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전북현대 이철근 전 단장이 재임 당시 소속 스카우트의 심판 매수 사건에 대해 “아무런 죄도 없는 사람들이 한 사람의 잘못된 판단과 결정으로 피해를 보게 됐다”고 언급했다.

이철근 전 전북현대 단장은 지난 3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자신의 에세이 '서류 봉투 속 축구공을 꺼낸 남자' 출판 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출판한 에세이를 통해 2016년 적발된 전북현대 스카우트의 심판매수 혐의에 대해 언급했다.

전북현대 A 스카우트는 지난 2013년 1월부터 10월까지 K리그 심판 B(42) 씨와 C(38) 씨에게 각각 200만 원과 300만 원을 건넨 혐의로 기소돼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전북현대는 이 사건에 대해 “스카우트 개인의 일탈 행위였다. 팀과는 무관하다”는 해명을 내놓은 바 있다.

'서류 봉투 속 축구공을 꺼낸 남자'를 통해 이철근 전 단장은 “A스카우트가 2013년 당시 K리그 클래식에서 주심으로 활약하던 두 명의 심판에게 금품을 줬다는 사실을 2016년에 알게 됐다”면서 “처음 그 얘기를 듣는 순간 이전까지 힘들게 쌓아 온 모든 것이 와르르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그때 사임을 결심했지만 한 가지 걸리는 게 있었다. 선수들과 팬들이었다”면서 “이들은 아무런 죄도 없는 사람들인데 한 사람의 잘못된 판단과 결정으로 피해를 보게 됐다. 책임을 진다는 의미가 당장 사표를 던지고 옷을 벗는 게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심판매수 혐의로 구단을 떠났던 A 스카우트는 지난 2017년 6월 전주월드컵경기장 관중석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이철근 전 단장은 289페이지에 달하는 '서류 봉투 속 축구공을 꺼낸 남자' 에세이 중 심판 매수와 관련해서는 5페이지 반만을 할애했다.

이철근 전 단장은 지난 1982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해 샐러리맨의 삶을 살다 1995년 울산 현대 축구단 사무국장으로 본격적인 축구인의 삶을 시작했다. 이어 2003년 전북 현대 축구단 사무국장으로 발령받았고 지난 2017년 2월까지 프로축구계에 몸담았다.

이철근 전 단장은 재임 기간 K리그 우승 4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 등을 경험했다. 이 기간 이철근 전 단장은 전북을 K리그를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클럽으로 발전시켰고 특히 전주시를 축구 도시로 만드는 데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책에는 샐러리맨의 삶과 축구 행정가의 삶을 겪은 이철근 전 단장의 경험담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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