사무국이 경기에 전념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또한 화성FC는 수원삼성전이 끝나고 하루 쉰 뒤 4일 전국체전 첫 경기를 치러야 한다. 화성FC는 4일 오전 10시 창원시청과 전국체전 첫 경기를 펼친다. 화성FC로서는 2일 늦은 밤까지 경기를 치른 뒤 곧바로 이동해 전국체전을 준비할 예정이다. 전국체전은 K3리그나 내셔널리그 팀에는 FA컵 못지 않은 중요성이 있는 대회다. 화성FC는 4일 오전 서울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열리는 창원시청과의 경기를 위해 수원삼성전을 치른 다음 날인 3일 김포의 호텔에서 숙박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화성FC는 열악한 상황에서도 수원삼성과의 FA컵 4강 경기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지난 달 28일 이천시민축구단과의 K3리그 경기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아프리카 돼지열병 확산으로 인해 경기가 연기되자 수원삼성전을 앞두고 체력을 비축한 이들은 맞춤형 훈련으로 경기를 준비했다. 2일 태풍이 상륙해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수원삼성전이 수중전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러 훈련장에 물을 잔뜩 뿌려놓고 훈련에 임했다. 28일에는 오후에 잔디를 30%만 적셔 놓고 가볍게 훈련했다.

다음 날부터는 스프링클러를 총동원해 잔디의 70%를 적신 채 훈련에 임했다. 이날부터는 일부러 훈련 시간도 저녁으로 변경했다. 화성FC는 이번 경기를 앞두고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훈련에 집중할 수 있었다. 조명 시설 등도 수원월드컵경기장과 똑같이 갖춰놓고 경기를 준비했다. 시간과 날씨, 조명까지 고려한 맞춤형 훈련이었다. 화성FC는 K3리그 역사상 최초의 FA컵 4강에서 결승으로 가기 위한 준비를 나름대로 마쳤다. 수원월드컵경기장에 폭우가 쏟아지자 화성FC의 훈련이 빛을 발하는 듯했다.

응원 분위기도 뜨거웠다. 이날 화성FC는 약 500여 명의 원정 응원단이 몰려 들었다. 수원월드컵경기장 원정석을 채운 이들은 꽹과리를 두들기며 응원을 펼쳤다. 수원삼성의 세련된 응원에 비해서는 투박했지만 정겨운 맛이 있었다. 화성FC 서철모 시장을 비롯해 부시장과 고위 공무원들도 대거 경기장을 찾았다. 화성시청 측에서는 원정 응원단을 위해 생수와 간식 등을 제공했다. 화성 팬 뿐 아니라 K3리그 팀 유니폼을 입은 다른 팀 팬들도 원정석 한 켠에서 맥주를 마시며 경기를 즐겼다. 축제의 장이었다.

화성의 도전은 비록 4강에서 멈췄다. 홈 1차전에서 1-0 승리를 거둔 화성은 2차전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결국 0-3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수원 장내 아나운서도 경기가 끝난 뒤 “끝까지 최선을 다한 상대에도 박수를 보내달라”고 말했다. 상대팀 염기훈도 “화성이 어떻게 프로팀들을 이기고 FA컵 4강에까지 올라왔는지 느낀 경기였다”고 전했다. 경기가 끝난 뒤 화성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털썩 주저 앉았다. 하지만 그들이 다시 일어나 인사를 보내자 경기장을 채운 수원 팬들 역시 화성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화성은 졌지만 잘 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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