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강원FC 이영재의 골 뒷풀이가 바뀌었다.

29일 춘천 송암레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강원FC와 인천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홈팀 강원은 전반전에만 두 골을 넣으며 앞서갔으나 원정팀 인천이 후반에 다시 두 골을 넣으며 2-2 무승부를 기록, 승점 1점씩 나눠갖는데 만족해야 했다.

이날 강원의 핵심은 이영재였다. 강원이 기록한 두 골은 모두 이영재의 발 끝이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전반 22분 이영재는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을 날렸다. 이는 인천 정산 골키퍼가 쳐냈지만 곧바로 강지훈의 발리골로 이어졌다. 이후 전반 41분에는 아예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정조국의 절묘한 노룩 패스를 쇄도하면서 받은 이영재는 정산 골키퍼까지 제치고 골을 넣었다.

골을 넣고 나서 이영재는 특별한 골 뒷풀이를 선보였다. 손가락으로 일종의 마스크를 만들었다. 사실 낯설다. 이영재는 원래 다른 골 뒷풀이를 주로 했다. 과거 그는 골을 넣고나서 손가락으로 '#' 모양을 만들었다. 이영재에게 무언가 사연이 있을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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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니 이영재는 자신의 트레이드 골 뒷풀이를 만든 것이었다. 과거 '#' 모양의 골 뒷풀이는 자신의 등번호 32번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울산현대 시절부터 경남FC에서 뛸 때까지 이영재는 꾸준히 32번을 달았다. 하지만 강원으로 이적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이영재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트레이드 되어 강원의 유니폼을 입었다. 이미 32번은 강원의 신인 정민우의 등번호였다.

결국 이영재는 32번이 아닌 34번을 달 수 밖에 없었다. 따라서 자신의 골 뒷풀이는 계속해서 하기 애매한 상황에 놓였다. 그래서 새로 개발한 골 뒷풀이가 '마스크'다. 이영재는 이 골 뒷풀이에 대해 "별 다른 뜻은 없다"라면서도 "그저 '나는 이영재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 골 뒷풀이다"라고 소개하면서 미소 지었다.

현재 강원은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인해 제대로 된 로테이션을 가동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 중요한 것이 이영재의 역할이다. 일단 지난 인천전에서 이영재의 활약은 빛났다. 강원이 어려울 수록 이영재의 '손가락 마스크 골 뒷풀이'가 많아진다면 AFC 챔피언스리그 티켓은 결코 꿈이 아닐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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