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FC가 자자와 맺은 계약에는 적지 않은 의문이 있다. ⓒ프로축구연맹

[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논란이 많았던 성남FC 외국인 선수 자자는 결국 팀을 떠났다. 자자는 성남FC에 입단한 뒤 단 한 경기도 뛰지 않은 채 자신의 SNS를 통해 유유자적한 생활을 공개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는 지난 6월 결국 조용히 한국을 떠났고 서서히 잊혀져 가고 있다. 하지만 그의 영입과 관련해서는 속 시원히 해결된 게 없다. 자자가 조용히 출국했고 성남 구단은 공식적인 이적 상황도 알리지 않았다. 과연 자자는 어떻게 성남 유니폼을 입게 됐을까. 여기에는 수많은 의혹이 있다. 지금부터 <스포츠니어스>가 자자 영입 미스터리를 풀어본다.

성남은 지난 3월 브라질 출신의 베테랑 스트라이커 자자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성남은 보도자료를 통해 “190cm의 키에 체중 84kg의 정통 스트라이커 자자는 1986년생으로 2004년 네덜란드 페예노르트에 입단한 뒤 벨기에 2부 베스테를로로 임대되어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면서 “자자는 큰 키에도 불구하고 유연함과 파워를 갖춘 선수로 골 결정력 뿐 아니라 도움 능력도 탁월하다. 볼 트래핑과 페널티 박스 내에서의 경합 및 솔로 플레이 등 본인의 장점을 활용해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선수로 평가 받는다”고 덧붙였다.

자자는 한국에서 석 달간 단 한 경기도 뛰지 않고 막대한 돈을 챙겼다. ⓒ 자자 SNS 캡쳐

자자 영입 책임은 누구에게 있나?

하지만 자자는 성남에서 전혀 활약하지 못했다. 1군 경기는 물론 R리그에서도 뛰지 못했다. R리그 출전은 본인이 거부했다. 이어진 이야기는 놀라웠다. 성남 남기일 감독은 공식석상에서 “자자는 팀과 상관없는 선수 같다. 개인적으로만 행동한다. 팀원들과 어울리지도 않고 혼자서만 하려고 한다. 개인훈련도 겨우 하고 있는데, 아파서 훈련 못한다고 집에 가버린다”면서 “훈련을 시키려고 해도 전화를 안 받는다. 자기 기분 내키는 대로 행동한다. 선수들과 식사할 때도 ‘내가 왜 여기서 밥을 먹어야 하느냐’며 나가서 따로 먹는다. 징계를 내리려고 해도 만날 수 없다. 자자의 이런 성향을 알면서도 영입한 구단이 야속하다”고 말했다.

자자가 감독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한 영입이라는 충격적인 주장이었다. 남기일 감독은 기자들이 다 모여 있는 공식석상에서 이런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 이후 <스포츠니어스>는 사실 확인에 들어갔다. 과연 자자는 누구의 선택에 의해 영입된 선수인지, 정말 남기일 감독의 의사와는 무관했던 영입인지 따져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5월 한 기사를 게재했다. ‘자자는 떠나면 그만이지만… 책임은 누가 지나?’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이 상황을 지적했다. 선수로서 의무를 전혀 다하지 않고 있는 자자 영입을 주도한 이들이 의혹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것이었다.

더군다나 자자는 남기일 감독이 대놓고 자신을 비판한 다음 날에도 한 식당에서 찍은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이쯤 되면 이건 남기일 감독과 구단을 향한 조롱에 가깝다. “자자의 이런 성향을 알면서도 영입한 구단이 야속하다”는 남기일 감독의 말에는 뼈가 있었다. 하지만 성남 측의 반응을 놀라웠다. 성남은 <스포츠니어스>의 보도 당일인 지난 5월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스포츠니어스>의 모든 주장은 사실무근이며 사실과 다른 보도를 한 <스포츠니어스>를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자는 한국에서 석 달간 단 한 경기도 뛰지 않고 막대한 돈을 챙겼다. ⓒ 자자 SNS 캡쳐

“합리적 절차 거쳤다” 성남 구단의 해명

성남 측은 “구단은 선수 영입에 있어 합리적 절차를 거치며, 코칭스태프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여 선수 영입을 결정한다. 자자 영입 역시 선수의 기량 평가, 구단의 예산 범위와 조건을 검토, 감독의 동의하에 결정된 사항이다”라며 “자자 영입에 있어 구단과 에이전트 간 그 어떤 유착관계도 없음을 명백히 알린다. 구단은 자자 영입을 통해 어떠한 금전적 이득을 취한 것이 없다. 당시 부족한 예산 상황으로 인해 에이전트 수수료 역시 지급하지 않기로 합의하고 계약했다”라고 설명했다. 자자 영입은 지극히 합리적으로 이어졌다는 주장이었다.

“남기일 감독의 기존 인터뷰에 기자 개인의 생각을 더하여 사실과 다른 내용을 추측성 보도한 스포츠니어스에 유감을 표한다. 사실과 다른 보도 내용에 대해서는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놀라운 반응이었다. 보도를 반박하면서 자신들의 팀을 이끄는 남기일 감독의 말을 거짓으로 몰아세웠기 때문이다. 성남 구단의 반박문은 <스포츠니어스>에 대한 반박문이기도 하지만 그러면서 성남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남기일 감독의 말을 거짓으로 만드는 글이었다. 과연 자자 영입에는 어떤 뒷이야기가 숨겨져 있을까. 정말 이 영입은 공정하게, 상식적으로 이뤄졌을까.

이후 <스포츠니어스>는 성남이 언론중재위원회 제소했을 경우를 대비해 여러 자료를 준비 중인 상황이다. 물론 현재까지 <스포츠니어스>는 언론중재위원회로부터 그 어떤 출석 통지를 받은 적이 없다. 현재 또 다른 한편으로는 성남의 보도자료 내용의 사실 여부를 더욱 면밀히 파악했다. 그런데 진실을 파헤칠 수도 놀라운 사실들이 전해졌다. 자자와 성남의 계약 내용에 비상식적인 조건이 많았기 때문이다. <스포츠니어스>는 두 달 간의 취재 끝에 이 사실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혹시라도 여름 이적시장과 성남 구단의 시예산 삭감 등에 영향을 받지 않을 시기를 고려해 여름 이적시장이 마감된 이후인 오늘(1일) 그 내용을 공개한다.

일시불로 1억 5천, 석 달 동안 또 1억 지급

<스포츠니어스>가 입수한 자자와 성남 구단의 계약 내용에는 비상식적인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선수 개인의 권리 보호를 위해 모든 계약 내용을 다 공개할 수는 없지만 고심 끝에 문제가 될 만한 부분만 지적하기로 했다. 자자는 구단 내의 다른 외국인 선수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파격적인 대우를 받았다. 이 부분은 복수의 관계자를 통해 철저히 확인을 거친 내용이다. 자자의 계약서에는 분명히 이상한 구석이 있었다. 다른 외국인 선수보다도 훨씬 더 파격적인, 아니 비상식적인 조건이었다. 이는 통상적인 외국인 선수 영입 계약과 비교해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자자는 성남과 ‘1년+1년’의 계약을 맺었다. 연봉은 무려 39만 달러(한화 약 4억 6천만 원)에 달한다. 통상적으로 외국인 선수와 계약을 맺으면 K리그 구단에서는 일시불로 적정 금액을 지급하고 나머지 금액은 10개월에서 12개월로 분할해 월급 형식으로 지급한다. 일시불로 적정 금액을 지급하는 건 외국인 선수의 국내 정착을 위해서다. 자택의 보증금이나 차량 등 '목돈' 들어갈 일이 많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성남에서 활약한 자자 이외의 두 외국인 선수에게는 일시불로 3천만 원에서 5천만 원 가량이 이를 위해 지급됐다. 이 중 한 선수는 가족과 함께 한국에서 생활했지만 수령 받은 돈은 통상적인 수준이었다.

하지만 자자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돈이 지급됐다. 일시불로만 무려 13만 달러(한화 약 1억 5천 3백만 원)가 자자에게 송금된 것이다. 다른 외국인 선수와 비교해 세 배 이상이 많은 금액이었다. 더군다나 자자는 다른 외국인 선수와 달리 가족과 함께 한국 생활을 하는 것도 아니어서 이런 큰 금액은 필요치 않았다. 하지만 성남은 그에게만 유독 거액의 금액을 한 번에 지급했다. 참고로 자자는 한국에서 혼자 생활했다. 성남은 자자의 연봉 39만 달러 중 13만 달러를 일시불로 지급하고 나머지 26만 달러를 10개월에 걸쳐 지급하는 계획을 체결했다.

자자는 한국에서 석 달간 단 한 경기도 뛰지 않고 막대한 돈을 챙겼다. ⓒ 자자 SNS 캡쳐

관계자들 "자자, 목돈 필요 없었어"

물론 선수가 도중에 팀을 이탈하면 일시불로 지급된 금액에 대한 반환은 쉽지 않다. 자자에게 일시불로 지급된 13만 달러는 검증되지 않은 그의 능력을 봤을 때는 꽤나 위험하고 이해할 수 없는 금액이었다. 한국에서 가정을 꾸린 다른 외국인 선수에게 지급된 금액이나 통상적인 외국인 선수에게 지급되는 일시불과 비교해 봐도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자자는 이후 매달 2만6천 달러(한화 약 3천만 원)의 월급을 따로 받았다. 그는 3월부터 6월까지 단 한 경기에도 나서지 않은 채 일시불 1억 5천 3맥만 원을 포함 총 2억 5천여만 원을 받아갔다. 이 돈은 성남시의 세금으로 충당됐다.

더 놀라운 건 자자의 상황에는 목돈 들어갈 일이 그리 많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의 성남 집은 목돈이 들지 않는 곳이었다. 복수의 관계자는 "자자가 목돈이 들어갈 상황이 없었다"라고 증언했다. 13만 달러에 이르는 돈은 결국 자자의 주머니로 따로 흘러 들어갔다. 이 계약 사실을 확인해 준 한 관계자는 “다 사실이다. 자자는 다른 선수들보다 세 배나 많은 일시불 금액을 수령했고 이런 거액이 필요한 상황도 아니었다”고 전했다. 자자는 이후 지난 달 조용히 한국을 떠났다. 그는 석 달 만에 2억 5천여만 원의 돈을 번 뒤 출국했다.

자자가 39만 달러의 연봉을 받아야 할 수준의 선수인지에 대한 의심이 가장 먼저 든다. 그리고 중간에 언제든 팀을 떠날 수 있는 검증되지 않은 노장 선수임에도 일시불로 13만 달러나 지급한 점도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또한 자자와 성남 구단의 계약서에는 중개 대리인(에이전트)의 사인도 없다. 자자가 성남 구단과 독단적으로 이렇게 파격적일 만큼의 계약 조건을 체결할 수 있었느냐는 점도 따져봐야 한다. 성남 시민의 세금이 들어가는 중대한 일을 이런 식으로 이해할 수 없게 처리한다는 점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단순히 한 외국인 선수가 K리그에 입단해 적응에 실패하고 돌아갔다고 덮어서는 안 된다.

자자는 한국에서 석 달간 단 한 경기도 뛰지 않고 막대한 돈을 챙겼다. ⓒ 자자 SNS 캡쳐

출장 기록 ‘0’, 자자 영입 미스터리

성남 구단 측은 지난 5월 <스포츠니어스>의 보도 이후 이를 정면 반박했다. 성남은 “구단은 선수 영입에 있어 합리적 절차를 거친다. 자자 영입 역시 선수의 기량 평가, 구단의 예산 범위와 조건을 검토하고 결정했다”고 했다. 하지만 합리적이지 않은 부분이 너무나도 많다. 선수의 기량 평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계약 조건은 예산 범위와 조건에도 맞지 않았다. 과연 함량 미달이라는 평가를 받은 34세의 노장 선수 자자는 어떻게 이런 파격적인 수준의 유리한 계약을 이끌어 낼 수 있었을까. ‘자자 미스터리’는 반드시 풀려야 한다. 그게 시민들을 위한 팀의 올바른 방향이기 때문이다.

다시 성남은 “부족한 예산 상황으로 인해 에이전트 수수료 역시 지급하지 않기로 합의하고 계약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자자에게는 일시불로 1억 5천만 원, 석 달 동안 1억 원 등 총 2억 5천만 원을 지급했다. 남기일 감독은 “이런 선수를 영입한 구단이 야속하다”고 했지만 성남 구단은 감독의 말도 거짓으로 모는 건 물론 보도자료까지 배포해 언론중재위원회를 언급할 정도의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참고로 석 달 동안 2억 5천만 원을 챙겨간 자자의 2군리그를 포함한 K리그 출장 기록은 ‘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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