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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수원=명재영 기자] 강철 군단이 완델손과 이수빈의 맹활약으로 오랜만에 웃었다.

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4라운드 수원삼성과 포항스틸러스의 경기가 열렸다. 최근 3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던 포항은 전반 추가시간 이수빈과 후반 12분 완델손의 득점에 힘입어 2-0 완승을 거뒀다. 점수뿐만 아니라 경기력 측면에서도 포항은 수원을 상대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홈에서 패배를 당한 수원은 리그 5위 도약에 실패했고 포항은 6위 수원과의 승점 차를 3점으로 줄이며 상위 스플릿 경쟁을 이어나갔다.

홈팀 수원은 승리를 가져왔던 지난 대구FC전과 거의 동일한 선수 구성으로 경기에 나섰다. 노동건 골키퍼와 고명석, 양상민, 구자룡이 수비진을 꾸렸다. '부동의 주전' 홍철과 신세계가 윙백 자리를 맡았다. 세징야를 완벽하게 막아냈던 구대영이 다시 한번 최성근과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다. 한의권과 타가트가 최전방을 지키고 송진규가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이들을 지원했다.

원정팀 포항은 4백 전술을 사용했다. 골문은 강현무와 경쟁을 펼치고 있는 류원우가 지켰다. 심상민, 김광석, 전민광, 김용환이 수비 라인을 맡았다. 중원은 최영준과 이수빈이 짝을 맞췄다. 송민규와 완델손이 양측 윙에 서고 이진현이 가운데서 최전방 공격수 일류첸코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았다.

경기는 시작부터 치열했다. 전반 5분 포항 일류첸코가 이진현의 좋은 패스를 받아 노동건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만들었다. 오른발 슈팅이 아깝게 골대를 비껴갔지만 포항의 팀워크가 빛나는 순간이었다. 포항의 맹공은 계속됐다. 전반 16분 완델손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수비진 마크를 벗어난 상태로 찬스를 맞았다. 강력한 슈팅으로 이어졌지만 높게 뜨면서 득점에는 실패했다.

전반 내내 포항이 강력한 압박으로 우위를 가져가자 수원 이임생 감독은 전술을 큰 폭으로 변경했다. 전반 36분 송진규가 나오고 바그닝요가 들어가면서 선수들의 자리가 조정됐다. 4백 수비로 전환되면서 양상민이 중원으로 올라갔다. 구대영과 홍철은 각각 왼쪽 풀백과 윙으로 자리를 옮겼다.

수원의 전술 변화에도 포항의 공격은 계속됐다. 결국 전반 추가시간 포항의 선제골이 터졌다. 페널티 박스 밖에 있던 이수빈이 완델손의 패스를 받아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고 수원의 골망을 흔들었다. 노동건 골키퍼가 재빠르게 반응했지만 골대 왼쪽 구석으로 정확히 향하는 공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실망스러운 전반을 보낸 수원은 후반 시작과 함께 양상민을 빼고 데얀을 투입하면서 공격을 강화했다. 타가트와 데얀이 투톱이 가동되면서 바그닝요와 한의권은 양쪽 날개에 섰다. 포항은 후반 7분 송민규를 빼고 이광혁을 넣으면서 첫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수원은 공격진을 재정비한 후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측면의 한의권과 바그닝요가 날카로운 슈팅을 잇달아 선보이며 동점에 대한 의욕을 불태웠다. 그러나 포항의 역습 한 방이 적중하면서 점수는 더욱 벌어졌다. 후반 12분 이수빈이 중원에서 깊게 찔러준 패스를 완델손이 수원 수비를 허물고 일대일 찬스를 만들었다. 완델손은 침착하게 슈팅을 시도했고 팀에 소중한 추가 득점을 안겼다.

홈에서 궁지에 몰린 수원은 후반 17분 한의권이 데얀에게 좋은 크로스를 연결하며 만회 골을 노렸으나 데얀의 슈팅이 허무하게 뜨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포항 김기동 감독은 후반 23분 허용준을 넣고 일류첸코를 빼면서 추가 골에 대한 의지를 늦추지 않았다. 수원은 후반 28분 마지막 교체 카드로 신세계를 벤치로 불러들이고 고승범을 출전시키며 추격 의지를 꺾지 않았다.

포항의 골문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오히려 날카로운 포항의 역습이 계속해서 펼쳐졌다. 후반 39분 데얀이 골망을 한 차례 흔들었지만 원심과 VAR 판독에서 모두 득점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포항은 후반 42분 김용환을 빼고 이상기를 투입하며 굳히기에 들어갔다. 후반 추가시간까지 치열한 경기가 펼쳐졌지만 경기는 그대로 포항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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