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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서울=전영민 기자] K리그 팀들 중 많은 서포터즈 규모로 유명한 팀으로는 FC서울, 전북현대, 수원삼성, 인천유나이티드 등이 있다. 그렇지만 이제는 이 목록에 추가해야 할 팀이 하나 더 생긴듯하다. 바로 대구FC다.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FC서울과 대구FC의 하나원큐 K리그1 2019 24라운드 경기가 열렸다. 결과는 2-1 서울의 승. 이로써 서울은 최근 2연패에서 탈출함과 동시에 리그 3위 자리를 유지하게 되었다. 반면 원정팀 대구는 3연패를 기록하며 최근의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이날 경기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엔 금요일 저녁이라는 시간대에도 불구하고 16,777명의 많은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이중 대다수는 홈팀 서울을 응원하는 팬들이었다. 하지만 대구 원정팬들 역시 눈에 띄었다. 금요일 저녁임에도 서울월드컵경기장 S석엔 수백 명의 대구 원정팬이 자리했다.

최근 대구의 원정팬 규모는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났다. 이날도 그랬다. 평일 저녁, 대구에서 약 300km 떨어진 서울에서 열리는 경기였지만 많은 대구 팬들은 서울로 향했다. 심지어 대구가 서울과 경기 이전에 치른 최근 다섯 경기에서 단 1승밖에 없는 상황임에도 그랬다.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대구 원정팬들

DGB대구은행파크 개장 이후 올 시즌 대구가 홈에서 많은 관중들을 불러모으고 있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이제 주목할 것은 이렇게 새로 유입된 관중들이 원정 경기에도 동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새 경기장을 찾은 다수의 신규 팬들이 원정에 동행할 정도로 대구는 매력적인 팀이 됐다.

작년까지만 해도 대구와 인기라는 수식어는 반비례했다. 지난 시즌 대구의 홈구장이었던 대구스타디움에는 홈경기 때 채 1,000명의 관중도 입장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약 66,000석에 달하는 대구 스타디움의 규모를 감안할 때 좌석 점유율이 2%도 안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비록 전북현대, FC서울, 수원삼성 정도의 규모는 아니지만 대구도 이제 남부럽지 않은 팬덤을 자랑하는 팀이 됐다. 대구와 가까운 지역이면 더 많은 인원이 동행한다. 지난달 21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상주와 대구의 경기가 그랬다. 당시 상주시민운동장의 원정석에는 대구에서 온 엄청난 규모의 원정 팬들이 자리했다.

최근 대구는 리그 3연패의 부진에 빠져있다. 하지만 대구 팬들은 응원을 멈추지 않는다. 이날도 서울월드컵경기장 원정석에는 '대구가 가는길엔 그라지예', '우리는 대구밖에 모른다',' 대구라는 자부심' 등 다양한 현수막이 걸렸다. 축구의 핵심은 팬이다. 팬이 있어야 선수도 있고 구단도 있다. 대구 구단은 이 의미를 일찌감치 이해했다. 그리고 그 진심을 알게 된 대구 시민들이 이제 대구의 원정석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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