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서울월드컵경기장=임형철 기자] 상주상무 소속으로 첫 경기에 나선 황병근이 더 좋은 활약을 예고했다.

황병근이 선발 출전한 상주상무는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과 하나원큐 K리그1 2019 32라운드 경기를 치렀다. 황병근은 2018년 8월 25일 전북 소속으로 상주 원정 경기에 나선 이후 1년 만에 K리그 경기에 출전했다. 그는 올해 4월 말 입대 후 윤보상과 주전 경쟁에 나서고 있으며 이날 서울을 상대로 처음 출전한 90분 동안 맹활약을 펼치며 눈도장을 찍었다. 팀은 류승우, 송시우의 골로 2-1 승리를 거두며 승점 3점을 챙겼다.

오랜만에 출전한 경기에서 황병근은 이른 시간부터 활약을 펼쳤다. 전반 13분에 고광민과 박주영이 연이어 시도한 슈팅을 막아내며 연속 선방에 성공했다. 비록 황병근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페시치의 기습적인 헤더를 막지 못해 실점을 허용했지만 이외 장면에서는 팀 승리에 무시 못 할 공로를 세웠다.

하지만 경기 후 만난 황병근은 자신의 활약에 아쉬움이 있음을 토로했다. 도핑테스트를 마친 후 지친 모습으로 돌아온 황병근은 경기에 대해 "팀이 승리해서 좋다. 하지만 나로서는 아쉬운 점이 많다"라면서 "실점 장면에서 내 위치 선정에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상대가 헤더를 아무리 잘했어도 나로서는 좋은 위치를 미리 잡아 막았어야 했다. 훈련을 통해 앞으로 위치 선정에 많은 보완을 하고 싶다"고 경기 소감을 전했다.

황병근의 자기반성은 습관과도 같다. 그는 원소속팀 전북에서도 경기를 마친 뒤 자신의 아쉬운 점을 곱씹으며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했다. 자신의 경기 영상을 다시 돌려보는 건 기본이었다. 하지만 전북 시절에는 그만 자기반성 과정에서 선을 넘고 말았다. 황병근은 자신의 경기 영상보다 영상에 달린 댓글들을 하나하나 읽는데 더 시간을 들였다. 게다가 날카로운 비판이 가득 담긴 내용을 마주하며 깊은 상처를 받아야만 했다.

황병근은 "사실 전북 시절에는 영상보다 댓글을 더 많이 찾아봤다. 네티즌들이 뭐라고 반응하는지 챙겨보는 게 우선이었다"라며 "오히려 악순환이었다. 한 번 본 댓글은 다음 경기 들어가기 전까지도 나를 괴롭혔다. 끊임없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결국 반응을 의식해 실수가 따라올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 말을 전하면서도 "지금 생각해보면 참 어리석었다"고 당시를 후회했다.

댓글에 대한 집착을 떨치기까지는 최은성 코치의 역할이 컸다. 전북에서 골키퍼 코치로 호흡을 맞췄던 최은성은 황병근에게 "어차피 댓글로 좋은 말해 주는 사람은 없다. 그 시간에 영상 분석에 더 집중해라"라고 따끔한 일침을 건넸다. 황병근은 이 말을 들은 뒤 현재까지 댓글 반응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댓글 대신 자신의 경기 영상을 꾸준히 돌려보며 경기가 끝날 때마다 자기반성 시간을 갖는 중이다.

황병근은 서울전 출전을 시작으로 입대를 선수 경력의 전환점으로 맞고 싶다고 밝혔다. 그에 앞서 입대 후 기량을 회복한 박용지, 김건희, 박준태, 박기동 등의 사례를 익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황병근은 "선수단 사이에서도 나태한 감정을 느껴볼 수 없다. '어차피 온 김에 발전해서 나가자'는 생각이 꽃피고 있다"라며 "전북에 있는 동안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는데 상주에서는 기회를 잡고 싶다. 입대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전북에 도움을 줄 만한 선수가 되어 돌아가겠다. 잘 관리해 열심히 경쟁에 참여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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