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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전영민 기자] 지난 1983년 시작한 K리그는 37년의 찬란한 역사를 자랑한다. 그 오랜 기간 동안 셀 수 없이 많은 선수들이 K리그를 거쳐갔다. 그중에서는 여러 가지 상황으로 인해 프로 생활을 일찍 접은 선수도 있고 한결같은 활약으로 K리그 역사에 이름을 남긴 이들도 있다. 다음 소개하는 선수들은 여전히 왕성한 모습을 보이며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는 현역 K리그 최다 출전 선수 TOP 10명이다.

10. 염기훈 (수원 삼성) - K리그 363경기 출전, 71골 105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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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 주장 염기훈은 지난 2006년 전북 현대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래 현재까지 K리그 363경기에 출전했다. 2006년에서 2007년 6월까지 전북에서 활약한 염기훈은 이후 울산 현대를 거쳐 2010년 수원으로 이적했다. 당시 수원 팬들은 부상 상태였던 염기훈을 영입하기 위해 전도유망한 수비수 이재성을 트레이드 시켰다는 것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었다. 당연히 염기훈을 향한 시선 역시 곱지 않았다. 하지만 이 영입이 수원 역사상 최고의 영입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10년 염기훈은 K리그 19경기에 출전해 1골 10도움을 기록하며 수원의 공격을 이끌었다. 특히 염기훈은 2010시즌 부산 아이파크와의 FA컵 결승전에서 전반 25분 날카로운 왼발 중거리슛으로 결승골을 기록하며 수원의 FA컵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이후 염기훈은 2012년에서 2013년 9월까지 경찰 축구단에서 군 생활을 한 후 수원으로 복귀했다.

적지 않은 나이였지만 염기훈의 활약은 이때부터 더 무서워졌다. 2014시즌 K리그 35경기에 출전해 4골 8도움을 기록하며 수원의 리그 2위에 기여한 염기훈은 2015시즌에도 리그 35경기에 출전해 8골 17도움을 기록하며 수원의 2년 연속 리그 2위를 이끌었다. 이후에도 염기훈은 2016시즌부터 2018시즌까지 매년 리그 30경기 이상(2016-34경기, 2017-38경기, 2018-34경기)에 출전하며 베테랑의 힘을 과시했다.

하지만 현재 염기훈이 차지하고 있는 최다 출전자 10위 자리는 올 시즌에 뒤집어질 가능성이 있다. 염기훈은 지난달 10일 열린 인천과의 경기를 마지막으로 현재 한 달 넘게 발바닥 염증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에 염기훈의 부상이 앞으로도 장기화된다면 그는 최다 출전 10위 자리를 356경기에 출장 중인 데얀에게 내줄 수도 있다.

9. 오범석 (강원FC) - K리그 366경기 출전, 15골 11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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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FC 수비수 오범석은 지난 2003년 포항 스틸러스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오범석은 현재까지 K리그 366경기에 출전 중이다. 더 놀라운 것은 오범석이 선수 생활 중간 요코하마FC, 소베토프 사마라, 항저우 그린타운 등 해외에서 활약했음에도 현역 최다 출전 9위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이다.

오범석은 15년간의 K리그 생활 동안 포항 스틸러스, 울산 현대, 수원 삼성, 경찰 축구단, 강원FC 등 총 다섯 개의 팀을 거쳤다. 오범석이 그간 많은 경기를 뛸 수 있었던 이유는 단연 성실함 때문이다. 풀백, 중앙 수비수, 수비형 미드필더 등 다양한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오범석은 어느 팀에서 뛰든 감독들의 신뢰를 받았다. 올 시즌 역시 오범석은 김병수 감독의 신뢰를 받으며 리그 16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오범석은 20대 시절 날카로운 공격력과 역동적인 플레이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제는 여기에 노련함도 갖춰졌다. 한국 나이 36세로 적지 않은 나이지만 탁월한 자기 관리로 인해 기복도 크지 않다. 이렇듯 K리그 366경기에 출전하고 있는 오범석이 현역 K리그 최다 출전자 9위다.

8. 정조국 (강원FC) - K리그 370경기 출전, 120골 27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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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국은 지난 2003년 안양 LG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어린 시절부터 대형 공격수로 많은 주목을 받았던 정조국은 프로 데뷔 첫 해부터 K리그에서 12골 2도움을 올리는 활약으로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이후 활약은 준수했다. 정조국은 2004년부터 2010년까지 FC서울 소속으로 K리그 177경기에 출전해 51골을 기록했다. 특히 2010시즌의 활약이 좋았다. 2010년 정조국은 K리그 29경기에 출전해 13골 4도움을 기록하며 FC서울의 리그 우승에 기여했다.

그리고 2011년 초 정조국은 AJ 옥세르로 이적하며 꿈에 그리던 유럽 무대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유럽에서의 경쟁은 녹록지 않았고 결국 정조국은 2012년 7월 친정팀 서울로 전격 복귀하며 유럽 생활을 마무리했다. 이후 정조국은 2016년 광주FC에 입단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광주에서의 활약은 대단했다. 정조국은 광주 시절 K리그 31경기에 출전해 20골 1도움을 올리며 K리그 득점왕, 2016 K리그 클래식 베스트 11, 시즌 MVP에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다. 정조국은 올 시즌에도 리그 21경기에 출전해 5골 1도움을 기록하며 강원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7. 김치우 (부산 아이파크) - K리그 371경기 출전, 19골 37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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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아이파크 수비수 김치우는 현재까지 정조국보다 딱 한 경기 많은 K리그 371경기를 뛰었다. 김치우는 지난 2004년 인천 유나이티드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전남 드래곤즈, FC서울, 상주 상무, 부산 아이파크를 거쳤다.

김치우의 가장 큰 장점은 날카로운 왼발이다. 정교한 왼발 킥 능력을 갖춘 그는 세트피스 상황에서 많은 공격 포인트를 올린다. 현재까지 K리그에서 남긴 공격 포인트만 19골 37도움이다. 측면 수비수임에도 여섯 경기당 한 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것이다.

1983년생인 김치우는 올해 한국 나이로 37세다. 하지만 올 시즌에도 김치우의 발끝은 폭발하고 있다. 김치우는 이번 시즌 부산 유니폼을 입고 K리그2 16경기에 출전해 4도움을 기록 중이다. 성실한 플레이를 바탕으로 K리그 371경기에 출전한 김치우가 K리그 현역 최다 출전자 7위다.

6. 최철순 (전북 현대) - K리그 371경기 출전, 3골 17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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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수비수 최철순 역시 K리그 371경기에 출전했다. 김치우와 같은 기록이다. 다만 1987년생인 최철순이 1983년생의 김치우보다 4살이 적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렇듯 최철순은 매 시즌 성실한 모습을 보이며 그간 많은 경기에 출장해왔다.

상주 상무 시절을 제외하면 최철순은 현역 생활 동안 전북에서만 활약한 '원클럽맨'이다. 몸을 사리지 않는 투지,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은 최철순의 트레이드마크이기도 하다. 이러한 성실함을 바탕으로 최철순은 전북 수비의 대들보 역할을 맡아왔다.

이 과정에서 최철순의 멀티 플레이어 기질 역시 돋보였다. 최철순의 주 포지션은 오른쪽 풀백이지만 때에 따라서 최강희 감독은 그를 중앙 미드필더, 중앙 수비수 등 다양한 포지션으로 활용했다. 특히 큰 경기에서 등장하는 '최철순 시프트'는 전북이 상대 에이스들을 제압하는데 쓰곤 했던 강력한 무기였다.

5. 김광석 (포항 스틸러스) - K리그 372경기 출전, 10골 5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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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많은 포항의 스타들은 포항스틸야드를 떠나 다른 팀으로 향했다. 포항의 상징과도 같았던 신화용이 그랬고 신진호, 신형민, 황진성, 손준호 그리고 최근의 김승대까지 많은 포항의 에이스들이 포항을 떠났다. 하지만 김광석만큼은 예외였다.

김광석은 지난 2002년 포항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김광석은 광주 상무 시절(2005~2006)을 제외하고 현재까지 포항에만 몸담으며 원클럽맨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김광석은 포항의 2007, 2013 K리그 우승, 2008, 2012, 2013 FA컵 우승, 2009 리그컵 우승, 200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우승 등을 함께 했다.

김광석은 중앙 수비수치고 작은 키인 183cm의 신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크지 않은 신장과 많은 나이에도 김광석의 기량은 여전하다. 김광석은 지난해 K리그 36경기에 출전해 3골 1도움을 기록하며 포항 수비를 책임졌다. 올 시즌에는 부상으로 지난 6월 30일 전북과의 홈경기에서 시즌 첫 출전을 한 이후 현재까지 9경기를 뛰었다.

4. 강민수 (울산 현대) - K리그 387경기 출전, 14골 3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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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 수비수 강민수는 현재까지 K리그 387경기에 출전했다. 지난 2005년 전남 드래곤즈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한 강민수는 이후 전북 현대, 제주 유나이티드, 수원 삼성, 울산 현대, 상주 상무 등 총 여섯 팀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강민수는 준수한 경기력으로 데뷔 첫 해를 제외한 매 시즌 15경기 이상 출전했다.

1986년생으로 올해 34살인 강민수 알토란같은 활약으로 이번 시즌 울산의 선두 질주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득점력이 돋보인다. 강민수는 올해 K리그 16경기에 출전해 세 골을 기록 중이다. 강민수가 지난 14시즌 간 11골을 기록했음을 감안할 때 이번 시즌 강민수의 득점 행진은 분명 놀랍다.

강민수의 387경기 출전은 K리그 37년 전체 역사로 범위를 넓혀도 16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강민수는 이미 김현수 전 서울이랜드 감독의 383경기 출전과 지난해를 끝으로 은퇴한 김치곤의 386경기 출전 기록을 깼다.

3. 최효진 (전남 드래곤즈) - K리그 394경기 출전, 23골 28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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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드래곤즈 수비수 최효진은 소리 없이 강한 선수다. 최효진은 인천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지난 2005년 K리그에 데뷔한 이래 현재까지 394경기에 출전했다. 이 과정에서 2008, 2009, 2010 K리그 베스트 11에 선정됐다.

최효진의 장점은 단연 성실함이다. 지치지 않는 체력과 빠른 발, 포기하지 않는 투지를 갖춘 최효진은 현재까지 K리그에서 23골 28도움을 기록했다.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지난 2008년에는 투르크메니스탄과의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예선 경기에 출전하며 A대표팀 데뷔전을 치르기도 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강등된 최효진의 소속팀 전남은 올해 K리그2 8위에 위치하며 자존심을 구기고 있다. 하지만 최효진의 활약만큼은 좋다. 최효진은 올 시즌 리그 23경기에 출전해 1골 2도움을 기록 중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 시즌 안에 신태용 전 국가대표팀 감독의 401경기 출전 기록을 깨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

2. 김영광 (서울 이랜드) - 485경기 출전, 564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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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랜드 수문장 김영광은 현재까지 K리그 485경기에 출전했다. 지난 2002년 전남 드래곤즈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영광은 이후 울산, 경남 등을 거쳤다. 서울 이랜드에서는 2015년부터 다섯 시즌 째 활약 중이다.

눈에 띄는 점은 서울 이랜드 이적 후 김영광의 실점이 대폭 늘어났다는 것이다. 김영광은 울산 시절이던 지난 2007년부터 2013년까지 K리그에서 단 한 번도 한 시즌에 40골 이상을 허용한 적이 없다. 그러나 서울 이랜드 이적 후에는 2016년(32실점 허용)을 제외하고 매 시즌 40골 이상을 실점하고 있다. 올 시즌에도 리그 24경기가 진행된 현재 벌써 40실점을 내줬다.

김영광의 485경기 출전 기록은 K리그 전체 역사를 놓고 봤을 때도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제 그는 16경기를 더 추가하면 포항 김기동 감독의 501경기 출전과 동률을 이룰 수 있다. 더불어 47경기에 더 출전하면 최은성 코치의 532경기 출전 기록과 동률을 이룰 수 있다.

1. 이동국 (전북 현대) - 527경기 출전 221골 77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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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는 예상대로 전북 현대 공격수 이동국이다. 이동국은 지난 1998년 포항 스틸러스에서 데뷔한 이래 현재까지 527경기에 출전해 221골 77도움을 기록했다. 이동국의 527경기 출전은 K리그 전체 역사를 통틀어봐도 필드 플레이어 최다 출전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41세의 나이지만 올 시즌에도 이동국의 발끝은 날카롭다. 이동국 이번 시즌 리그 23경기에 출전해 6골 2도움을 기록하며 전북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11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 역시 불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그는 다섯 경기를 더 추가하면 최은성 코치의 532경기 출전과 동률을 이룰 수 있다. 또한 세 개의 도움을 추가하면 80-80 클럽에 가입할 수도 있다. 37년의 K리그 역사에서 80-80 클럽에 가입한 선수는 여태껏 단 한 명도 없었다. 이렇듯 이동국의 발걸음은 그 자체가 역사고 새로운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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