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잠실종합운동장=임형철 기자] 김경준이 서울이랜드 소속 데뷔 골을 넣기까지의 뒷 이야기를 공개했다.

서울이랜드는 18일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C안양과의 하나원큐 K리그2 2019 24라운드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서울이랜드는 두 번의 페널티킥 기회를 효과적으로 살렸다. 전반 21분 두아르테, 후반 5분 김경준이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미소를 지었다. 서울이랜드는 안양전 승리로 4연승을 이어갔다.

서울이랜드의 오른쪽 윙어로 선발 출전한 김경준에겐 유독 특별한 날이었다. 지난 시즌 후반기에 대구에서 안양으로 임대돼 18경기에서 3골 3도움을 기록한 김경준은 이날 친정 팀을 상대로 골을 기록했다. 게다가 이 골은 자신의 서울이랜드에서의 데뷔골이기도 했다.

이번 시즌 대구에서 서울이랜드로 임대를 온 김경준은 그동안 골이 터지지 않은 것에 대한 마음 고생이 있었음을 토로했다. 시즌 초반만 해도 김현수 감독의 신뢰에 힘입어 꾸준히 선발로 기용됐던 그는 5월부터 7월 중순까지 벤치에서 대기하는 일이 많아졌다.

하지만 7월 22일 전남 원정 경기를 시작으로 다시 붙박이 주전으로 거듭났고 이때부터 팀의 연승행진을 매 경기 함께하고 있다. 김경준은 경기 후 와 만나 "공격수는 골로 말해야 하는데 그동안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라며 "이대로 골을 못 넣으면 안 된다라는 생각이 들어 간절한 마음으로 오늘 경기에 임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경준의 데뷔골 과정은 참 극적이었다. 페널티킥 골에 앞서 전반전 45분에 이미 데뷔 골을 넣을 뻔했던 그는 VAR 판독 결과 패스를 준 원기종의 오프사이드 반칙이 인정되어 골이 취소되는 불운을 겪었다. 다 잡은 데뷔 골 기회를 놓친 것에 상심이 클 법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후반 4분 안성빈의 핸드볼 파울로 서울이랜드가 또 한 번 페널티킥을 얻은 것이다. 원래 키커로 내정되었던 김민균은 방금 전 데뷔 골을 아쉽게 놓친 김경준에게 다가가 "이번엔 네가 차야지"라며 자리를 양보했다. 김경준의 데뷔골은 선배 김민균의 배려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김경준은 이번 일을 포함해 평소 중원의 선배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는다고 밝혔다. "팀 성적이 좋은 건 다 선배들 덕이다. 고마워할 게 많다"고 입을 연 그는 "데뷔골 기회를 열어준 민균이형에게 정말 고맙다. 그리고 맨 뒤에서 꾸준히 팀의 버팀목이 되어주는 (김)영광이형, 중원에서 공격진의 움직임을 조정해주는 (허)범산이형 등 중심을 잡아주는 형들이 있기에 팀이 상승세를 타는 거 같다"고 공을 돌렸다.

한편 김경준은 이날 경기에서 친정팀 안양을 만난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경준은 "안양이 워낙 잘하더라. 작년에 내가 뛸 때와는 사뭇 다른 팀이 되어 돌아왔다"라며 "안양에 있는 동안 같이 먹고, 자고, 놀아온 (은)성수형과 오랜만에 만나 반가웠다. 이외에도 아직 안양에 있는 친한 형들을 많이 만났다.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이날 친정팀을 맞은 경기에서 더 집중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지난 맞대결 때 좋지 않은 기억이 있었다. 경기 막판에 내 실수로 페널티킥을 헌납해 안양에 좋은 일만 해줘 속상했다"고 밝힌 그는 "이번에는 실수하지 않고 이기겠다는 마음이 강했다. 안양엔 고마운 감정이 많지만 이번 만큼은 정말 이기고 싶었다. 악착같이 뛰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경준은 경기 막판 우성용 감독대행이 자신을 다그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김경준은 "평소처럼 슈팅으로 연결했어야 했는데 안일했던 탓에 슈팅이 아닌 공을 지키는 쪽을 선택했다. 그러자 감독님이 바로 다그쳐주셨다"라며 "아직 잔실수가 많아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 부족한 점을 보완해 팀의 기세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다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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