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안산=조성룡 기자] 아산무궁화 박동혁 감독이 '수비'를 선언했다. 무슨 일일까?

12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19 안산그리너스와 아산무궁화의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아산 박동혁 감독은 예상과 달리 밝은 표정이었다. 의경 선수가 대다수 전역한 상황이지만 그는 여유 있어 보였다. 안산전을 앞두고 박 감독은 "선수들이 준비를 잘해줬다. 우리가 원하는 축구를 할 수 있을 것이다"라면서 "부담 갖지 말고 선수들에게 후회 없이 경기하라고 당부했다"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선수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내가 신인 때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면서 "내가 첫 경기를 뛰었을 때 막상 끝나고 나니 해볼 만 하더라. 그래서 선수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그 후에 생각하라고 전했다"라고 밝혔다. 선수들에게 박 감독의 신인 시절은 별로 와닿지 않을 수 있다. 박 감독은 2002년 전북현대에 입단해 첫 해 2월 아시안 컵위너스컵에서 시미즈 S-펄스를 상대로 골을 넣더니 K리그 개막전에서 안양LG에 득점을 기록했다. 그야말로 펄펄 날았다.

그렇다면 새로워진 아산의 축구는 어떤 모습일까? 박 감독은 "조금은 예전과 달라질 것이다"라면서 "연계 플레이나 공격적인 면은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수비는 조금 다를 것이다. 과거에는 위치 선정만 해주면 선수들이 알아서 했다. 이제는 선수들에게 좀 더 세밀하게 지시해야 한다. 훈련 중에도 수비 조직력에 대한 부분을 많이 강조했다. 수비에 대한 부분을 지켜보면 좋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안산은 새로워진 아산을 상대로 경기 전 전력 분석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선발 라인업이 워낙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박 감독 또한 "당연히 분석 못했을 것이다"라면서 한 가지 깜짝 놀랄 이야기를 했다. 그는 "올 시즌 안산이 수비적으로 경기 하면서 우리를 괴롭혔다"면서 "이번에는 우리도 수비적으로 경기할 것이다. 수비축구를 통해 상대를 당황시킬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박 감독은 부임 이후 단 한 번도 수비축구를 공언한 적이 없었다. 그의 사전에는 대부분 '공격' 밖에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아산이 수비축구를 하겠다고 나서니 놀라울 수 밖에 없었다. 계속해서 "이번 경기 기대가 된다. 선수들이 잘해주면 자신감을 얻어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다"라고 기대감을 감추지 못한 박 감독은 취재진의 당황한 표정을 보더니 한 마디 덧붙였다. "에이, 그렇다고 엄청 수비적이지는 않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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