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아산=조성룡 기자] "아니, 그럼 저 선수가 왜 있어?"

18일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19 아산무궁화와 안산그리너스의 경기 전, 관계자들은 선발 명단이 발표되자 안산의 한 선수를 가리키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는 진창수였다. 이날 안산의 선수 명단에 진창수의 이름은 없었다. 이번 경기는 안산의 원정 경기다. 굳이 오지 않아도 될 진창수가 아산까지 먼 발걸음을 한 것이다.

취재진과 만난 안산 임완섭 감독은 진창수의 이야기가 나오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진창수의 원정 동행 이유를 묻자 임 감독은 가볍게 한 마디를 던졌다. "마사 통역이다." 안산은 따로 일본어 통역이 없었다. 그래서 J리그 경험이 있는 윤선호가 대신 통역을 해주거나 구단 직원 중 일본어가 가능한 사람이 통역을 대신한다. 이번에는 진창수였다. 진창수는 재일교포 출신으로 일본어와 한국어 의사소통이 모두 가능하다.

하지만 이것은 임 감독이 지시한 부분은 아니었다. 현재 진창수는 광대뼈 함몰 부상을 당한 이후 계속해서 재활에 매진하고 있다. 곧 경기에 출전할 예정이지만 아직까지는 아니다. 임 감독 입장에서는 그래도 진창수가 휴식하기를 바랐을 수 있다. 임 감독은 "진창수가 먼저 내게 와서 원정 경기에 함께하고 싶다고 하더라"면서 "그래서 겸사겸사 진창수에게 통역의 임무를 맡겼다"라고 소개했다.

임 감독은 진창수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성실함과 마인드 등이 정말 좋은 선수다. 안산과 같이 환경이 열악한 구단에서는 진창수 같은 선수들이 많으면 정말 좋다"라고 입을 연 임 감독은 "선수들마다 출전시간에 대한 생각과 욕심이 다르다. 선발 출전을 원하는 선수가 있고 후반 조커를 더 좋아하는 선수가 있다. 그런데 진창수는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든 적든 그 시간을 온전히 팀을 위해 희생하는 선수다"라고 밝혔다.

이후 <스포츠니어스>는 진창수를 만났다. 그는 "마사 통역을 하러 왔다"면서도 "같이 오면 무언가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따라왔다. 비록 부상 중이지만 이렇게라도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기꺼이 할 생각이다. 물론 그라운드 안에서 활약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제 거의 다 나았다. 빨리 다시 경기에 나서고 싶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임 감독이 괜히 진창수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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