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선수가 아직도?’ 현역으로 활약 중인 베테랑 TOP 10

ⓒ Tsutomu Takasu

[스포츠니어스|전영민 기자] 2002년 한일 월드컵이 끝난지도 어느새 20년이 되어간다. 시간의 흐름만큼이나 2000년대생 축구 선수들도 축구계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국 축구의 희망으로 불리며 발렌시아에서 활약 중인 이강인은 2001년생, 지난달 강원과의 경기 도중 주장 완장을 차기도 했던 포항 미드필더 이수빈은 2000년생이다. 하지만 이와 대조적으로 많은 나이에도 아직까지 묵묵히 선수 생활을 이어오고 있는 선수들 역시 여럿 있다. 다음 소개하는 10명의 선수는 축구 팬들의 관심에서 벗어났으나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며 현재까지 현역으로 활동 중인 선수들이다.

마이클 에시엔 (가나) – 1982년 12월 3일생, 현 소속팀: FK 사바일 (아제르바이잔)

ⓒ 사바일

과거 첼시와 레알 마드리드에서 활약하며 유럽을 호령했던 마이클 에시엔은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 중이다. 그가 뛰고 있는 팀은 아제르바이잔 프리미어리그의 FK 사바일이라는 팀이다. 지난 2016년 창단한 사바일은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를 연고로 한다.

에시엔은 지난 3월 사바일과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기간은 내년 5월 31일까지로 에시엔은 현재 사바일에서 선수 겸 19세 이하 팀 코치를 겸업하고 있다. 에시엔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명문 페르십 반둥과 계약을 해지하며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듯했다. 하지만 에시엔은 1년간의 휴식 기간 후 사바일과 전격 계약을 체결하며 여전히 현역 생활을 이어가는 중이다.

에시엔은 전성기 시절 세계 최고의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로 이름을 떨쳤다. 지난 2000년 SC 바스티아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한 에시엔은 이후 올림피크 리옹, 첼시, 레알 마드리드, AC밀란, 파나시나이코스 등을 거쳤다. 가나 국가대표팀 소속으로는 58경기에 출전해 9골을 기록했다. 에시엔은 지난 시즌 사바일의 유니폼을 입고는 아제르바이잔 프리미어리그 네 경기에 출전했다.

필리페 센데로스(스위스)- 1985년 2월 14일생, 현 소속팀: 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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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국가대표팀 출신 수비수 필리페 센데로스는 한국 팬들에게 친숙한 이름이다. 센데로스는 스위스 국가대표팀의 일원으로 지난 2006 FIFA 독일 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 대표팀과 격돌했다. 당시 센데로스는 대표팀을 상대로 헤딩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그 당시만 해도 센데로스는 잉글랜드 명문 아스널에서 활약하며 소위 말해 ‘잘 나가는’ 선수였다. 하지만 이후 센데로스는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2008년 AC밀란 임대를 시작으로 센데로스는 에버턴, 풀럼, 발렌시아, 아스톤 빌라, 레인저스 등 여러 팀들을 거쳤다. 이어 센데로스는 지난 2017년에는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 휴스턴 다이너모로 이적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도 했다.

센데로스와 휴스턴의 계약 기간은 올해 1월까지였다. 하지만 이후 센데로스의 행적이 묘연하다. 공식적으로 은퇴 선언을 한 것도 아니고 새로운 팀을 찾은 것도 아니다. 센데로스는 현재까지 무적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1985년생인 그는 올해 한국 나이로 35세다.

나카무라 슌스케(일본)- 1978년 6월 24일생, 현 소속팀: 요코하마FC(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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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무라 슌스케는 2000년대 아시아 축구를 대표하던 선수였다. 날카로운 왼발 킥을 갖춘 나카무라는 실력 하나로 10년 가까운 시간을 유럽에서 버텼다. 나카무라의 전성기는 단연 셀틱 시절이다. 당시 나카무라는 셀틱의 핵심 공격 자원으로 활약하며 스코틀랜드 무대를 지배했다.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맨유와의 챔피언스리그 원정 경기에서 나카무라가 성공시킨 프리킥 골은 아직까지 많은 축구 팬의 뇌리에 남아있다.

하지만 셀틱을 떠난 이후 나카무라는 힘겨운 시기를 보냈다. 지난 2009년 여름 RCD 에스파뇰로 전격 이적하며 꿈에 그리던 스페인 무대에 진출한 나카무라는 적응 실패로 반년 만에 스페인 무대를 떠났다. 이후 유럽 여러 팀에서 영입 제안이 있었지만 나카무라는 친정팀 요코하마 마리노스로 향한다.

이후 나카무라는 2016시즌까지 무려 7시즌을 요코하마에서 활약했다. 하지만 구단과 갈등으로 인해 지난 2017년 주빌로 이와타로 전격 이적한 나카무라는 올 여름에는 J2리그 소속 요코하마FC로 거처를 옮기며 현재 또 다른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엠레 벨로조글루(터키)- 1980년 9월 7일생, 현 소속팀: 페네르바체(터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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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2 FIFA 한일월드컵 3,4위전에서 우리 대표팀과 일전을 치렀던 터키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엠레 벨로조글루 역시 아직 현역으로 활약 중인 선수다. 엠레는 2000년대 터키 축구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다. 한일월드컵 당시 이탈리아 명문 인터밀란에서 활약 중이던 엠레는 이후 뉴캐슬, 페네르바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에서 활약하며 터키 축구의 자존심을 세웠다.

1980년생인 그는 올해 한국 나이로 40세다. 하지만 여전히 페네르바체의 주전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엠레는 지난 2012-2013시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적응에 실패하며 2013년 1월 페네르바체와 2년 반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잠시 이스탄불 바샥셰히르로 거쳐를 옮겼던 엠레는 올 시즌을 앞두고 다시 페네르바체와 1년 계약을 체결하며 컴백했다.

호아킨 산체스(스페인)- 1981년 7월 21일생, 현 소속팀: 레알 베티스(스페인)

ⓒ SBS 방송화면 캡쳐

호아킨 산체스는 그 어떤 축구 선수보다도 한국 팬들에게 친숙한 이름이다. 호아킨은 지난 2002 한일월드컵에서 큰 아픔을 겪었다. 당시 스페인 국가대표팀 멤버로 한국과의 8강전에 나섰던 호아킨은 네 번째 키커로 승부차기에 나섰지만 실축하며 패배의 원흉이 되었다. 당시 22세의 어린 선수였던 호아킨은 이운재와의 심리전을 이겨내지 못했다.

이후 호아킨은 한국 팬들에게 ‘축구 못하는 선수’로 기억됐다. 승부차기에서 보여준 힘없던 킥과 쓸쓸히 돌아섰던 호아킨의 모습은 한국 팬들에게 조롱거리가 됐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편견과 달리 호아킨은 무시를 받을만한 선수가 아니다. 그는 스페인 국가대표팀 소속으로도 무려 52경기에나 출전했다.

호아킨은 한일월드컵의 아픔 이후 유로 2004, 2006 FIFA 독일 월드컵 등에 참여했다. 이후 호아킨은 지난 2006년 베티스를 떠나 발렌시아, 말라가, 피오렌티나 등 여러 팀을 거쳤다. 그리고 지난 2015년 여름 친정팀 베티스에 돌아온 호아킨은 현재까지 베티스에서 활약을 이어오고 있다. 호아킨은 지난 시즌 베티스 소속으로 무려 43경기의 공식 경기에 출전하며 베테랑의 힘을 과시했다.

로케 산타 크루스(파라과이) – 1981년 8월 16일생, 현 소속팀: 올림피아 아순시온(파라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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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과이 국적의 로케 산타 크루스는 뛰어난 실력만큼이나 조각 같은 꽃미남 외모로 유명한 선수였다. 산타 크루스는 전성기 시절 바이에른 뮌헨, 블랙번 로버스, 맨체스터 시티 등 유럽 빅클럽들에서 활약했다.

국가대표팀에서의 활약도 뛰어났다. 지난 1999년 4월 28일 첫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산타 크루스는 이후 2002 한일월드컵, 2006 독일월드컵, 2010 남아공월드컵에 참가했다. 2011 코파 아메리카에도 출전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세월이 참 빠르다. 어느새 산타 크루스의 나이도 한국 나이로 39세다. 말라가에서 활약하던 지난 2015-2016시즌 이후 유럽 무대에서 자취를 감춘 산타 크루스는 현재 자국 리그팀인 올림피아 아순시온에서 활약 중이다. 계약 기간은 올해 12월 31일까지다.

클라우디오 피사로(페루) – 1978년 10월 3일생, 현 소속팀: 베르더 브레멘(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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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생인 피사로는 올해 한국 나이로 42세다. 하지만 피사로는 불혹이 넘은 나이에도 현재 독일 분데스리가 브레멘에서 활약하며 놀라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냥 경기에만 출전하는 것이 아니다. 기록 역시 좋다.

피사로는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26경기에 출전해 5골 2도움을 기록했다. 컵대회인 DFB-포칼에서는 4경기에 출전해 2골을 기록했다. 42세 선수의 기록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수치다. 물론 나이로 인해 출전 시간은 그렇게 많지 않다. 지난 시즌 피사로는 30경기에서 총 808분 출전했다.

피사로는 23년 전인 지난 1996년 데포르티보 페스케로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피사로는 2001년에는 브레멘에 입단한 이동국과 함께 6개월 동안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피사로는 23년의 현역 시절 동안 총 678경기에 출전해 281골과 111도움을 기록했다. 국가대표팀 소속으로도 85경기에 출전해 20골을 득점했다.

헤페르손 파르판(페루) – 1984년 10월 28일, 현 소속팀: 로코모티브 모스크바(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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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PSV 아인트호벤 시절 박지성, 이영표와 함께 활약하며 한국 팬들에게 친숙한 헤페르손 파르판 역시 아직 현역으로 활약 중이다. 당시 PSV에는 이 세 선수 외에도 필립 코쿠, 알렉스, 판 보멀, 에우렐요 고메스 등 전설적인 선수들이 대거 속해 있었다.

파르판은 PSV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지난 2008년 여름 독일 명문 샬케 04로 전격 이적했다. 이후 파르판은 2015년 여름까지 샬케의 핵심으로 활약하며 이름을 떨쳤다. 하지만 파르판은 지난 2015년 7월 대뜸 독일을 떠나 아시아로 향했다. 행선지는 아랍에미리트 알 자지라SC였다.

알 자지라에서의 활약은 다소 미미했다. 2015-2016시즌 UAE 리그 9경기에 출전해 1골 1도움을 기록하는데 그친 파르판은 2016-2017시즌에도 세 경기에 출전해 두 골만을 기록했다. 이후 파르판은 2017년 1월 로코모티브 모스크바와 계약을 맺으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고 지난 시즌 리그 26경기에 출전해 9골 5도움을 기록하며 로코모티브의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기여했다.

루시우(브라질) – 1978년 5월 8일생, 현재 소속팀: 브라질리엔시(브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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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브라질 국가대표팀의 핵심 수비수였던 루시우가 아직까지 현역으로 활약하고 있다는 사실은 놀랍다. 루시우는 2000년대 세계 최고의 중앙 수비수로 평가받았던 선수다. 엄청난 피지컬을 바탕으로 한 수비력과 예측 불가능한 공격력은 루시우의 트레이드마크였다.

루시우는 지난 2001년 바이엘 04 레버쿠젠에 입단하며 유럽 무대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독일 최강 바이에른 뮌헨에서 5시즌 간 활약한 루시우는 지난 2009년 조제 무리뉴 감독이 취임한 인터밀란으로 전격 이적한다. 인터밀란에서 루시우는 무리뉴 감독과 함께 2009-2010시즌 세리에A 역사상 최초로 트레블에 성공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이후 루시우는 지난 2012년 12월 상파울루로 이적하며 자국 무대로 복귀한다. 2015년에는 인도 슈퍼리그 고아에 입단하며 아시아 무대를 경험하기도 했다. 루시우의 현재 소속팀은 지난 시즌 세리에D에 속했던 브라질리엔시다. 독일 축구 전문 사이트 ‘트랜스퍼마켓’에 따르면 루시우는 지난해 4월 브라질리엔시에 합류한 이후 현재까지 브라질리엔시 소속으로 활약 중이다.

유망주들의 활약만큼 의미있는 베테랑 선수들의 발걸음 

우리는 이강인, 메이슨 마운트, 주앙 펠릭스 등 대형 유망주들의 등장에 열광한다. 하지만 젊은 선수들의 활약만큼이나 베테랑 선수들의 존재 역시 축구의 흥미를 돋구는 요소다. 각자가 위치한 자리에서 매순간 구슬땀을 흘리며 마지막 황혼을 불태우고 있는 베테랑 선수들의 도전을 응원한다.

henry412@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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