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얇은 선수층, 생각보다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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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서울월드컵경기장=홍인택 기자] 서울의 얇은 선수층이 드러낸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하나원큐 K리그1 2019 28라운드 FC서울과 전북현대의 일명 ‘전설 더비’가 열렸다. ‘라이벌’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서울은 전북에 무기력했다. 전북은 문선민과 로페즈, 호사를 앞세워 빠른 공격을 주도했다. 손준호와 이승기, 김진수와 이용이 허리를 지배했다.

사실 전북의 스리백은 큰 부담이 없었다. 서울의 허리가 제 몫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고요한과 알리바예프는 확실히 지쳐 보였다. 시즌 초반부터 많은 활동량을 앞세우면서 강도 높은 압박을 노렸던 서울은 결국 시즌 중반 체력적 고비를 넘기지 못하는 모습이다.

서울의 실점 장면, 특히 로페즈에게 허락한 두 번째 골만 본다면 발이 느린 수비진의 역량이 부족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중원이었다. 전반기 동안 서울의 기동력을 담당했던 고요한과 알리바예프의 체력 소모가 생각보다 심각해 보였다. 최용수 감독도 경기 전 인터뷰에서 “고요한과 알리바예프는 체력이 방전된 거 같다”라며 걱정했을 정도다. A매치 휴식기가 기다리고 있지만 알리바예프는 우즈베키스탄 국가대표 경기도 뛰어야 한다. 쉴 틈이 없다.

중원 기동력이 죽은 서울은 공격과 수비 모두 할 수 없는 팀이 됐다. 페시치와 박동진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었다. 수비진은 중원의 새는 물을 막기 급급했다. 그마저도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미 무너지고 있는 댐을 손가락으로 막는 듯한 모습이었다.

서울이 상대한 전북은 압박을 느슨하게 해도 되는 팀이 아니다. 그러나 고요한과 알리바예프의 ‘수고’와는 별개로 그들은 지칠 대로 지쳤다. 그들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건 휴식이다. 이대로라면 서울이 전반기 동안 쌓아 올린 3위 자리도 위험할 수 있다. 서울의 자리를 노릴 수 있는 팀은 아마 대구FC일 것이다.

수비진도 문제다. 이미 서울의 수비진은 빨간불이 켜졌다. 김원균과 이웅희의 부상, 김원식의 부진으로 즉시 전력감이 부족하다. 서울은 결국 정현철을 최종 수비수의 가운데 위치로 내려서 경기를 치르고 있다. 양 옆에는 시즌 초반 최 감독 구상에 없었던 황현수와 ’19살’ 김주성이 있다. 이가 없어서 잇몸으로 버티는 셈이다.

이와 같은 얇은 선수단 운영과 체력 고갈은 서울의 연속 무승으로 이어졌다. 최근 네 경기 동안 승리를 기록하지 못한 서울의 부담감이 가장 잘 드러난 지점은 페널티킥 실축이다. 정원진으로서는 부담이 큰 페널티킥이었다. 서울의 한계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장면이다.

희소식은 있다. A매치 휴식기가 끝나면 박주영이 돌아온다. 이명주와 주세종도 팀에 합류한다. 두 미드필더와 현재 서울의 중원 운영 성격이 다른 편이기에 두 사람의 합류가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누가 됐든 중원에서 뛸 수 있는 게 중요하다.

최용수 감독의 한마디는 긴 여운이 남는다. 그는 “그나마 AFC챔피언스리그에 나가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서울은 플랜B가 부족하고 연약하다. 그만큼 가동할 수 있는 선수 폭이 좁다. 시즌은 아직 많이 남았다. 서울의 최선은 3위 유지다. 유지할 수 있을지가 문제다.

intaekd@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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