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씬 스틸러’ 전북 김민혁 “골 들어갈 것 같으면 미리 뛰어갈 준비해”

ⓒ JTBC 3 FOX SPORTS 방송화면 캡쳐

[스포츠니어스|전영민 기자] 올 시즌 전북 현대에는 새로운 ‘골 요정’이 등장했다. 바로 중앙 수비수 김민혁이다.

지난 2014년 일본 사간 도스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민혁은 지난해까지 사간 도스 유니폼을 입고 활약했다. 이후 김민혁은 올 시즌 초 베이징 궈안으로 떠난 김민재의 대체자로 전북에 입단했다. 이렇듯 K리그 1년 차를 보내고 있는 김민혁이지만 올 시즌 그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을 훌륭하다. 김민혁은 이번 시즌 전북의 주전 수비수 자리를 꿰차며 현재까지 리그 21경기에 출전 중이다.

김민혁은 경기 중 지치지 않는 체력과 안정적인 플레이로 전북의 수비 라인을 이끈다. 빠른 발과 강력한 제공권은 덤이다. 이러한 김민혁의 활약 덕에 현재 전북은 경쟁자 울산을 제치고 리그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그런데 수비수인 그의 존재감이 가장 돋보이는 순간이 전북의 득점 장면에서라는 사실은 꽤나 아이러니하다.

김민혁의 존재감은 수비 상황에서 빛난다. 하지만 전북의 골 장면에서는 더더욱 돋보인다. 김민혁은 전북의 최후방을 지키는 중앙 수비수지만 팀의 득점 상황에서는 누구보다 빠르게 득점을 기록한 선수에게 뛰어간다. 그리고 함께 골 뒷풀이에 참여하며 동료들과 기쁨을 나눈다. 팬들은 이런 김민혁을 두고 ‘골 요정’, ‘골 뒷풀이형 수비수’ 등의 별명을 붙였다. <스포츠니어스>는 김민혁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전북의 ‘씬 스틸러’가 된 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김민혁은 “최근에 팬들이 내게 ‘골 요정’이라는 별명을 붙여준 것을 알고 있다. 팬들이 지어준 별명이라 더욱 좋다”며 “비록 내가 골을 넣지 못해도 함께하는 팀 동료들이 골을 넣을 때면 참 기분이 좋다. 그래서 항상 골 뒷풀이에 참여하고 있다”고 웃음을 지었다.

김민혁은 187cm의 큰 신장을 갖춘 선수임에도 스피드가 상당히 빠르다. 하지만 그의 발은 전북이 득점을 기록했을 때 더욱 빨라진다. 골을 기록한 선수에게 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민혁은 “뒤에서 보고 있다가 골이 들어갈 것 같다 싶으면 본능적으로 미리 뛰어갈 준비를 한다. 그렇게 준비를 끝낸 상태에서 득점이 들어가게 되면 100% 전력 질주를 해서 골을 넣은 선수에게 뛰어간다”고 전했다.

전북의 골이 있는 곳엔 언제나 그가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축구는 체력 소모가 큰 스포츠다. 그렇기에 90분간 쉴 새 없이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들에게 득점 상황은 잠시 쉬어가는 시간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김민혁은 이 같은 짧은 휴식 시간을 스스로 마다한다. 이에 대해 김민혁은 “골이 들어갔을 때만큼은 동료들과 함께 즐길 수 있기에 좋다. 일본에 있을 때도 득점을 한 선수들에게 축하를 해줬다. 함께 기쁨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기에 많은 거리를 달려가도 힘들다고 느낀 적은 없다”고 전했다.

김민혁은 득점 상황에서 동료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오히려 골을 기록한 선수들보다도 더 적극적으로 나서 함께 유쾌한 골 뒷풀이를 선보인다. 이에 대해 김민혁은 “전북은 선수들끼리 다들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다 같이 골 뒷풀이를 한다. 특히 평소에 로페즈와 골 뒷풀이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어떤 골 뒷풀이를 할 것인가에 대해 주로 얘기를 나눈다. 그리고 실제로 로페즈가 골을 넣으면 함께 준비했던 골 뒷풀이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김민혁은 “주로 로페즈나 호사와 같이 밥을 먹다가 골 뒷풀이를 구상한다. 두 선수가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는 편이다. 그러면 내가 들어보고 ‘이건 아니다’, ‘저건 좋다’라고 평가를 한다”. 나는 주로 두 선수에게 ‘재밌는 골 뒷풀이를 해보자’라고 이야기한다. 그렇게 골 뒷풀이를 결정한다”고 전했다.

전북에서 1년 차 시즌을 보내고 있는 김민혁이지만 김민혁이 보여주는 친화력은 그가 마치 오랜 시간 전북에서 활약했던 선수라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김민혁은 “원래 내가 친화력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다. 다만 대표팀이나 연령별 대표팀에서 만났던 선수가 많아서 처음 전북에 왔을 때도 크게 불편하진 않았다. 형들도 잘 챙겨주고 먼저 다가와주셨다”고 전했다.

올 시즌 초부터 계속해서 주전 자리를 잃지 않아왔던 김민혁이지만 그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지난 8월 한 달간 그는 부상에서 돌아온 최보경과 새롭게 영입된 권경원에 밀려 리그 한 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러나 이 기간에도 김민혁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벤치에 있는 날에도 김민혁은 어김없이 골 뒷풀이에 참여한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에 대해 김민혁은 “전북은 워낙 좋은 팀이다. 좋은 선수들이 많기에 늘 경쟁을 해서 경기를 뛰어야 하는 곳”이라며 “경기를 못 뛴다고 해서 인상을 쓰면 안된다. 경기를 뛰나 못 뛰나 해맑게 지내는 게 좋은 것이다. 그렇기에 항상 즐겁게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골 요정’ 김민혁의 존재감은 경기 이후에도 빛난다. 바로 전북만의 승리 뒷풀이인 ‘오오렐레’가 펼쳐지는 순간이다. ‘오오렐레’에 대해 김민혁은 “너무나 재밌다. 경기에서 이겼을 때 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뜻깊은 순간이다. 솔직히 말해서 ‘오오렐레’ 때 혼자 특출나게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 그런데 그때가 되면 힘들어서 하지 못하겠더라”며 웃음을 지었다.

그렇다면 김민혁이 구상하고 잇는 그만의 특별한 ‘오오렐레’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이에 대해 김민혁은 “아직까지는 구체적으로 생각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기회가 되면 색다른 ‘오오렐레’를 해보려고 생각하고 있다”며 “준비를 하지 않고 갑작스럽게 하면 민망한 상황이 연출된다. 준비를 해야 한다. 그래서 항상 어떤 ‘나만의 오오렐레’를 해볼지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렇듯 김민혁은 전북 생활 1년 차의 선수임에도 이미 전북의 분위기 메이커가 되어 있었다. 동료들의 득점을 누구보다도 기뻐하는 그는 항상 전속력으로 선수들에게 달려간다. 그리고 팬들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재밌는 골 뒷풀이를 연구하고 심지어 전북의 전통인 ‘오오렐레’에 대해서도 좀 더 색다른 시도를 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끝으로 김민혁은 “앞으로도 득점을 기록한 선수에게는 무조건 뛰어갈 것이다. 그건 멈출 수 없다. 또 계속해서 팬들을 기쁘게 해주고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 로페즈가 골을 넣으니 저기 김민혁이 달려온다.

ⓒ전북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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