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온펀치가 마침내 소원을 풀었다.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잠실=김현회 기자] ‘걸그룹’ 네온펀치가 마침내 서울이랜드를 응원하면서 감격적인 첫 승을 경험했다.

4일 잠실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서울이랜드와 부천FC의 하나원큐 K리그2 2019 경기는 서울이랜드의 1-0 승리로 끝났다. 이로써 서울이랜드는 올 시즌 지독한 부진을 이어가다가 최근 2연승이라는 큰 성과를 내게 됐다.

무엇보다도 서울이랜드 홍보대사인 네온펀치에게는 더 큰 의미의 승리였다. 올 시즌부터 열정적으로 서울이랜드를 응원 중인 네온펀치는 이전까지 서울이랜드가 거둔 2승을 현장에서 보지 못한 한을 풀었다. 올 시즌 잠실은 물론 천안에서 열리는 홈 경기까지도 대부분 현장으로 달려가 응원했던 네온펀치는 아이러니하게도 단 한 번도 승리를 경험하지 못했었다.

딱 한 번 가지 못한 천안 홈 경기에서 서울이랜드가 FC안양을 상대로 4-1 승리를 거두면서 네온펀치는 스스로 “우리가 승리억제기 아니냐”는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매번 응원을 하다가 스케줄 때문에 딱 한 번 놓친 경기에서 서울이랜드가 승리를 챙겼기 때문이다. 올 3월부터 줄곧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는 그들에게는 누구보다도 ‘직관 1승’을 간절히 바랐다.

부천과의 경기에서 네온펀치는 강은비와 함께 열심히 응원했다. ⓒ스포츠니어스

네온펀치는 지난 달 28일 서울이랜드가 전남드래곤즈와의 원정경기에서 승리를 거둘 때도 함께하지 못했다. 그들이 베트남으로 촬영을 간 사이 전남을 이긴 것이다. 네온펀치에게 서울이랜드의 1승은 정말 보기 힘든 광경이었다. 네온펀치는 베트남에서 서울이랜드가 9연패를 마감하는 승리를 거뒀다는 소식에 환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현장에 가지 못했다는 이유로 아쉬워했다.

서울이랜드가 잠실로 복귀하고 치른 첫 경기인 부천전에서도 네온펀치는 함께 했다. 이들은 경기 시작 두 시간 전에 도착해 팬들과 만났다. 사인회를 열고 팬들과 기념 촬영을 하는 등 홍보대사로서의 임무를 성실히 했다. 네온펀치는 이날 본부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경기 내내 서울이랜드가 위기 상황을 맞으면 탄식했고 기회를 잡으면 환호를 보냈다.

그리고 이 경기에서 마침내 네온펀치의 ‘직관 첫 승’이 이뤄졌다. 두아르테의 골을 잘 지켜낸 서울이랜드는 잠실 복귀전에서 2연승을 따내는 성과를 냈다. 경기가 막판으로 이어지자 네온펀치의 응원 소리는 더더욱 커졌다. 그들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며 환호했다. 마치 월드컵에서 한국이 승리를 거뒀을 때의 감격과 비슷했다. 네온펀치는 경기가 끝난 뒤 곧바로 팬들에게 달려가 기쁨을 함께 나눴다.

경기 종료 후 만난 네온펀치는 응원하는 팀이 승리하는 모습을 처음 봤다는 사실을 믿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백아는 “첫 승이 믿기지 않는다”고 했고 이안은 탄산음료에 취한 듯 “말할 게 뭐가 있습니까. 허허”라고 마치 1990년대 동대문운동장에서 유공과 LG의 경기를 보던 아저씨처럼 껄껄 웃었다. 메이는 “5개월 만에 잠실로 돌아왔는데 오늘 경기장에 오면서부터 기분이 좋았다. 오늘 뭔가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백아는 옆에서 “오늘 정말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줬다. 들어갈 뻔한 골만 해도 다섯 골은 된다”고 마치 강팀 팬인 것처럼 만족해했다.

그러면서 “경기장에서 응원하지 못한 두 경기에서 서울이랜드가 승리하면서 우리가 ‘승리 억제기’가 아닌가 싶었는데 오늘 그걸 깼다”고 다행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오늘 가장 활약한 선수가 누구냐는 질문에는 다같이 “두아르테”라고 입을 모았다. 네온펀치의 눈에 두아르테는 ‘선명해 look in your eyes 눈 깜짝할 순간 넌 나타나 uh’라고 표현할 만큼 멋진 활약이었다. 하지만 백아는 두아르테를 칭찬하면서도 “원기종도 잘했고 김민균도 잘했다. 특히 김민균이 마지막까지 악착같이 뛰는 모습에 감동 받았다”고 감격했다.

부천과의 경기에서 네온펀치는 강은비와 함께 열심히 응원했다. ⓒ스포츠니어스

이날 네온펀치는 K리그 콘텐츠 홍보대사인 강은비와 함께 경기를 지켜봤다. 네온펀치는 올 시즌 9번째 ‘직관’만에 첫 승리를 경험했지만 강은비는 딱 한 번 온 경기에서 서울이랜드의 승리를 즐겼다. 네온펀치 입장에서는 다소 억울할 법도 하지만 다연은 “강은비 언니가 복이 많은 것 같다. 촉이 좋다”면서 “그 분 덕인 것 같다. 앞으로 같이 서울이랜드 경기를 보러 오자고 설득할 생각”이라고 서울이랜드 전도사(?)다운 말을 건넸다.

네온펀치에게는 이 경기가 그 어느 경기보다도 더 소중한 추억이 됐다. 도희는 “잠실로 돌아오니 경기장도 더 가까워졌고 승리까지 경험할 수 있게 돼 너무 의미 있는 경기였다”고 했다. 네온펀치는 서울이랜드를 응원하며 리그에서의 1승이 얼마나 소중한지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백아는 “정말 월드컵 첫 승만큼 어려운 경기였다”면서 “그 어려운 걸 서울이랜드가 해냈다. 월드컵에서 이긴 것 같은 감동이다. 리그에서의 1승도 이렇게 기쁘다는 걸 많은 분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자 탄산음료에 취한 듯한 이안은 또 껄껄 웃으며 “오늘 같이만 합시다”라고 마치 1992년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코리아컵을 보던 ‘아재’ 같은 멘트를 전했다. 이안은 “이제 1승을 우리 눈으로 봤으니 다음 경기에서는 또 이겨줬으면 좋겠다”면서 “1승을 보니까 욕심이 많아졌다. 이게 독일이나 브라질을 응원하는 사람들의 심정인 것 같다”고 전했다. 네온펀치가 서울이랜드의 ‘직관 첫 승’을 보기 위해서는 이렇게 무려 5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째깍째깍 맞물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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