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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전영민 기자] 한국 대표팀이 투르크메니스탄을 상대로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펼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10일 오후 23시(이하 한국시간) 투르크메니스탄 아시가바트 쾨펫다그 스타디움에서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첫 경기를 치른다. 앞서 벤투호는 이번 투르크메니스탄전을 위해 터키 이스탄불에서 조지아와 평가전(2-2 무승부)을 치르며 실전 감각을 유지했다.

투르크메니스탄은 우리에게 조금 낯선 국가다. 중앙아시아 한가운데 위치한 투르크메니스탄은 카스피해와 카자흐스탄, 이란, 우즈베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을 경계로 하고 있다. 인구는 약 594만명이며 투르크메니스탄어와 러시아어를 사용한다. 국가 면적은 491,210㎢로 100,363㎢의 한국보다 무려 5배 가까이 크다. 또한 전체 인구의 약 90% 정도가 이슬람교를 믿는 이슬람 국가다.

과거 소련 연방에 속했던 국가답게 투르크메니스탄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무거운 편이다. 투르크메니스탄은 지난 2018년 국경 없는 기자회가 발표한 '2018 세계언론자유지수'에서 180개국 중 178위를 차지했다. 정치 체제 역시 지난 1990년 11월 2일부터 2006년 12월 21일까지 무려 17년간 대통령직을 수행한 초대 대통령 사파르무라트 니야조프와 현재 13년째 대통령직을 이어오고 있는 구르반굴리 베르디부함메도프의 사례에서 보듯 경직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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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르크메니스탄은 중앙아시아에 위치한 구소련 국가 중 타지키스탄(피파랭킹 119위), 아프가니스탄(피파랭킹 149위)과 더불어 최약체 수준의 국가로 평가받는다. 투르크메니스탄의 피파랭킹 132위다. 역대 가장 높았던 피파랭킹도 지난 2004년 3월 기록한 83위일 정도로 낮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객관적인 전력 차에도 투르크메니스탄은 지난 1998년 태국 방콕에서 열린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에 3-2 완승을 거둔 적이 있다.

한국과 투르크메니스탄은 역대 세 번의 맞대결을 치렀다. 전적은 한국 대표팀이 2승 1패로 앞선다. 가장 최근에 열린 두 팀의 경기는 지난 2008년 6월 14일 투르크메니스탄 아시가바트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경기다. 당시 대표팀은 해트트릭을 기록한 김두현의 활약에 힘입어 3-1 완승을 거뒀다.

하지만 이번 경기가 열리는 장소는 당시의 아시가바트 올림픽 스타디움이 아닌 같은 아시가바트 내의 또 다른 경기장 쾨펫다그 스타디움이다. 쾨펫다그 스타디움은 지난 1997년 개장했다. 더불어 쾨펫다그 스타디움은 투르크메니스탄 리그 FC 쾨펫다그의 홈구장으로 활용되고 있기도 하다. 수용 인원은 26,503명이다.

투르크메니스탄의 지휘봉은 크로아티아 출신의 안테 미세 감독이 잡고 있다. 미세 감독은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크로아티아 국가대표팀 수석코치를 맡은 경력이 있다.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는 보스니아 프리미어리그 팀인 HSK 지린스키 모스타에 잠깐 몸담기도 했다. 이후 지난 3월 투르크메니스탄 대표팀에 부임했다.

미세 감독은 이번 한국전을 위한 23인의 명단을 주로 국내파로 채웠다. 23인의 명단 중 해외파는 단 세 명에 불과하다. 무려 19명의 선수가 투르크메니스탄 리그 국내파고 19명 중 여덟 명이 알틴 아시르 FK에서, 일곱 명의 선수가 아할 FK 소속으로 활약하고 있다. 1984년생 미드필더 아르투르 게보르키안은 무적 신분의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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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경기에서 투르크메니스탄의 골문은 마멧 오라즈무하메도브가 지킬 것이 유력하다. 지난 2011년 자국리그 팀인 HTTU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한 오라즈무하메도브는 현재까지 A매치 21경기에 출전했다. 오라즈무하메도브는 지난 2019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린 2019 아시안컵에서는 조별리그 세 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해 활약했다. 한국 대표팀과의 경기에서도 출격이 유력하게 점쳐지는 이유다.

수비 라인에서는 셰흐라트 소유노프와 세르다르 아나오라조프가 눈에 띈다. 184cm의 신장을 보유하고 있는 소유노프는 주로 중앙 수비수로 활약한다. 현재 자국리그 아할 FK에서 활약하고 있는 소유노프는 통산 A매치 25경기에 출전했다. 투르크메니스탄 21세 이하 대표팀 소속으로도 7경기에 출전해 1골을 득점한 경력이 있다. 또 다른 수비수 아나오라조프 역시 소유노프와 함께 아할에서 활약 중이다. 인상적인 점이 있다면 아나오라조프는 185cm의 큰 신장을 갖췄음에도 주로 우측 풀백으로 활약한다는 것이다. 아나오라조프는 통산 A매치 33경기에 출전했다.

미드필더진에서는 주장 아슬란미랏 아마노프가 단연 눈에 띈다. 카자흐스탄 이중국적을 보유하기도 한 아마노프는 주로 측면 윙어 포지션을 소화하는 선수다. 때에 따라서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기도 한다. 주장답게 아마노프의 이력은 화려하다. 아마노프는 현재 우즈베키스탄 명문 로코모티브 타슈켄트 소속으로 활약 중이다. 아마노프는 현재까지 A매치 39경기에 출전해 10골을 기록했다. 이번 경기에서도 단연 경계 1순위라는 평가다.

1984년생 베테랑 미드필더 아르투르 게보르키안도 있다. 측면 윙어 포지션을 주로 소화하는 그는 현재 무적 신분이다. 게보르키안은 지난 8월 16일 상호 합의하에 인도네시아 페르시아 반둥을 떠난 이후 한 달 가까이 팀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오랜 경험을 자랑하는 베테랑 선수이기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공격진에서는 알티무라트 안나두르디예프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 스트라이커 포지션을 소화하는 안나두르디예프는 지난 2017년 3월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래 현재까지 A매치 15경기에 출전해 4골을 기록했다. 투르크메니스탄 명문 아할을 거쳐 현재 알틴 아시르 FK에서 활약 중인 안나두르디예프는 다가오는 한국과의 경기에서도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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