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안산=조성룡 기자] FC안양 조규성의 붕대 투혼은 다 이유가 있었다.

15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19 안산그리너스와 FC안양의 경기에서 원정팀 안양이 조규성의 두 골과 알렉스의 한 골에 힘입어 방찬준의 한 골에 그친 안산을 3-1로 꺾고 승점 3점을 획득, 3위 자리를 탈환하는데 성공했다.

이날 조규성은 펄펄 날았다. U-22 대표팀 차출 이후 소속팀과 자주 발을 맞춰보지 못했지만 두 골을 넣으며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활약했다. 전반 30분 코너킥 상황에서 감각적인 헤더로 첫 골을 기록하더니 전반 34분에는 김상원의 슈팅이 안산 황인재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자 재빠르게 쇄도하며 또 한 골을 추가했다. 이 두 골로 인해 안양은 일찌감치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안양 조규성은 "중요한 경기라서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선수들 모두 강했다"면서 "값진 승리였다. 정말로 기쁘다"라고 간단한 경기 후 소감을 말했다.

조규성은 이번 안산전에서 머리에 붕대를 감고 뛰었다. 의아할 수 밖에 없었다. 경기 전 몸을 풀 때까지 조규성의 머리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그런데 경기를 위해 그라운드에 입장할 때 조규성의 머리에는 붕대가 감겨 있었다. 이 이야기를 꺼내자 조규성은 허탈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더니 "사정이 있었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몸 풀고 들어가는데 안산 유소년 꼬마 애 한 명이 울고 있더라"면서 "그걸 보면서 가고 있었다. 뒤를 쳐다보면서 걸어간 셈이다. 그 순간 (유)종현이 형이 '머리'라고 황급하게 외치더라. 그래서 앞을 돌아봤는데 '머리 조심'이라고 쓰여있는 곳에 이마를 들이받았다. 아프지만 티를 낼 수 없어서 '괜찮아요'라고 하면서 걸어갔다. 그런데 이마에 손을 떼니 피가 묻어 나오더라. 알고보니 이마가 찢어진 것이었다"라고 웃었다.

하지만 붕대를 감고 조규성은 두 골을 넣었다. 심지어 한 골은 머리로 넣었다. 조규성 또한 "이마가 찢어진 순간 나 또한 '오늘 골 하나 넣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경기장에 들어가면 다쳐도 신경 쓰지 않는 편이다. 집중하면 아픈 것이 생각도 나지 않는다. 우리가 지금까지 세트피스 골이 없었다. 이번에 내가 처음 해볼 수 있어서 매우 좋은 것 같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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