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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서울월드컵경기장=홍인택 기자] 김한길이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가족과 코치진의 조언도 한몫을 했지만 그보다 자신 있었던 건 본인의 체력이었다. 그럴 만 한 이유가 있었다.

김한길의 소속팀 FC서울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하나원큐 K리그1 2019 25라운드 강원FC와의 경기에서 득점 없이 0-0 무승부를 거뒀다. 전반전에는 다소 답답한 경기가 이어졌고 후반전에는 강원에 꾸준히 역습을 허용하면서 실점 위기를 맞기도 했다.

서울은 후반전이 되자 점점 공격 기회를 살리기 시작했다. 마무리에서 아쉬움을 남겼던 서울은 후반 33분 정원진 대신 김한길을 투입하면서 더 적극적으로 공격하길 원했다. 그리고 김한길은 투입되자마자 놀라운 돌파를 보여줬다. 강원 선수들을 한둘씩 제치면서 결국 골키퍼 김호준까지 제치고 득점했다.

하지만 김한길의 골은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드리블 돌파 과정에서 공격자 파울이 선언됐기 때문이다. 처음엔 골로 인정이 됐지만 VAR 판독 결과 김한길의 파울이 인정됐다. 김한길도 "골까지 인정됐으면 더 좋았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삼켰다.

최근 경기에서 주전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위해 측면 수비 위치에 섰던 김한길은 아쉬운 경기력으로 팬들에게 혹평을 받았다. 그러나 이날 강원전에서는 교체로 투입되자 마자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며 골까지 기록할 '뻔'했다.

김한길은 "항상 훈련할 때도 힘든 내색도 하지 않고 티 내지 않고 있다"라며 "제 포지션에는 잘하는 선수들이 너무 많아서 항상 배운다는 자세로 임한다. 경기를 뛸 때도 있지만 못 뛸 때도 많다. 항상 5분이라도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한길은 "오늘도 생각지 못하게 경기를 뛰었다. 감독님과 코치님이 '자신 있게 하라'고 믿음을 주셔서 나름대로 편하고 재밌게 경기했다"라며 짧게 뛴 경기임에도 소감을 밝혔다.

그동안 아쉬운 모습을 보였던 김한길은 어떻게 달라질 수 있었을까. 김한길은 "공격수 출신이다 보니까 팀 전술에 맞춰서 수비 위치에 신경 쓰려고 하는데 쉽지가 않더라"라고 말하면서 "수비적인 부분에서도 감독님과 코치님이 보완을 더 많이 해야 경쟁할 수 있다고 조언을 받았다. 오늘도 수비적인 부분에서 만족하진 않는다. 아직 더 많이 보완하고 준비를 철저하게 해야 할 것 같다"라고 전했다.

코치진의 조언만으로 약 일주일 만에 완전히 달라진 건 아니었다. 김한길은 "가족들이 항상 힘들 때 뒤에서 좋은 말도 많이 해줬다. 경기 명단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좋은 일이라며 조급해하지 말라고 들었다. 훈련 때도 열심히 했다. 감독님에게도 항상 감사하다. 부족하지만 '언젠가 기회를 줄게'라고 많이 말씀해주신다. 경기에 못 뛰어도 그게 동기부여가 되면서 버틸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군 팀인 상주상무를 제외하면 FC서울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선수를 보강하지 않은 유일한 팀이다. 특히 측면 자원의 선수층이 얇은 편이다. 서울은 선수단의 체력 안배를 위해 김한길을 유용하게 써야 하는 상황이다. 김한길은 "제가 아직 자리를 잡은 게 아니다"라면서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김한길은 "경기를 계속 치르다 보면 형들도 그렇고 포지션별로 선수들이 많이 힘들 것"이라면서 "저는 스피드와 체력은 자신 있다. 특히 여름은 더 자신 있다"라며 자신감 넘치는 모습 또한 보였다. 김한길은 "여름에 특히 몸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후반 교체로 투입되면 상대가 지쳤을 때 동료보다 한 발 더 뛰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임한다. 조금이라고 기회가 생기면 더 저돌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 같다"라고 덧붙이면서 쉽지 않은 주전 경쟁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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